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Piano Con. No. 1 Op. 23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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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48)

 

348

 

Tchaikovsky / Piano Con. No. 1 Op. 23

 


차이코프스키는 3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였는데, <1>이 뛰어난 명작임을 다들 알고 계시지요. 처음 호른의 웅장한 팡파르로 시작하는 웅대한 악상으로 청중을 사로잡습니다. 스케일이 크고 대담하며 기교적인 피아노음, 슬라브적인 중후함과 세련된 멋으로 모든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도 선호하는 곡입니다. 1889년에 피아노의 기교적인 면에 대한 부분적인 수정을 하였으나 여전히 독주자의 더할 수 없이 어려운 기교와 대단한 파괴력이 요구합니다.

 

이 곡의 매력은 러시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주제가 지닌 풍부하고 굵은 선과 색채감이 뛰어난 관현악과의 조화, 그리고 무엇보다 목가적이고 가요적인 정서를 극대화할 수 있는 러시아적 멜랑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하고 자유롭게 낙하하는 화음의 폭포, 들끓는 듯한 용광로 속으로 밀어 넣는 격렬함,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내달리는 듯한 거칠 것 없는 힘으로 해서 피아니스트가 비르투 오시 티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그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러시아인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러시아 낭만주의를 지탱하는 뿌리인 러시아적 향수가 절망 속에서조차 사람의 마음을 끌어올리는 듯한 감동이 대단합니다.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다양한 감정과 표현을 전달하여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특징입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피아노가 없어진다 해도 이 곡만큼은 살아남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이올린 협주곡과 마찬가지로 이 곡은 기교적으로 매우 어려운 곡입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니콜라이 루빈시타인으로부터 연주할 수 없는 곡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피아노 협주곡의 명곡이 되었습니다. 루빈시타인의 말처럼 이 곡은 연주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화음과 겹음, 옥타브의 연속 등 기교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곡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곡도 없습니다. 특히 1악장의 도입부에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장대한 악상은 다른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악상의 웅대함이나 색채의 화려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곡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하고 장대한 1악장에 비해 2악장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피아노와 목관악기들이 노래하는 아름답고 목가적인 악장으로 3악장의 대폭발을 위해 잠시 쉬어 가는 간주곡과 같은 의미의 악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서적으로 잠시 쉬었다가 3악장에 가서 다시 정열적이고 야성적인 감정이 폭발합니다. 슬라브 춤곡 같은 선이 굵은 테마가 인상적인 악장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1874년 외딴 산장에서 단 몇 주 만에 이 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곡 당시 차이콥스키는 아름다운 러시아의 자연을 배경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곡을 완성한 후 차이코프스키는 친구이자 당대의 유명한 러시아 피아니스트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Nikolai Rubinstein, 1835~1881)에게 연주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곡을 들은 루빈스타인은 작곡가에게 혹독한 비판을 전달했습니다. 루빈스타인은 이 곡이 구성이 약하고 너무 어려워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차이콥스키를 매우 당황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차이코프스키는 자기 작품이 곧 인정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유명한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초연을 진행했고,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초연 이후에도 차이코프스키는 작품에 만족하지 못해 작품의 여러 부분을 수정했는데, 오늘날 우리가 듣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의 대부분은 1889년에 완성한 버전입니다.

 

이 곡의 시작은 호른의 도입부와 강렬한 피아노 화음으로 유명합니다. 비장한 피아노 화음은 그 시작부터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이 시작의 강렬함은 이 곡에서 앞부분만 기억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러나 1악장 외에 2악장과 3악장을 끝까지 들어보지 않는다면 이 곡에 담긴 차이코프스키의 정수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을 듣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저 넓은 시베리아 벌판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러시아 사람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쓸 수 없는 민요적 선율과 슬라브인의 향기, 기교적인 피아노의 변화가 물씬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정말 이 곡은 난곡 중의 난곡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탈하면서도 슬라브 체취가 나는 어떤 강한 야성적인 면이 듣는 사람의 가슴에 폭풍처럼 다가옵니다. 큰 소리로 이 곡을 들으면 이 음악은 내게 온 세상을 다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와 힘을 주는 것 같고, 그가 천재적인 작곡가라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곡은 독창적인 구성, 다양한 프레이징, 역동적인 멜로디와 리듬을 통해 크고 작은 변화를 훌륭하게 헤쳐 나갑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에도 많은 피아니스트와 연주자, 심지어 일반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사랑받는 곡입니다. 이 특별한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는 음악의 세계를 더 큰 규모로 그려낸 거장이 되었습니다.

 

1악장은 이 곡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입니다. 호른으로 시작하는 도입부와 강렬한 피아노 화음은 곡의 시작부터 강렬한 긴장을 선사합니다. 너무나 유명한 도입부는 4개의 혼과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화음에 곧이어 피아노가 묵직한 선율을 위엄 있게 전개하고, 현악기들이 밑에서 주제를 찬연히 연주합니다. 이어 나오는 도입부의 주제는 감미로운 선율로 바이올린에 의해 연주되는데, 특이하게도 작품 전체에 걸쳐 단 한 번도 재현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도입부가 이 곡을 듣고 난 후 남기는 가장 강렬한 부분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주제는 우크라이나 민요 리듬을 변화시킨 것으로 자신이 카멘카에 머무는 동안 스케치한 것입니다. 웅대한 악상과 스케일로 피아노가 악기의 제왕임을 실감하게 하는 면모로 가득합니다. 2악장은 1악장의 강렬한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하고도 평화로운 전경이 플루트에 의해 펼쳐집니다. 이어 피아노가 플루트의 악상을 이어받으면서 시작됩니다. 피아노 독주는 악장의 분위기에 조화되어 연주하기에 고도의 기교를 요구합니다. 내성적인 선율이 매력적인 가요풍의 악장입니다. 3악장은 투박하고 흥겨운 론도입니다. 피아노의 화려하고도 폭포수같이 찬연한 스케일이 엄청난 힘으로 전개됩니다. 봄을 노래하는 우크라이나의 농민 춤곡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유쾌하고 향토색 짙은 흐름이 율동적으로 이어집니다. 클라이맥스는 러시아 대평원에 불어 닥친 폭풍과도 같이 급박한 피아노의 파장과 강렬한 오케스트라의 합주로 전곡을 마감합니다.





Martha Argerich(p), Charles Dutoit(cond)

Verbier Festival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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