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233) : 그리움 / 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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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233)

 

그리움 /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나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그리움 /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도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유치환 시인은 어느 글에선가 나의 생애에 있어서 애정의 대상이 몇 번 바뀌었습니다. 이 같은 절도 없는 애정의 방황은 나의 커다란 허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자성(自省)하기도 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연모의 대상은 이영도였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사별한 채 딸아이 하나를 키우며 홀로 사는 30대의 여인이었습니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유치환은 자기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녀에 대한 짝사랑으로 시름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 시름이 얼마나 깊었으면,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날 어쩌란 말이냐라는 시를 쓰고 또다시 같은 제목(나의 애독시(161)와 중복됨)으로,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라며 한탄했을까요. ‘그리움이란 제목의 다른 시도 함께 감상해 보시지요.

 

그리움 / 박건한

 

빈 곳을 채우는 바람처럼

그대 소리도 없이

내 마음 빈 곳에 들어앉아

나뭇잎 흔들리듯

나를 부들부들 떨게 하고 있나니.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아니 보이지만 만질 수 없는 어둠처럼

그대 소리도 없이

내 마음 빈 곳에 들어앉아

수많은 밤을 잠 못 이루게

나를 뒤척이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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