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313) : 아이들을 위한 기도 / 김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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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313)

 

아이들을 위한 기도 / 김시천

 

 

당신이 이 세상을 있게 한 것처럼

아이들이 나를 그처럼 있게 해주소서

불러 있게 하지 마시고

내가 먼저 찾아가 아이들 앞에

겸허히 서게 해주소서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하소서

위선으로 아름답기보다는

진실로써 피 흘리길 차라리 바라오며

아이들의 앞에 서는 자 되기보다

아이들의 뒤에 서는 자 되기를 바라나이다

당신에게 바치는 기도보다도

아이들에게 바치는 사랑이 더 크게 해주시고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 주소서

당신이 비를 내리는 일처럼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을 일러주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꽃처럼 가꾸는 기쁨을

남몰래 키워가는 비밀 하나를

끝내 지키도록 해주소서

흙먼지로 돌아가는 날까지

그들을 결코 배반하지 않게 해주시고

그리고 마침내 다시 돌아와

그들 곁에 순한 바람으로 머물게 하소서

저 들판에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우리 또한 착하고 바르게 살고자 할 뿐입니다

저 들판에 바람이 그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또한 우리들의 믿음을 지키고자 할 뿐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무슨 기도를 어떻게 했는지요. 건강과 지혜, 총명함과 성공, 화목과 순종. 많은 것을 달라고 기도했을 겁니다. 그러나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 적은 있는지요.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달라고 기도해 본 적은 있는지요.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 하고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아이들 앞에 서서 아이를 끌고 가려 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진정으로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고자 애쓰며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아이를 가꾸고 돌보고 있다고 대답할 수 있는지요. 부모가 되어서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할 수 있는지 눈감고 조용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내용의 기도를 합니까요? 시인 도종환 님의 좋은 글이 있어 여기에 올립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가요? 상호 경쟁하는 시스템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호 경쟁을 통해 상층부로 진입하는 아이들에게만 크고 많은 기회와 행복이 주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 틀 안에서 교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호부조하며 공존 공생하는 사회의 상은 이상적인 교육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힘의 논리, 강자의 논리를 내면화하게 하고, 상생의 논리, 소통과 공존의 논리를 약자의 자기 합리화에 그치는 것인 양 받아들이게 하고 있습니다. 문화교육보다는 지식교육을 택하고 있고, 서로 잘 살기 위한 공부보다는 자기만 잘 되기 위한 공부를 하게 합니다. 학생만이 아니라 교사도 경쟁시스템 속에 집어넣고 휘몰아치지 못해 안달이 나 있구요.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건강과 지혜, 총명함과 성공, 화목과 순종, 용기와 인내심 등 많은 것들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 적이 있는지요.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달라고 기도해 본 적이 있는지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 하고,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아이들을 끌고 가려고 하는 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은 때가 자주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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