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leeping Beauty Op. 66 (364)
- 서건석
- 2025.05.23 05:44
- 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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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64)
364
♣ Tchaikovsky / Sleeping Beauty Op. 66
♬ 차이코프스키는 1888년 12월 제국극장 총감독인 이반 우세볼로쥬스키로부터 발레 작품을 의뢰받게 됩니다. 작품 구상을 고민하던 차이코프스키는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장화를 신은 고양이’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동화 작가 샤를르 페로(Charles Perrault)의 ‘선녀 이야기’ 속의 ‘잠자는 공주’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유명한 우화의 하나를 페로가 동화로 구성한 것입니다. 3막 4장으로 구성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우세볼로쥬스키 감독과 궁정발레 안무가인 마리우스 프티파가 대본을 만들고 여기에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백조의 호수> 초연 실패 이후 10년 남짓 발레 음악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프세볼로슈키의 제안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세볼로쥬스키는 안무를 맡은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마스터 프티파와 함께 공동으로 대본을 쓴 것은 물론 의상디자인에 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섰습니다. 당시 마린스키 극장의 연간 작품 제작 예산의 1/4이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투입되는 등 우세볼로쥬스키 덕분에 역대 가장 호화로운 발레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미녀〉는 프롤로그와 전 3막의 장대한 작품으로 그 당시에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호화스러운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881년 페테르부르크 황실 마린스키 극장의 감독관인 우세볼로쥬스키(Ivan Usevolozhsky, 1835~1909)의 의뢰로 착수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래서 〈백조의 호수〉 이후 십여 년 만에 발레 작품을 다시 작곡하기에 이릅니다.
대본은 프티파가 썼는데, 그는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마스터로 70세의 고령에도 새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였습니다. 프티파는 차이코프스키에게 상세한 구성 대본과 길이, 박자, 조성 등 상당히 상세한 것까지 지정하였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작곡 과정에서 아당과 들리브 등의 프랑스 작곡가의 발레 작품을 연구하였습니다. 그렇게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프롤로그와 전 3막 8장 구성으로 서주와 29개의 곡이라는 대규모 장편 발레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 발레 음악은 모두 29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중에서 제1번 서주와 리라 요정, 제2번 아다지오, 제3번 알레그로 모데라토, 제4번 파노라마, 제5번 왈츠를 발췌해 관현악 모음곡으로 꾸며 연주하고 있습니다. 우울하고 슬픈 음악을 많이 쓰던 차이코프스키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발레곡들은 화려하게 작곡하였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깊은 우울과 말할 수 없는 비애 대신 빛나는 정서, 우아한 음악, 비약적인 리듬이 구김살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 중 제일 규모가 크고 등장인물이 많으며 무대장치와 의상 등이 화려해 실제로 공연을 올리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 배경으로 러시아에서보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름을 더 떨칩니다. 차이코프스키 사망 후 1921년 러시아 궁정극장과 런던 알함브라극장에서 디아길레프 발레단이 대성공을 기록한 후 불후의 발레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게 된 건 20세기 초반에 디아길레프가 이끄는 발레 루스에 의해 리바이벌되면서부터였습니다. <백조의 호수>처럼 한곡 한곡이 차이코프스키다운 환상과 우아함이 넘치는 이 작품은 발레를 춤과 음악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협력하는 종합예술로서 인정받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감상하고 있으면 귀에 익은 선율들이 많이 나옵니다. 요정 카라보스가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내며 등장하는 장면에서 차이코프스키는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에서 ‘베크메서의 동기’와 작곡가 본인의 피아노곡 〈어린이 앨범〉 Op. 39의 〈바바야가〉를 교묘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지레 왕자가 요정 리라의 안내로 잠자는 성으로 가는 길에 들리는 음악의 주선율은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1막 2장에 나오는 게르만의 아리오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또한 공주가 왕자의 입맞춤으로 눈을 뜨는 장면에서는 바그너의 음악극 〈니벨룽겐의 반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장면에서 바그너의 음악극에서 브륀힐데가 눈을 뜨는 장면을 의식하고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다섯 곡을 추려 〈연주회용 모음곡〉 Op. 66a를 만들었습니다. 이 안에는 ‘서주: 리라의 정령’(Introduction: Dance of the Lilac Fairy), ‘파 닥시옹. 아다지오’(Pas d'Action. Adagio), ‘장화 신은 고양이’(Pas de caractère: Puss in Boots and the White Cat), ‘파노라마’(Panorama), ‘왈츠’(Waltz)입니다. 이 중에서 마지막 곡 ‘왈츠’가 가장 유명하며 독립해서 많이 연주합니다.
이 작품은 오로라 공주의 탄생부터 성장, 사랑, 결혼이 각각 프롤로그(서막)와 3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길이가 30분이나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하나의 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로라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는 세례식 장면을 다뤘습니다. 카라보스가 죽음의 저주를 내리지만, 라일락 요정이 100년간의 잠으로 약화시킵니다. 1막에선 16세 생일날 오로라 공주가 네 왕자들의 구혼을 받던 중 카라보스의 저주대로 물레 바늘에 찔리지만, 라일락 요정의 도움으로 잠에 빠지게 됩니다. 오로라 공주가 네 왕자들과 교대로 손을 잡고 균형을 맞추며 추는 ‘로즈 아다지오’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가장 유명한 춤입니다.
이어 2막에선 100년이 지난 뒤 데지레 왕자가 라일락 요정의 안내로 오로라 공주를 찾은 뒤 키스로 잠을 깨웁니다. 요정들의 군무, 공주와 왕자의 키스 장면이 지금도 사랑을 많이 받습니다. 3막 오로라 공주와 데지레 왕자의 결혼식에선 장화 신은 고양이, 빨간 모자 소녀와 늑대 등 페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해 축하합니다. 원래 3막에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것은 프세볼로슈키의 아이디어였습니다. 파랑새 파드되(2인무) 등 재밌는 춤이 많지만, 공주와 왕자의 그랑파드되(큰 2인무라는 뜻으로 남녀 주인공이 추는 고난도의 긴 2인무)는 이 작품에서 가장 화려한 춤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안무가 꼼꼼하게 기입된 프티파의 대본에 맞춰 음악을 작곡했는데, <백조의 호수>에서 발레 음악으로는 처음 시도한 교향악적 수법이 이 작품에 와서 훨씬 극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당시 영감이 넘쳐서 저절로 음악이 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정도로 그는 수월하게 작곡했습니다. 앞서 <백조의 호수> 초연이 실패로 끝난 것과 달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바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당시 페테르부르크 시민들 사이에선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봤어요?”가 인사말이 됐을 정도였습니다.
Christian Baldini(cond)
North Netherlands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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