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Fantasy Overture ‘Romeo and Juliet’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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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44)

 

344

 

Tchaikovsky /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Fantasy Overture ‘Romeo and Juliet’)

 


Shakespeare의 희곡 중에서 19세기 음악의 명작에 좋은 영감을 제공한 것이 많습니다. Verdi가 오페라로 만든 <맥베스><오델로>, 멘델스존이 부수음악으로 묘사한 <한여름밤의 꿈>,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그것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베를리오즈가 <극적인 교향곡>으로, 그리고 Tchaikovsky가 연주회용 서곡으로 각각 작곡하여 널리 사랑받는 명곡이 되었습니다.

 

이 곡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하여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환상 서곡입니다. 특이하게도 Opus 번호가 없습니다. 자신은 환상 서곡이라는 제목을 붙였으나, 실제로는 소나타 형식을 띤 교향시에 더 가깝습니다.

 

차이콥스키가 이 곡을 작곡했을 때 그의 나이는 29세였습니다. 그는 음악가로서 활동을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죠. 그는 18699월부터 11월 사이에 환상적인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를 완성하여 다음 해 3월에 초연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많아서 상당한 부분을 수정했고, 그 후 11년이 지난 1881년에 다시 손질하여 오늘날 연주되고 있는 형태로 출판했습니다. 따라서 이 곡의 악보는 1869년의 제1, 1870년의 제2, 그리고 1881년의 제3고 등 세 가지가 있는 셈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 작품의 작곡과 관련된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작곡자가 28세 때 일로, 페테르부르크에 공연을 온 프랑스 오페라단의 프리마돈나 테레지 아르토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이 여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좋아했고 그와 사귀기를 원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도 이 미모의 프리마돈나에게 무척 마음이 끌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마침내 그는 이 여인과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음 해에 이 여인은 차이코프스키를 버리고 페테르부르크를 떠나 폴란드 출신의 무명 바리톤 가수와 결혼했습니다. 실연의 고배를 마신 차이코프스키는 그 아픔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하여 환상적 서곡을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표제 음악적인 작품이라 하더라고 그 표제성에 별로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표제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나 인상을 전달하려는 방향으로 처리하는 수가 많은데, 먼저 분위기를 선율로 나타낸 다음 그것을 오케스트레이션으로 교묘하게 증폭해 나가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표제성이 더 강하게 표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의 특성이며, 동시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Shakespeare의 희곡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극복할 정도로 크나큰 낭만적 사랑의 힘을 극화하고 있습니다. 그는 등장인물이나 사건의 세부적인 과정들에 대해 구체적인 묘사를 하지 않으면서도 Shakespeare의 극에 나타나는 감정의 핵심을 완벽하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극도로 대조적인 두 주제는 양 가문 간의 증오와 연인의 사랑 사이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느린 도입부와 소나타 형식으로 된 빠른 단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원래 붙인 제목은 환상 서곡인데, 이것은 그가 음악 소재를 자유로운 상상으로 다루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물론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 희곡의 내용을 몰라도 흥미로운 관현악곡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이 음악과 연극적인 것을 연관시켜 듣는다면, 색다른 차원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찬송가 풍의 숭고한 로렌스 신부의 주제로 서곡을 시작합니다. 알레그로의 격렬한 제1 주제는 몽테그 가와 캐풀릿 가의 반목과 칼싸움을 암시합니다. 제시부의 제2 주제는 부드러운 사랑의 주제로서, 잉글리쉬 호른의 독주와 약음기를 사용한 비올라에 의해 표현적으로 연주됩니다. 사랑의 주제는 재현부에서 되돌아옴에 따라 가슴 벅찬 환희의 느낌으로 새롭게 바뀝니다. 선율이 고조되면서 정열적인 관현악의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적인 크레셴도가 이어집니다. 코다 부분에서 사랑의 주제가 탄식의 노래로 변형되는 한편 팀파니가 장례 행진의 리듬을 나직하게 연주합니다. 그러자 새로운 코럴 풍의 곡조와 사랑의 주제를 회상시키는 부드러운 주제가 나옴으로써,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과 함께 재결합하게 됨을 암시합니다.

 

서주는 클라리넷과 바순으로 시작해 느리고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수도사 로렌스(Friar Lawrence)를 묘사합니다. 느린 도입부가 전개됨에 따라 명상하는 듯한 현악기군이 닥쳐올 비극의 분위기를 암시합니다. 이어 소나타의 주부에 들어가는데, 1 주제는 오케스트라로 강렬하고 거칠게 전개되며 원수지간인 몬테규(Montague)가와 캐플렛(Capulet)가의 갈등과 반목을 나타냅니다. 두 집안의 격투가 벌어진 후 진정된 뒤 전개되는 우아한 제2 주제는 D플랫 장조로 로미오를 나타내는 잉글리시 호른과 비올라로 연주되고, 이어 줄리엣을 표현하는 플루트로 연주됩니다. 이 주제는 사랑의 주제로도 불리는데, 일찍이 림스키코르사코프(Rimsky-Korsakov)러시아의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라는 찬사를 보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랑도 싱커페이션(syncopation: 당김음)을 사용한 반주로 위태롭고 불안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어서 약음기를 단 현이 부드러운 화음을 연주합니다. 발전부에서는 주제들이 반복되며 두 집안의 격렬한 다툼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한껏 갈등이 고조된 상태에서 재현부로 들어가 제1 주제가 오케스트라로 강하게 재현됩니다. 이어 조성이 바뀌면서 바이올린이 제2 주제를 재현하고, 다시 제1 주제와 제2 주제가 반복되며 마치 파국을 향해 치닫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다시 제2 주제가 반복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죽음을 슬퍼하고 위로하듯 목관악기가 온화하고 부드럽게 사랑의 주제를 연주한 뒤 천국을 상징하는 하프의 분산화음이 나타나면서 조용히 끝을 맺습니다.





Gergely Madaras(c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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