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String Sextet No. 1 Op. 18 (262)
- 서건석
- 2025.02.10 05:56
-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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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62)
262
♣ Brahms / String Sextet No. 1 Op. 18
♬ 오늘날 브람스가 남긴 작품들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장르는 역시 교향곡, 협주곡, 서곡 등의 관현악일 겁니다. 하지만 작품번호 122번에 이르는 그의 작품 목록에서 관현악곡은 관현악 반주가 붙은 성악곡을 포함하더라도 22곡을 넘지 않습니다. 사실 브람스의 음악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는 실내악인데, 그가 남긴 실내악곡들은 거의 예외 없이 19세기 독일 낭만파 실내악 장르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명작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브람스는 실내악의 어느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편성에 걸쳐 고른 수량의 작품을 남겼다는 점에서도 돋보입니다.
베토벤이 남긴 업적 때문에 브람스가 교향곡 작곡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은 유명한 일이지요. 브람스는 아마 현악 4중주에 대해서도 비슷한 압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는 그가 자신이 처음으로 작곡한 〈현악 4중주 1, 2번〉 Op. 51을 발표하기 전에 약 20곡의 현악 4중주곡을 파기했다는 일화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현악 6중주의 편성은 현악 4중주에 대한 부담과, 두터운 편성으로 관현악적 효과를 배가시키는 당시 실내악의 일반적인 경향(슈베르트와 멘델스존, 슈만 등이 모두 그러한 실내악 작품들을 썼음)으로 탄생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브람스의 실내악에는 다소 독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소나타, 피아노 5중주 (그리고 물론 클라리넷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지만) 등과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작품으로 현악 6중주곡을 꼽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현악 6중주 1번>은 폭넓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는 현악 6중주곡이 실내악 장르에서 다소 이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릴 때 꽤나 흥미로운 일입니다. <현악 6중주 1번>은 그의 실내악곡 중 제일 처음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균형감과 성숙미로 실내악의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브람스의 <현악 6중주 제1번>은 그의 생애를 통해 가장 행복하고 작품의 결실도 많았던 시기의 작품으로 행복한 감정과 젊음, 정열이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신선하고 색채가 풍부하며 음향적인 데다가 단순하며 민요풍의 선율이 풍성합니다. 일반적 형태의 현악 4중주에다 비올라와 첼로를 첨가시킨 이 현악 6중주는 그래서인지 선율이 무척 낭만적인데도 다소 무겁고 두텁게 들립니다. 이런 안정감과 두터움이 이 곡을 ‘밤의 음악’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 곡에서 2악장이 가장 사랑받는 악장으로, 일명 ‘브람스의 눈물’이라고 불립니다. 브람스가 후에 이 곡을 연탄으로 편곡하여 클라라에게 선물하기 전, 거의 곡을 완성한 직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한 2악장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하기 시작하여 1860년 9월 13일 클라라의 생일 선물로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 악보가 클라라에게 전해질 때에는 ‘주제와 변주’라는 단순한 제목만이 붙어있었지만, 후에 사람들이 이 곡에 담겨있는 브람스의 클라라를 향한 마음을 헤아려 ‘브람스의 눈물’이라는 부제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브람스의 눈물’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곡은 1859년 가을 작곡된 전원적이고 밝은 기운으로 가득한 수작입니다. 이 곡의 2악장은 진지하고 조심스러우면서 수수한 외형에 깊은 정조와 우아한 꿈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브람스는 <현악 6중주곡>을 두 곡 남기고 있지요. 두 곡 모두 바이올린 2, 비올라 2, 첼로 2라는 독특한 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편성의 곡은 실내악 역사 중에서 흔하지 않고 드문 것으로 왜 브람스가 이런 곡을 두 곡이나 남겼는지 확실한 이유는 알 수가 없습니다.
브람스는 독일 낭만파 작곡가 중에서도 실내악곡 분야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으며 여러 가지 편성의 실내악곡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음악의 바탕은 실내악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브람스는 베토벤이나 슈베르트가 실내악의 중심을 현악 4중주곡에 둔 것과 달리 어느 편성에도 중점을 두지 않고 다양한 편성에 흥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현악 4중주곡, 5중주곡이나 6중주곡은 그러한 외면적인 것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내면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작곡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람스의 관현악곡들도 실내악적인 것을 모체로 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브람스의 실내악곡은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 있어 무시할 수 없으며 독일 실내악 역사에서 하나의 커다란 정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악기의 다양성과 다채로움을 표현하려는 매개체로서 구사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악상의 취급과 그 구성력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는 화려하고 크게 뽐내려는 것을 피하였고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또는 텁텁한 외형에 깊은 정조와 우아한 남성다운 정열을 비축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곡은 북독일의 음울함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정서가 지배적입니다. 복잡하지 않은 민요풍의 선율이 풍부한 음향과 어우러져 전원적이고 밝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민속 음악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점이 이 곡의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첫 악장의 제1 주제와 제2 주제 사이에는 렌틀러(오스트리아의 민속 춤곡) 풍 선율이 삽입되었고, 제2 주제의 리듬은 왈츠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또 2악장의 유명한 주제도 기본적으로 민요풍입니다.
여하튼 브람스가 두 개의 현악 6중주곡을 쓴 이래 이 분야는 비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즉 19세기 후반에 드보르자크의 A장조 6중주곡, 차이콥스키의 <피렌체의 추억>,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등의 명작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현악 6중주 편성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것입니다.
♬ 귀에 품다 - 브람스 현악 6중주 1번 2악장 / 안미현
저는 잘 모르는 일인데 아마
어떤 여인을 지독히 사랑하셨다지요?
모든 예술은 고통의 분비물
당신 그 지독한 슬픔은
몇백 년 공기의 고막을 뚫고
내 귀 속 외로움의 동굴을 거쳐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명치로 사뿐사뿐 오십니다
일찍이 어떤 4분의 3박자 걸음걸이가
그리 아득하면서 그윽한 소리를 내셨는지…
엄마 치마폭 같은 첼로의 저음은
삶의 쓰라린 늑골을 덮어주고,
지상의 모든 헐벗은 나뭇가지에
위로의 음표를 달아 주십니다
한 여자를 지독히 사랑한
브람스 할아버지
당신의 몇백 년 감춰진 눈물을
이제야 제 귀에 품습니다
Amarullis Quartet, Volker Jaconsen(va), Jens Peter Maintz(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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