음악 감상 후기(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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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4. 음악 감상 후기

 

 [4-2]

 


오케스트라는 교향곡을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 작은 규모의 곡을 연주하는 체임버 오케스트라,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현악 오케스트라, 목관악기로만 구성된 관악 오케스트라(wind orchestra), 금관악기만으로 구성된 브라스밴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교향곡을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의미합니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약 100여 개의 악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게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즉 관현악단은 현악기와 관악기가 중심을 이룹니다. 그리고 일단 오케스트라에서는 현악기가 기본입니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를 연주합니다. 당연히 현악기 주자의 연주 실력이 오케스트라 수준을 결정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앞쪽에는 현악기들이 배치되는데, 왼쪽에 제1 바이올린, 그 뒤쪽에 제2 바이올린이 위치합니다. 1 바이올린용과 제2 바이올린용 악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바이올린으로 제1 바이올린은 높은 소리를 주로 연주하고, 2 바이올린은 낮은 소리를 주로 연주하는 것뿐입니다.

 

현악기 주자들은 두 명이 한 악보를 보는데, 이것을 하나의 풀트(Pult)라고 합니다. 1 바이올린은 기본적으로 다섯 풀트 이상이고, 2 바이올린도 최초 네 풀트 이상입니다. 물론 바로크 시대 음악이나 특별한 곡들은 더 작은 편성으로 연주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은 악기가 바이올린입니다. 보통은 실력순으로 앉는데 회사로 말하자면 직급이 높은 사람이 앞쪽에 앉게 됩니다. 풀트 안에서는 오른쪽, 즉 무대에 가까운 사람이 오디션 점수가 더 높은 사람입니다. 왼쪽에 앉은 사람은 연주하면서 악보를 넘겨야 하는 중요한 역할도 맡게 됩니다.

 

그 오른쪽으로 비올라, 무대 쪽으로 첼로가 배치됩니다. 비올라는 네 풀트 정도, 첼로도 최소한 그 정도의 인원이 있습니다. 비올라는 분명 바이올린보다는 낮은음을 연주하는 악기지만 생기기는 참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약간 작은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올라를 배운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원래 바이올린을 전공한 사람들이 나중에 비올라로 바꾼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첼로는 정말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악기입니다. 바이올린처럼 날카로운 고음이 아니라 중후한 저음에서 풍부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소리를 내기는 매우 힘든 악기이지요. 그 뒤쪽에 더블베이스가 배치됩니다. 콘트라베이스와 같은 말인데 흔히 베이스라고도 부릅니다. 관악기와 현악기를 통틀어서 가장 큰 악기입니다.

 

오케스트라 현악기들이 항상 이렇게 배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지휘자들은 음향의 울림을 고려해 변형된 구조를 선호합니다. 정석은 왼쪽부터 제1 바이올린,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그리고 그 뒤에 더블베이스가 앉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음들이 왼쪽으로 몰리고, 저음은 오른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이것을 고르기 분포하기 위해 다음처럼 변형을 가합니다. 맨 왼쪽부터 제1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2 바이올린, 베이스는 그 뒤쪽 혹은 가운데 뒤쪽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향을 고려한 것도 이유이지만 제1 바이올린과 같은 주된 선율을 연주하는 악기와 아래에서 화음을 받쳐주는 첼로들의 호흡을 더 잘 맞추게 하기 위한 배치이기도 합니다.

 

관악기는 이에 비하면 옹기종기한 솔리스트의 모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곡에 따라 악기 하나당 네 명까지도 연주하긴 하지만, 대부분 악기당 한 명이 연주합니다. 대신 악기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나무로 만든 목관악기에는 플루트, 피콜로, 오보에, 클라리넷, 색소폰, 잉글리시호른, 바순(파곳) 등이 있고, 금속으로 만드는 금관악기로는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가 있습니다. 피콜로와 플루트 같은 악기는 요즘은 나무가 아닌 금속으로 만들고 있지만, 과거에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도 목관악기로 분류합니다. 악기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은 음악의 색채를 그만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인데, 이런 중차대한 임무 때문에 관악기 연주자들은 비록 현악기보다는 뒤쪽에 위치하지만, 무대 정 가운데 나란히 앉아서 연주합니다. 그래서 관악기 연주자들을 오케스트라의 꽃이라고도 부릅니다.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목관악기의 수에 의해 결정합니다. 목관악기의 수가 각각 두 대씩이면 2관 편성, 세 대씩이면 3관 편성, 네 대씩이면 4관 편성이 됩니다. 목관악기의 수가 늘어나면 이에 비례해서 현악기의 수도 늘어납니다. 목관악기 한 대당 바이올린 7, 8대로 구성되는, 요즘에는 더욱 풍부한 음향을 위해 바이올린을 더 많이 쓰기도 합니다.

 

목관악기 중 오보에는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먼저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모든 음악이 그렇게 시작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연주에 앞서 조율할 때 가장 먼저 음을 연주하고 다른 악기들이 여기에 맞추어 조율합니다. 오보에에 맞추어 조율하는 이유는 악기를 불 때 입에 대는 나무가 두 개가 붙어있는 겹리드라서, 온도 변화에 따른 음정 변화가 가장 적으므로 안정된 음정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오보에는 현악기나 관악기에 모두 잘 어울리는 음색을 갖고 있습니다.

 

말이 꽃이지 한 명이 한 악기를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이겠는지요. 관악기를 전공하는 사람은 현악기를 전공하는 사람보다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악기는 어렸을 때부터 연습할 수 있지만, 관악기는 폐가 발달한 청소년기 이후에나 연습할 수 있습니다. 축구하고 놀 시기에 몇 시간씩 얌전히 앉아 연주 연습하는 습관을 붙이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고문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국내 오케스트라들은 뛰어난 관악기 연주자를 구하기 위해 전쟁 같은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금관악기 중 혼은 목관악기와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관오중주에 유일하게 포함되는 금관악기이기도 합니다. 혼 연주자들은 항상 네 명이 팀으로 활동합니다. 그들에겐 팀워크가 매우 중요해서 지휘자가 시키지 않아도 따로 자기들끼리 연습합니다. 연주할 때는 늘 한 손을 악기의 나팔 부분에 넣고 있는데 음량과 음색을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오케스트라의 맨 뒤에는 타악기가 있습니다. 두드려서 소리가 난다면 어느 것이나 타악기가 될 수 있습니다. 팀파니, 마림바, 심벌즈, 트라이앵글, 큰북, 작은북, , 탐탐, 실로폰,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그 외에도 신기하게 생긴 온갖 악기가 다 여기에 있습니다. 타악기 연주자는 각각의 악기가 전공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여러 개의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타악기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심장을 두근거리는 원시적인 소리를 구현하는 북이야말로 가장 선동적인 악기일 것입니다. 전쟁터나 놀이판 혹은 굿 같은 제의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악기가 바로 타악기이지요. 곡이 절정을 향해 달려갈 때 둥둥거리는 소리로 관객을 흥분시키는 타악기가 없으면 음식에 소금이 빠진 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악기가 오케스트라에 포함된 것은 기나긴 음악의 역사에 비춰볼 때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8세 중엽에 유럽 각국이 경쟁적으로 군악대를 도입할 때 터키가 군악대를 가장 먼저 큰 북과 심벌즈를 도입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하프는 정말 아름다운 악기입니다. 활동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여성 연주자입니다. 그들은 신화에나 나올 듯한 아름다운 악기를 여신처럼 연주합니다. 오케스트라에서 항상 등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연습하는 빈도는 낮습니다. 하프를 옮기려면 하프 전문 운반 차량을 불러야 합니다. 그 운반 기사가 연주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런 모든 악기가 모여서 오케스트라라는 사회를 만듭니다. 대부분 어릴 때부터 악기 연주에 전념한 사람들이라 분신과도 같은 자기 악기와 성격이 닮아간다고 합니다. 함께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또 오케스트라 역시 직장이기 때문에 힘든 일도 많고, 그만두고 싶어질 때도 자주 있습니다. 각 악기 파트는 회사의 부서와 같고, 그 부서 안에서는 위계질서도 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동료일 수도, 상사일 수도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한창 긴장하는 사람들이기에 신경도 매우 날카로운 편입니다. 사소한 일로 충돌도 일어나고, 그룹을 지어 다투기도 합니다. 오케스트라에도 노조가 있고, 운영자들과 마찰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은 연주자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그래도 연주자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는 바로 지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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