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221) : 가는 길 / 김소월

길13.jpg



나의 애독시(221)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한번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남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오래간만에 대하게 되는 김소월의 시 <가는 길>입니다. 이해 못할 내용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몇 마디 하면, 이 시는 임과의 이별에서 오는 아쉬움과 그리움의 심리를 진솔하게 엮어내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임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까마귀와 강물을 등장시켜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안타까운 심정을 권유하고 재촉함으로써 이별의 미련을 가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망설임의 처지를 더 애련(哀憐)하게 노래하고 있는 거지요. 흔히 이별의 정한(情恨)을 노래하는 시인이라고 불리는 김소월의 특성이 민요조의 가락에 실려 잘 드러나고 있구만요.

 

우리 민족의 내면에 흐르는 정한의 세계를 전통적인 세 마디 가락에 담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상황은 갈 길을 재촉하는데 화자는 그리움과 미련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어요. 이처럼 애틋한 화자의 심정은 몇 마디 되지 않는 시어와 여성적 어조, 전통적 가락에 담겨 표현되고 있습니다. <가는 길>의 서정적 자아는 이별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는 그냥 갈까 하다가 그래도 다시 한번 더 돌아보고픈 마음의 흔들림 속에 있습니다. 그는 그리워하면서도 평소에는 그립다라는 말조차 못하는 여린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아요. ‘그립다라는 말을 할까 하고 마음속에 되뇌어 보는 순간 마음속에 고여 있던 그리움이 새삼 절실하게 밀려옵니다. 이 시는 이별의 상황에서 느끼는 그리움과 망설임, 그리고 아쉬움이라는 미묘한 심리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속의 감정들을 섬세한 말씨와 대조적인 배경설정을 통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1·2연에서는 간결한 시어와 행간 걸림을 통해 시적 자아의 주저와 망설임이 나타나 있고, 3·4연에서는 시적 자아를 서두르게 하는 자연 배경으로서 까마귀 울음소리와 강물의 흐름이 나타나 있습니다. 얼핏 대조적으로 보이는 상황설정은 서로의 의미를 강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즉, 1·2연의 망설임 때문에 3·4연의 서두름이 두드러지게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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