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Piano Trio No. 1 Op. 8 (254)
- 서건석
- 2025.02.0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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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54)
254
♣ Brahms / Piano Trio No. 1 Op. 8
♬ 항상 신중하고 깊은 사고를 하며, 안으로만 침잠하는 성격이었던 그가 남에게 웅변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전 생애를 통해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아주 소중하게 다듬어 감으로써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평가받기를 원했습니다. 내성적인 브람스는 대규모 청중이 모인 위압적인 음악회를 싫어했습니다. 그는 천성적으로 비르투오소의 화려한 기교,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색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바그너와 리스트로 대표되는 당시 낭만주의의 극적이고 표제적인 작품을 쓸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선 성격적으로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소규모로 담백하면서도 깊고 순수한 맛을 내는 실내악은 그의 이런 품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 양식이었습니다. 내성적인 그에게 실내악은 자신의 온갖 비밀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일기장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속에는 그의 삶의 과정과 사랑의 편력, 그리고 남녀 간에 벌어졌던 묘한 사연들이 아주 세밀하게 스케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브람스란 한 인간의 모습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그의 실내악을 면밀히 관찰해 보는 것은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현재 알려져 있는 브람스의 실내악은 c단조 스케르초를 위시하여 피아노 3중주 4곡, 피아노 4중주 3곡, 피아노 5중주 1곡, 현악 4중주 3곡, 현악 5중주 2곡, 현악 6중주 2곡, 첼로 소나타 2곡, 바이올린 소나타 3곡, 클라리넷 소나타 2곡, 클라리넷 3중주 1곡, 호른 3중주 1곡으로 총 26곡입니다. 아마 브람스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 중에는 실내악의 찬란한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는 뛰어난 걸작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브람스의 실내악을 구별할 때, 우리는 종종 피아노가 딸린 실내악과 피아노가 없는 실내악으로 대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브람스의 실내악에서 차지하는 피아노란 악기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브람스는 위대한 교향곡, 관현악 작곡가였지만, 우선은 대단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피아노는 그가 가장 잘 다루는 악기였고, 가장 잘 아는 악기였습니다. 따라서 그의 피아노 작품에는 아주 뛰어난 걸작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실내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피아노가 들어가는 실내악에서는 단연 빛을 발해 그 누구의 실내악도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을 남겼습니다.
실내악 분야에서 베토벤과 비교될 때, 사실 브람스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의 위력에 완전히 눌려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피아노가 딸린 실내악에서만은 브람스의 우위를 점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아노의 선율이 짙은 가을을 두드리듯 애상적인 선율을 연주하면 첼로가 이어받아 우리를 포근히 감싸는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은 커피빛 진한 가을 낙엽의 색깔을 떠올리게 합니다. 1853년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슈만이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 직전인 1854년 1월에 완성한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Op. 8>은 젊은 날의 열정, 베토벤, 슈만의 영향을 받았던 브람스의 정서가 깊이 스며들어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브람스의 젊은 날의 열정과 베토벤, 슈만의 영향을 거치면서 브람스가 느꼈을 인생의 허무와 달관의 정서가 깊이 스며들어 있는 곡으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전체적으로 북독일의 음습함이 지배하면서도 풍요로운 정서가 전곡에 넘칩니다. 그지없이 서정적인 첫 악장의 주제가 피아노에 이어 첼로로 노래되기 시작하면 음악평론가 가이링거의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브람스가 이 이상의 것은 작곡해 본 적이 없다고 할 만큼 아름답다.” 아름다운 환상 속으로 우리를 녹아들게 하는, 로맨티시즘이 황홀하게 꽃피는 음악입니다. 로맨티시즘의 향기가 이토록 짙게 풍기는 음악은 드뭅니다. 그리고 그 향기에 감응되는 순간 누구도 취하지 않고 견디기는 어렵습니다.
슈만의 충실한 아내이자 여섯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능이 풍부한 피아니스트인 클라라 슈만, 브람스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었지만, 1853년 2월, 슈만이 라인강에 투신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 브람스는 깊은 상처를 받은 클라라를 도와 절망에서 그녀를 구하는 일에 혼신을 기울이게 되며 6명의 아이들을 안고 7번째의 아이를 임신한 클라라 부인을 위로하기 위해 새로운 <피아노 3중주곡 제1번 Op. 8>을 들려주고 이윽고 막내아들이 태어나자 그녀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슈만의 주제(슈만이 클라라에게 헌정한 곡)에 의한 변주곡 Op. 9’를 작곡합니다. 일상에서는 클라라를 도와 아이들을 돌보아 주며 그녀에게 라인강변의 산책을 권유하기도 했다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과연 대단한 작품으로 첫 실내악을 장식한 것이지요. 1853년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슈만이 정신병적 발작 증세를 보이기 바로 직전인 다음 해 1월에 완성하게 된 <피아노 3중주 1번>이 그것입니다. 물론 이 작품은 56세 때인 1889년 개정 작업을 하게 되지만, 그는 이 작품을 단지 표현되지 않았던 몇 가지 아이디어를 포함시켰을 뿐, 음악적 완성도로 보면 두 작품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위대한 특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피아노 딸린 실내악의 최대 걸작은 그로부터 10년 후쯤인 1864년에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피아노 5중주 Op. 34>였습니다. 애초 두 개의 첼로가 딸린 현악 5중주로 쓰였던 것을 개작한 이 작품은 정열적인 정신성 그리고 튼튼한 구조로 쓰인 실내악 완성의 절정기에 부조된 백미입니다.
<피아노 3중주 제1번>은 절망에 빠진 클라라를 위로하기 위해 태어난 곡입니다. 1854년 2월 27일 슈만은 정신 착란증으로 라인강에 몸을 던지지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브람스가 슈만 부부를 찾았을 때 브람스는 클라라를 보며 마음이 아파했습니다. 특히 클라라는 일곱 번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피아노 3중주 제1번>을 들려줍니다. 브람스가 혈기 왕성한 20대에 완성한 이 곡은 당시엔 구조와 내용이 어설픈 편이라 훗날 브람스는 이 곡을 보고 질색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피아노 3중주 제1번>은 Op. 8이라는 표제로 다시 발표됩니다.
곡의 완성 여부를 떠나 <피아노 3중주 제1번>에는 클라라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특히 1악장에서는 클라라에 대한 사랑과 갈등이 치밀하게 충돌하는 암시와 인용이 가득해 청년 브람스의 은밀한 심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슈만은 자신의 스승과도 같은 분이었기 때문에 클라라 슈만 부인을 사모하게 된 그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브람스는 20대에 클라라 슈만을 만나서 64세의 일기로 생을 마칠 때까지 순정을 유지했습니다. 깨끗한 사랑을 지켜왔습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클라라가 있었고 그의 음악 인생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클라라는 1896년 5월 20일 77세 나이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브람스 역시 건강이 위독해지고 이듬해 4월 3일 64세에 그녀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이 3중주곡은 반은 무의식적이고 그리고 반은 의식적으로 베토벤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1악장 제1 주제를 비롯하여 악장의 전개 구성과 에너지에 있어서도 느린 악장의 명상적인 기분 속에서도 그리고 스케르초에도 베토벤적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lena Baschkirova(p), Maxim Vengerov(vn), Boris Pergamentchiko(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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