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tring Quartet No. 1 Op. 11 (347)
- 서건석
- 2025.05.06 06:02
- 조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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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47)
347
♣ Tchaikovsky / String Quartet No. 1 Op. 11
♬ 차이코프스키는 평생 현악사중주 3곡을 남겼습니다. 그중 현악사중주 제1번은 수작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 작품이 특별하게 사랑받고 있는 까닭은 특별한 한 악장 때문이지요. 그 악장이 제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입니다. 안단테 칸타빌레는 ‘천천히 노래하듯이’라는 뜻으로, 차이콥스키가 제2악장에 붙인 악상 지시어입니다. 제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는 스산한 가을날 러시아의 넓디넓은 지평선을 바라보는 듯 그 아련함과 서정적인 선율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악장입니다.
〈현악 4중주 1번〉은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전체에서 볼 때, 아주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이는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때문인데, 2악장은 바이올린 독주용으로 편곡되어 연주될 정도로 인기 있지요. 더불어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우크라이나의 카멘카에 사는 여동생을 방문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마을에 머무는 동안 창밖에서 들려오는 한 장인의 노래를 듣게 됩니다. 〈남러시아〉라는 민요였는데, 잊히지 않는 이 선율 때문에 밤을 지새운 차이콥스키는 다음 날 아침 장인을 찾아가 가락을 적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가락을 기초로 작곡한 것이 2악장이지요.
〈현악 4중주 1번〉 2악장에는 작곡 배경만큼 유명한 일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1876년 12월 어느 날 모스크바 음악원 설립자이자 지휘자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를 위하여 차이코프스키 음악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톨스토이는 현악사중주 제1번의 제2악장을 들을 때 조용히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 음악회가 끝나고 며칠 지난 후 차이코프스키는 톨스토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음악회는 나의 최근 모스크바 체류 중 가장 좋은 추억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나는 귀하의 재능에 온통 반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차이콥스키는 이렇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저의 음악이 선생님을 감동시키고 매혹시킨 것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또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도저히 선생님께 말씀드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편지를 주고받을 당시 톨스토이는 48세, 차이코프스키는 36세였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당시 이 사건에 대해 그의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레프 톨스토이께서 나와 나란히 앉아서 나의 첫 사중주곡의 안단테 칸타빌레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만큼 기쁘고 작곡가로서 자랑스러웠던 일은 아마 내 생애에 다시는 없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가 1869년 우크라이나 카멘카 지방으로 여행을 갔을 때, 우연히 벽난로를 만드는 미장이들이 부르는 ‘와냐는 긴 의자에 앉아 있었네’라는 가요를 들었습니다. 이 선율이 마음에 든 차이코프스키는 곧바로 악보로 옮겨 적어두었는데, 2년 후 마침내 그 선율을 현악사중주 제1번의 제2악장 주제로 사용하면서 전 악장을 완성하게 됩니다. 초연하기 전 모스크바의 러시아 귀족클럽에서 선보이자 당시 음악평론가인 라로시는 “일반적인 음악과는 다른 여성적이면서 부드러운 우아한 멋을 지닌 특징이 있다.”라고 호평하였고, 1872년 3월 28일 초연된 후에는 여러 곳에서 연주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해 10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둔 차이코프스키는 당시 동생 모데스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사중주곡은 페테르부르크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876년 보스턴에서는 지휘자 한스 폰 뵐로우가 이 곡을 피아노로 연주하여 대호평을 받으면서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도 인기가 폭발했습니다.
이 곡은 현악 4중주뿐 아니라 첼로 독주용을 비롯해서 바이올린, 피아노 독주용, 오케스트라 연주 등으로 편곡되어 독립적인 작품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제1악장 Moderato e semplice. 독특한 싱커페이션의 제1 주제를 제1 바이올린이 리드미컬하게 짧게 연주하고는 좀 더 유려한 제2 주제로 연결되면서 전개부에서 제1 주제의 리듬을 기본으로 변형된 연주가 진행되다가 제2 주제가 단편적으로 추가되면서 다시 제1 주제와 대조를 이룬 연주를 하면서 제2 주제는 원형 그대로 연주하다가 마지막에 빠른 코다로 끝을 맺습니다.
제2악장 Andante cantabile. 2개의 요소가 엇갈려 나오면서 박자가 빈번하게 바뀌어 그 선율의 흐름이 매우 불규칙하게 변형되는 특징이 매력적입니다. 특히 약음기를 낀 현악기로 연주하도록 지시되어 있어 현의 진동을 억제하면서 소리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음색 자체를 변화시켜 전반적으로 더 부드럽고 온화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우아한 선율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민요를 근거로 한 제1 주제가 있고, 첼로의 반음계적 반주 음형이 반복하는 속에 제1 바이올린에 의한 주제가 번갈아 연주된 후에 다시 제1 주제로 돌아가 고조되면서 코다를 맞이합니다.
제3악장 Scherzo. Allegro non tanto e con fuoco. 3부 형식의 스케르초로 상쾌한 리듬의 도입부 주제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치 러시아 민속 춤곡을 연상시키는 적절한 악센트의 규칙적인 박자로 합주되면서 트리오 부분에서는 악상이 다양하게 변화하며 발전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giusto. 러시아 춤을 연상시키는 제1 주제가 바이올린으로 연주되고, 비올라가 같은 주제를 카논으로 이어받게 됩니다. 제2 주제는 싱커페이션 리듬의 합주가 간결히 진행되고 코다로 이어지게 됩니다. 전개부는 제1 주제의 변형과 각 악기의 기교적으로 잘 배합된 연주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면서 재현부가 반복적으로 변화하고 코다 후에 제2 주제를 소재로 한 제2악장의 주제가 잠시 등장하고 피날레에서는 빠른 속도로 고조된 후 끝을 맺습니다.
Julia Fischer(vn), Alexander Sitkovetsky(vn), Nil Mönkemeyer(va), Benjamin Nyffenegger(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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