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220)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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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220)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버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시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대단한 시인인 것 같습니다. 시인으로서 그간 끊임없이 시와 연애하고 있는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시와 삶이 궁극적으로 완전한 하나가 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거의 하나에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꿈만은 결코 포기하지 못하겠노라.”라고 말입니다. 시와의 연애가 자기 삶의 전부라는 듯 시를 쓰고 시를 해설하는 등의 시에 대한 그의 애정 표현은 낭만주의적인 연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는지요. 이 낭만주의자는 세상의 소소한 것들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깊은 통찰력으로 생동감 있게 이끌어내어 따뜻한 서정성을 빚어냅니다. 낭만이 사라져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시인과 같은 낭만주의자가 많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네요. 그러면 뭔가 메마르고 거칠한 세속의 삶이 조금은 윤택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대에게 가겠다라고 하지 않고 가고 싶다.’라고 했을까요. 아직은 갈 수가 없어서일까요. 마음이 발효 중이라 아직은 맛이 들지 않았고 골고루 다 익지 않아서인지도 모르지요. ‘무장무장 마음만 태우고있어서 일지도 몰라요. 가고 싶다는 말은 어쩌면 보고 싶을 때 무심한 척 그대가 나를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내면의 소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금방 헹구어 낸 햇살이 되어, 그대 창가에 볕 들거든 밤새워 타는 마음인 양 여겨주기를 바라는 마음,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혹여 헤아리기는 할른지요. 묻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겁니다. , ,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주기를 하루하루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아름다운 우리가 될 거라 믿는 마음이 깊어지고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그대는 지그시 보고 있으면 안 되겠습니다. 가보고 싶다는 말로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서 그대에게 가겠다고 말해야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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