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330)

♬ 뭉게구름 / 나태주

햐!

모처럼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

햐!

모처럼 맑고 희고 높은 구름

이런 날은 하늘 높이 높이 올라가

구름 위에서 풍덩

세상 속으로 뛰어 내려보고 싶다

그럴 듯하게

자살이라도 해 보이고 싶다.

◑ 모처럼만에 청명한 하늘과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 보고서 이 시를 옮깁니다. 짧지만 참 산뜻하게 가을 하늘을 그린 시입니다. ‘햐!’라는 감탄사는 그저 평범한 감탄사가 아니지요. ‘햐!’는 ‘하’나 ‘야’보다 생동감이 넘치는 감탄사이며 적극적이고 좀 자극적이지요. ‘모처럼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과 ‘모처럼 맑고 희고 높은 구름’에서 가을 하늘과 그 하늘에 떠있을 구름을 연상하면서 고양된 감정의 환희 같은 걸 느낄 수 있는지요. 이런 매력적인 자연과 우주는 어찌 보면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이어서 아낌없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됩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과 우주를 볼 때 그것과 하나가 되고픈 충동을 느끼기도 하지요. 허나 그건 어디까지나 충동적인 욕구일 뿐 실현할 수 없는 일이지요. 현실에서의 죽음이 아닌 상상 속의 죽음 試圖(시도)는 가능하며 그게 삶에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지닌다고 볼 수는 없는 건가요? 억지 풀이인가요?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