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321) : 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

작약3.jpg



나의 애독시(321)

 

 

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실 임에게 간절한 그리움과 슬픔을 보석처럼 간직했다가 내어 드리겠다는 연가(戀歌)이지요. 내면세계의 잔잔한 움직임을 여성적 섬세한 언어로써 표현해 내고 있어요. 감정의 격정적 표출을 삼가고 있구요. 처음에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다음 연에선 혹 그런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슬픔과 상처, 순수한 사랑의 마음, 그리고 삶의 모든 보람과 가치를 선물로 주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러나 3연에서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도저히 이 세상에는 없을 것 같다는 회의에 빠집니다. 꿈에나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 체념하고 말지요.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오르는 것과 같이 맑고 순수하며 열정적인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그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현실 속에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희미한 마음 되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네요. 가정(假定)과 자문자답의 형태를 통해 그리움에 대한 기대와 좌절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고 보면 되겠지요. ()

 

영랑의 잘 알려진 작품으로, 나의 마음을 나와 같이 알아주실 임을 간절히 노래하고 있군요. 지금은 자기 앞에 없는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 그 임을 향하여 도란도란 속삭이고 호소하고 있군요. 사실 사람의 마음처럼 간사한 것이 없다고 하지요. 그러나 사람의 마음처럼 영묘(靈妙)한 것도 또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은 나도 모를 내 마음의 정체를 나와 똑같이 알아줄 임을 그리워하는 이 작품은 섬세하고 맑은 정서가 순화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말을 주옥처럼 갈고 다듬어 시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정말 주옥같은 작품이지요. 나직이 읊조리기에 알맞은 시입니다요. , 나직한 소리로 한번 읽어보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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