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ch / Kol Nidrei Op. 47 (271)
- 서건석
- 2025.02.19 05:53
-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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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71)
271
♣ Bruch / Kol Nidrei Op. 47
♬ 브루흐(Max Bruch(1838-1920))는 후기 낭만파 시대에 독일에서 음대 교수 및 작곡가로 활약한 인물입니다. 두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역시 바이올린 독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코틀랜드 환상곡> 등은 이미 명곡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그러나 브루흐의 작품들 중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곡은 아마 <콜 니드라이>일 겁니다. 이 곡은 가장 인기 있는 첼로 레퍼토리의 하나로, 첼로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청곡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 곡을 듣고 첼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로 <콜 니드라이>는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듣자마자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브루흐는 감정의 아름다움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데 힘쓴 작곡가입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했지만 낭만주의 음악의 또 다른 특징인 과도한 격정과 분노, 감정의 낭비를 멀리했습니다. 그의 음악은 온화하고 낭만적이며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오는 종교적 경건함을 갖고 있습니다. <콜 니드라이>도 그런 곡입니다.
브루흐는 바흐 못지않게 기독교 정신이 투철했던 음악가로 기악보다 합창이나 독창의 종교적 성악곡을 주로 작곡했습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음악박사 학위를, 베를린 대학에서 신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학식 또한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경건한 신앙심을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성악곡에도 불구하고 그를 유명하게 해준 것은 <콜 니드라이>와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같은 기악곡입니다.
‘콜 니드라이’를 ‘신의 날(Day of Atonement)’이라 하는데, 이는 이 곡의 원천이 유대교에서 ‘욤 키푸르(Yom Kippur, 신의 날)’라고 일컫는 속죄일에 부르는 성가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제목입니다. ‘콜 니드라이’는 구약성서 시대와 예수가 사용했던 아람어 ‘콜 니드레(Kol Nidre)’에서 왔으며, 본래의 뜻은 ‘모든 서약들(All Vows)’이란 뜻입니다.
‘콜 니드레’는 히브리 달력으로 일곱 번째 달 열흘째 날에 올리는 유대교 속죄일 전야에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부르는 기도 형식의 성가로, 이 기도송을 통해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실행하지 못한 신에 대한 맹세를 모두 없었던 것으로 해주고 모든 율법의 위배도 용서해주기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 즉 거듭남을 다짐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브루흐는 스코틀랜드 환상곡과 3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현악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막상 그가 살았을 때엔 기악곡이 아닌 오라토리오나 합창음악 작곡가이자 뛰어난 지휘자로서 더 인정을 받았습니다. 감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낭만주의 시대사조와 더불어 자신의 성격도 매우 낭만적이었던 그는 ‘음악은 꿀보다도 달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을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낭만적 성격을 가지고 있던 브루흐는 당시 5세 위인 브람스, 3세 위의 생상스나 2세 아래의 차이코프스키와 같은 음악가들의 격정적이고 열정에 찬 생애와는 달리 높은 인격과 덕망, 강인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그만의 음악활동을 고집했습니다. 그는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전통에 따라 바그너보다는 멘델스존과 브람스를 계승하고자 하였다.
나치 정권이 들어선 후 10여 년에 걸쳐 독일에서 공식적으로 음악연주가 금지된 작곡가가 바로 막스 브루흐였습니다. 그가 유대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종교 음악과 관련된 곡을 작곡하였다는 이유로 그의 작품은 전면 금지되었던 것입니다. 브루흐의 신앙심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전인교육과 더불어 그의 작품 대부분에서 온화하고 낭만적이면서도 경건한 미의식을 느끼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신성하고 종교적인 정열이 넘쳐흐르며, 동양적 애수가 깃들어 있으면서 쓸쓸한 선율에는 유대적인 정서가 짙게 담겨있고, 긴장된 리듬과 풍부하게 흐르는 선율 등 낭만 정신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서정적인 곡입니다. 아마도 이 곡을 작곡한 1881년은 당시 43세였던 브루흐가 소프라노 투체크와 결혼하기 전년도에 작곡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간신히 노총각을 면하게 되는 그때의 사랑의 감정이 신앙의 깊은 정서에 스몄기 때문으로 여겨지지만, 스스로가 인간 정신 가운데서 참회와 속죄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겁니다. 어쨌든 종교적인 <콜 니드라이>는 세속적인 인간 생활에까지 정서적 행복감을 안겨줍니다. 이 곡은 그만큼 종교적인 정열이 충만하고, ‘한’의 울음 같은 비애의 가락이 매우 절실합니다.
첼로 독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형태로, 한마디로 단악장의 첼로 협주곡과 흡사한 형태인데,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곡 안에 마치 크고 깊은 호수가 들어있는 느낌을 주는 곡입니다. <콜 니드라이>는 히브리어로 ‘신의 날’이라는 뜻인데, 유대교회에서 속죄의 날에 부르는 신성한 성가의 선율을 주제로 해서 환상곡 풍의 협주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브루흐가 전통적인 악곡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환상곡을 만든 것입니다. 본래의 선율에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로 변주시킨 환상곡으로 오늘까지 사랑받는 첼로의 명곡을 만든 것입니다.
곡은 단악장이지만 내용상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부분은 단조로 느리게 울려 나오는 첼로의 우수 어린 선율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 정도로 조용하게 진지한 멜로디를 담담하게 이어갑니다. 그러니까 조용하고도 비통한 선율로 시작되다가 유창하고 장엄한 선율로 전개되어 첼로다운 울림을 줍니다. 조용하고 비통한 선율로 시작되는 첫 부분이 가슴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슬픔을 불러냅니다. 그 슬픔은 억제할 수도, 결코 거역할 수도 없는 근원적 슬픔인 것이지요. 명상적이면서 장엄하기까지 한 첼로의 독주는 누군가의 거룩한 목소리와 같이도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두 번째 부분에 이르면 D장조로 바뀌어 다소 격렬해지면서 하프가 읊조리는 그윽한 펼침화음을 배경으로 첼로는 밝으면서도 강한 선율을 노래합니다. 관현악이 장엄하게 압도되어 나오고 슬픔을 밀어내듯 음악이 밝아지고 커집니다. 밝아진 첼로의 선율이 이어지면서 느껴지는 엄숙함, 후반부는 한층 밝고 힘 있는 멜로디가 나오면서 영롱한 하프 소리가 계속됩니다. 관현악 반주 속에서 첼로의 독주가 낭만적인 정서와 격정적인 새로운 선율을 이끌어내며 변주를 펼치다가 점차 승화되는 적요감(寂蓼感)과 함께 쓸쓸하게 끝이 납니다. 전반부가 기도요 명상이요 어루만져 주는 대화라면 후반부는 목소리는 없지만 합창이 울려 나오는 듯합니다. 전곡에 걸쳐 유대적 정서에 특유한 방황과 우수(憂愁), 체념과 고뇌가 엇갈리는 속죄의 느낌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 곡입니다. 인간적인 열정과 종교적인 경건함을 겸비한 첼로곡의 백미입니다.
Martha Argerich(p), Mischa Maisky(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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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영감때문인지 돌아서기 직전에야 겨우 엷은 미소라도 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