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wan Lake Op. 20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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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63)

 

363

 

Tchaikovsky / Swan Lake Op. 20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모음곡인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중에서 맨 처음 작곡된 작품입니다. 1877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되었으며 중세 독일의 전설에 바탕을 둔 낭만적 줄거리로 전 436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날은 주로 줄거리와는 관계없이 유명한 곡들을 발췌해서 모은 연주회용 모음곡 형태로 자주 연주됩니다. 1곡 정경, 2곡 왈츠, 34마리 백조의 춤, 4곡 정경, 5곡 차르다슈(헝가리 무곡), 6곡 정경 등 전체 6곡으로 구성됩니다. 오늘날에는 발레 하면 떠오르는 발레 음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발레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곡가를 꼽으라면 차이코프스키(1840~1893)를 꼽지 않을 수 없지요. 차이코프스키 이전의 발레 음악은 춤을 추기 위한 반주 정도로 인식됐습니다. 당시 발레 음악 작곡가들은 단순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소품들을 연결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가 치밀한 관현악법으로 수준을 격상시키면서 발레 음악의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차이코프스키는 <백조의 호수> 이전에 발레 음악을 작곡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187010월 모스크바 황실극장이 그에게 그해 12월 개막할 발레 <신데렐라>의 음악을 의뢰했습니다. 바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신데렐라>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차이코프스키도 악보나 관련 자료를 전혀 남기고 있지 않았습니다.

 

<신데렐라> 작곡이 무산된 이후 차이코프스키는 <백조의 호수>로 발레 음악에 데뷔했습니다. 1875년 볼쇼이 극장으로부터 신작 발레의 음악을 위촉받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친구인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베기체프 극장장에게 작곡을 의뢰받았는데 돈도 필요하지만, 발레 음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승낙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1871년 여름 <교향곡 제3>을 완성한 직후 차이코프스키는 다비도프 가문으로 시집간 누이 알렉산드라의 아이들을 위하여 독일 작가 무제우스의 동화를 바탕으로 소규모 발레곡을 작곡하게 됩니다. 그 후 1875년 모스코바 볼쇼이극장 감독 베기체프의 의뢰를 받아 베기체프와 헬체르가 공동으로 집필한 대본을 토대로 그해 8월 본격적으로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게 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게르챠와 베기체프에 의해 집필된 대본을 기초로 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대본에 입각해서 작곡한 이 작품은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성격을 묘사하며 탄탄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음악은 세심하게 온 정성을 다해 작곡하여 이전 발레 음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부한 색채와 대담한 교향악으로 참신하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탄생하였습니다. 그러나 안무에 맞춰 단순한 춤곡의 장대한 나열이었던 당시의 발레 음악과 다른, 이 새로운 작품은 당시 러시아 관객과 비평가들의 이해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백조의 호수는 초연 당시 엄청난 혹평을 받았습니다. 의상이나 무대장치를 빈약하게 설치하였고 주인공 오데트 역도 전성기가 지난 발레리나가 담당하는 등 모든 면에서 준비가 열악하여, 결국 초연은 비평가들의 악평을 받으며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1893년 겨울 급서(急逝)한 차이코프스키의 추도를 위해 1895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재공연은 마리우스 프티파와 이바노프의가 공동 안무로 참여해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그 명성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왕자의 성년식 날, 날아가는 백조의 모습을 본 왕자는 여왕에게 선물 받은 화살을 가지고 숲으로 사냥갑니다. 숲속의 호숫가에서 왕자는 백조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장면을 봅니다. 이 인간은 마법에 걸려 낮 시간에 백조로 살아가야만 하는 오데트 공주입니다.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왕자는 변치 않는 사랑을 받으면 저주에서 풀려날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듣습니다. 왕자는 오데트 공주에게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 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의 결혼 발표를 약속합니다.

 

궁전 무도회장에서 오데트를 기다리는 왕자는 악마 로트바르트가 데리고 온 딸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하지요. 오딜이 오데트와 착각할 정도로 닮았기 때문입니다. 왕자는 오딜과 결혼을 발표하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자 악마는 본색을 드러내며 오딜이 사라집니다.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된 왕자는 영원히 백조로 살아야만 하는 오데트에게 가서 용서를 구합니다. 이때 이 둘을 갈라놓기 위해 악마 로트바르트가 다시 나타납니다. 백조의 호수의 결말은 연출자에 따라 악마와 싸우다 두 사람이 함께 죽는 것,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로 남는 것 혹은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는 것 등 달라집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후, 백조의 호수는 페테르부르크의 황실 마린스키극장의 안무가인 마리우스 프티파에 의해 새로운 길을 가게 됩니다. 프티파는 모스크바에 총보를 요청하면서 잊혀질 뻔한 백조의 호수를 다시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는 먼저, 총보를 면밀히 검토한 후, 작품의 우수성과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면서 마린스키극장의 감독관인 우세볼로쥬스키에게 차이코프스키의 추도 공연에 본 작품을 상연하자고 제안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동생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부를 개편하고 작곡가 드리고가 곡의 배치를 변경하고 일부를 삭제하거나 보필하는 등 과감한 수정을 가하면서 백조의 호수를 재탄생시킵니다.

 

안무는 레프 이바노프의 협력을 얻어 제2막을 추도 공연에 상연하게 되는데, 이 공연은 엄청난 호평을 받았습니다. 189531일에는 마침내 전막을 상연하기에 이르는데 피에리나 레냐니(Pierina Legnani, 1863~1923)가 주역으로 오데트와 오딜을 12역으로 연기하였다. 이날의 재상연은 마린스키극장이 떠나갈 정도의 박수갈채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진가를 인정받은 날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재탄생한 이 백조의 호수는 마치 발레리나 하면 백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렬함을 선사하였습니다. 오늘날 백조의 호수는 프티파와 이바노프판으로 주로 연주되지만, 부르메이스테르가 원전 악보로 연출한 것이 인정받으면서 이후 백조의 호수의 연출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1882년 차이코프스키는 한센의 안무 재편에 의한 2회 상연에 앞서, 발레 초연 이후 친숙해진 6개의 악곡을 선곡하여 연주회용 모음곡을 만들었습니다. 수록된 곡은 1. 정경 2. 왈츠 3. 어린 백조들의 춤 4. 정경 5. 헝가리 춤 6. 정경과 피날레입니다. 백조의 호수모음곡은 이렇게 차이코프스키가 선택한 6개의 작품이 기본이 되지만, 지휘자에 따라 일부 변경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출자가 여주인공인 백조의 공주 오데트와 마법사의 딸 흑조 오딜을 한 사람이 맡아 춤추는 것으로 하여 프티파와 이바노프는 원래 42936곡의 장황하고 방대한 곡을 3막으로, 이후 디아길레프는 2막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발레 백조의 호수는 그랑 파드되(2인무)나 파티 장면의 디베르티망(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의 향연)에서 고전 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지만, 희미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사랑 등 비현실적인 낭만적 설정과 함께 프티파에 의해 긴 의상의 발레 복장이 짧은 발레 치마(튀튀)로 바뀌면서 정확한 다리 동작을 강조하게 되고 백조의 신비함이 부드러운 팔 동작으로 유연하게 나타나 더 발레답게 발전되었습니다. 그전에는 춤의 반주에 그쳤던 발레 음악이 비로소 무용의 반주가 아닌 발레와 대등하게 지위가 높아지게 되었고, 극과 음악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수준 높은 예술로 승화하게 됩니다.

 

첫 번째 곡 정경은 원전 악보에서는 10번으로 하프의 아르페지오와 현악의 트레몰로가 인상적으로 전체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두 번째 곡 왈츠는 원전 악보에서는 2번 곡이며 왕자의 요청으로 마을 처녀들이 춤을 추는 장면입니다. 마을 처녀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작품으로 스케일이 상당히 큽니다. 세 번째 곡 어린 백조들의 춤은 원전 악보 중 13-d‘4마리 백조의 춤이라고 명명되어 유명해진 것입니다. 바순의 머키 베이스를 반주로 오보에와 2중주로 연주됩니다. 네 번째 곡 정경은 원전 악보 13-e로 오데트와 왕자의 파 닥시옹입니다. 유명한 그랑 아다지오 음악으로 제2막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목관의 화음이 신비한 분위기를 보여 주며, 바이올린의 독주가 감미롭고 다소 요염한 선율을 노래합니다. 다섯 번째 곡 헝가리 춤은 원전 악보에서 20번째 곡으로 디베르티스망의 특색이 넘치는 민족 춤곡입니다. 짧고 격렬한 서곡에 이어 바이올린이 애수의 단조 선율을 노래합니다. 마지막 정경과 피날레는 원전 악보 29번 곡으로 웅장하고 비장한 선율이 왕자를 묘사합니다.





Dmitry Filatov(cond)

Moscow State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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