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ymphony No. 3 Op. 29 ‘Polish’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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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54)

 

354

 

Tchaikovsky / Symphony No. 3 Op. 29 ‘Polish’

 


실로프스키(Vladimir Stepanovich Shilovsky, 1852~1893)에게 헌정한 이 교향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교향곡과 비교할 때 두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교향곡 7을 제외하고,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중 유일한 장조 교향곡이라는 점입니다. 둘째는 폴란드가 그의 교향곡 중에서 5악장 구성으로 된 유일한 교향곡이라는 점입니다.

 

이 작품이 차이코프스키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연주 기회가 적은 편이지만, 차이코프스키는 본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차이코프스키가 18751124일 림스키 코르사코프에게 이 교향곡은 특별한 취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기법적으로는 한 단계 진보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1악장과 2개의 스케르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라고 쓴 편지에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와 달리 초연 연주회는 큰 호평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당대 사람들에게는 과도기에 작곡된 교향곡에 실망했는지도 모릅니다. 페테르부르크 통신210일 호의 비평에는 전반적으로 매우 흥미롭고 재능 있는 작품이지만, 우리는 차이콥스키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라고 언급되어 있는데, 이로 차이코프스키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교향곡 제2번의 작곡을 마친 후 차이코프스키는 슈만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낭만주의와 민족주의를 절충해 교향곡 제3번을 완성하였습니다. 러시아 특유의 서정미가 깔린 선율의 교향곡 제1번과 우크라이나 민요를 사용한 교향곡 제2번에 이어 교향곡 제3번은 민속적인 소재를 차용하였지만 아직은 서구식의 구성과 민속적인 소재라는 틀 속에서 자신만의 작곡 기법을 찾아가는 중에 나온 작품입니다. 비록 슈만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낭만적인 분위기를 보이지만 민족주의 성향도 두드러져 복합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여섯 개의 교향곡 중 유일한 장조 교향곡입니다.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전 5악장으로 구성된 이 교향곡은 마지막 악장에 폴로네즈 풍의 폴란드 민속 춤곡을 차용하고 있어서 폴란드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어떤 언급에서도 이 교향곡에서 의도적으로 폴란드풍의 민속 주제를 사용하였다는 말은 없습니다. 또한 음악 속에서도 그러한 성격을 강렬하게 표출시키지도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별칭인 폴란드는 런던 연주회 이후 붙여진 것으로 본국인 러시아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의 각 악장마다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낭만적인 성향이 보이며, 악장 전체가 단조와 장조를 오가는 유기적인 결합이 충분히 매력적인 교향곡입니다. 완성 직후 작곡한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에 영감을 불어넣게 되는데 그의 음악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87511월 완성되어 모스크바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초연된 후 차이코프스키는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 교향곡은 특별한 취향을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작곡 기법으로는 한 단계 진보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제1악장과 스케르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페테르부르크 연주 시 평이 좋지 않자 동생 모데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상당히 낙담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라로슈도 그렇고, 신문은 내 교향곡에 대해 약간 차갑게 대하고 있어. 신선함이란 없이 재탕의 시작이라고 하는 점에서는 모두 일치하고 있군.” 그러나 친구 앙리 라로슈가 한 잡지에 기고한 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그의 새로운 교향곡에서 형식과 대위법적 전개 기법은 지금까지 그의 어떤 작품보다도 뛰어나다.”라며 러시아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도 최근 10년간의 대표적 작품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단지 작품 마지막 부분은 대담하고 빛나는 기법이 숨어 있지만, 무미건조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러시아 5인조의 세자르 큐이도 페테르부르크 통신기고문에서 피날레가 아주 뒤떨어지며, 4악장도 음악적 내용물이 빈약하다고 하였지만 다른 세 악장은 칭찬하면서 전반적으로 매우 흥미롭고 재능 있는 작품이지만, 우리는 차이코프스키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1악장 Introduzione e Allegro: Moderato assai(Tempo di marcia funebre) 서주는 장송 행진곡으로 저음현의 피치카토가 내는 북소리와 같은 약한 울림에 이끌려 고음현이 조용한 악상을 연주하는데 이를 관악기가 받아 속도를 더해 장조로 바꾸어 주제로 들어갑니다. 1 주제는 슈만 풍의 악상을 제시합니다. 이 주제는 경과부를 거치면서 다시 모든 악기의 당당한 합주로 나타납니다. 오보에 솔로의 제2 주제는 아름답게 연주되고, 목관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확대되어 그의 교향곡 제5번과 유사한 기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 주제와 제2 주제의 모티브가 혼합된 형태로 전개되면서 제2 주제는 다그치는 몰아치다가 코다로 클라이맥스에 도달합니다.

 

2악장 Alla tedesca: Allegro moderato e semplice ‘Alla tedesca’는 독일풍이란 의미로 왈츠 또는 그 원형인 렌틀러 춤곡을 말합니다. 주제는 렌틀러인데, 어딘지 슬라브풍과 동양풍을 느끼게 합니다. 중간부에서는 왈츠 선율이 나오고 트리오는 잘게 새기면서 중심이 됩니다.

 

3악장 Andante elegiaco. 플루트 솔로로 목가적인 제1 주제가 시작합니다. 이 악장은 3번 교향곡 중에서 가장 로맨틱한 악장입니다.

 

4악장 Scherzo: Allegro vivo. 고전음악에서 스케르초 작품과 비교할 때, 일반적인 스케르초 작품은 아닙니다. 이는 보통 이 시기 스케르초가 3/4박자로 작곡되는 것과 달리 2/4박자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발랄하게 춤추는 듯한 악상으로 진행되는데, 그 끝부분에서 트롬본의 선율이 더해져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트리오는 같은 템포의 행진곡풍으로 노래합니다.

 

5악장 Finale: Allegro con fuoco (Tempo di polacca) ‘polacca’는 폴란드풍의 선율을 딴 폴로네즈입니다. 힘찬 폴로네즈의 주제로 시작하는데, 1 에피소드는 찬가 풍이다. 2 에피소드는 조심스럽고 슬픈 느낌입니다. 세 번째의 론도 주제 다음에 동일한 주제에 의한 장대한 푸가가 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코다로 모든 악기가 힘차게 연주하면서 끝을 맺습니다.





Paavo Järvi(cond), Tonhalle-Orchester Zű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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