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325)

♬ 五月의 유혹 / 김용호

곡마단 ‘트럼펫’ 소리에

塔은 더 높아만 가고

유유히

젖빛 구름이 흐르는

산봉우리

분수인 양 쳐오르는 가슴을랑

네게 맡기고, 사양(斜陽)에 서면

풍겨오는 것

아기자기한 ‘라일락’ 향기

계절이 부푸는 이 교차점에서

청춘은 함초롬히 젖어나고

넌 ‘이브’인가

푸른 유혹이 깃들어

감미롭게 핀

황홀한

五月

◑ 아아, 오월,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 눈부신 계절입니다. 오월은 곡마단의 트럼펫 소리처럼 유랑한 음색으로 가슴을 설레게 하면서 부딪혀 옵니다. 우리의 젊은 꿈과 부푼 소망처럼 ‘곡마단 ‘트럼펫’ 소리에 / 塔은 더 높아만 가’는 것이지요. 그러노라면 저기 먼 산봉우리엔 젖빛 구름이 흐르고, 마당에는 라일락 화사한 향기가 확 끼쳐와 무언가 이브의 유혹 같은 걸 느끼지 마련이지요. 그래서 ‘넌 이브인가 // 푸른 유혹이 깃들여 / 감미롭게 핀 / 황홀한 / 오월’이라고 시인은 노래했는가 봅니다. 5월의 생명감 넘치는 자연의 서정을 읊은 시이지요. 이미지와 화자의 정서가 어우러지면서 선사하는 5월의 계절 감각을 상큼하게 전하고 있군요. 감흥이 별로 일지 않는다구요? 내 원 참…. (펌)

◐ 어린 시절 명절 무렵이면 가슴을 설레게 하던 것이 있었지요. 곡마단 말입니다. 대형 천막을 차리고 원숭이나 곰, 때로는 코끼리까지 재주 놀이하면서 곡예사들이 각종 줄타기며 공중곡예, 통 굴리기, 사발 돌리기, 외발자전거 타고 돌기 등 온갖 묘기를 보여주던 그 시절 서커스의 풍물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오월은 그렇게 곡마단의 트럼펫 소리처럼 유랑한 음색으로 가슴을 설레게 하면서 부딪쳐 옵니다. 우리의 젊은 꿈과 부푼 소망처럼 〈곡마단 트렘펫 소리에/탑은 더 높아만〉 가는 것이지요. 그러노라면 멀리 갈매빛 산봉우리엔 젖빛 구름이 흐르고, 마당에는 라일락 화사한 향기가 확 끼쳐와 무언가 이브의 유혹 같은 걸 느끼기 마련이었지요. 그래서 〈넌 이브인가//푸른 유혹이 깃들어 핀/황홀한/오월〉이라고 시인은 오월을 영탄했는가 봅니다. 아아, 오월, ‘계절의 여왕 오월’이 아담의 가슴 설레게 하는 눈부신 계절입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