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251) : 부품이 없다 / 홍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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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251)

 

 

부품이 없다 / 홍윤숙

 

 

어디선가 무시로

바람이 빠지고 있다

내 몸 어디엔가 구멍이 있나 보다

바람 빠진 풍선이 되어 흐느적거린다

 

바람을 넣고 싶다 씽씽 바람을 넣어

다시 탱탱한 튜브가 되고 싶다

누군가 저만치 서서

피시시 실소하며 눈 찡긋거린다

 

너무 오래된 구식 차형이어서

바꿔 넣은 부품이 어디에도 없다

그냥 그대로 움직이는 날까지 끌고 다녀라

그 길밖에 없다고 못을 박는다.

 

 

 

 바람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잔등의 한 부분이나 무릎 한 구석이 간혹 썰렁해지는 듯한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었는지요? 그렇기에 시인은 수시로 빠지는 바람을 다시 넣어 탱탱한 튜브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겠지요. 탱탱한 튜브, 다시 말해 젊음을 되찾아 보겠다고 하는 건데, 기분 나쁘게 왜 옆에서 그렇게 실실 웃고 있는 거지요? 그러나 이미 내 몸은 구식 차형(車形). 자칫하면 머지않아 모델명조차 사라질 판. 갈아 낄 부품이 아무데도 없어 그대로 움직이는 날까지 다니겠다고 못을 막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생의 연륜을 어디 마음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요. 노 시인이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세월 앞에서 보이는 순응의 자세에 서운한 기분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얼마나 결연(決然)하고 아름다운지 모르겠네요. 움직이는 날까지 그냥 그대로 끌고 다니다가 폐차 당하고 말지요, .

 

저 시인의 시구 절이 왜 이렇게 내 가슴을 후벼 파는지 모르겠네요. 조물주가 인간에게 생명을 주실 때 꼭 필요한 것 말고 따로 여분까지는 내리지 않으셨어요. 만일 여분을 더 주셨다면 인간의 오만방자함과 헤픔으로 누가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려 하겠어요. 하기야 요즘 줄기세포다 배아복제니 하는 과학의 힘으로 신의 영역에 도전해서 인체에 필요한 부품도 생산해 낼 모양이지만, 그건 그때의 일입니다. 바람 빠진 풍선 같은 몸뚱아리로 새로이 춤을 배운다는 건 참으로 힘든 고역입니다. 마음은 앞서고 몸은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오래되어 성능이 신통찮은 내 몸뚱아리에 새 부품으로 교환했으면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합니다. 아니, 모두는 아니더라도 한 두어 군데만 새 부품으로 교환할 수만 있다면, 아직은 튜브 같은 탱탱한 탄력으로 춤을 출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ㅎㅎ 그러나 조물주께서는 우리에게 내린 선물을 평생 아끼고 다듬어서 쓰라고 따로 여분의 부품을 내리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어리석은 우리네 인간들은 평생 늙지 않을 거란 착각 속에 함부로 그 소중한 선물을 혹사시키고 있습니다그려. 바꿔 넣을 부품이 어디에도 없는 나의 구식 몸뚱아리는 할 수 없이 그냥 그대로 움직이는 날까지 아끼며 때때로 기름칠도 해가며 끌고 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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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오! ㅡ 대단하시네요.
    언제 쓰셨는지 모르나 25년식?  이시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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