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Clarinet / Viola Son. No. 1/2 Op. 120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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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53)


 

253

 

Brahms : Clarinet / Viola Son. No. 1/2 Op. 120



충만하고 따스한 브람스의 이 비올라 소나타는 원래 클라리넷을 위한 곡으로 착상되었지요. 이 소나타는 그의 마지막 실내악 작품이자 마지막 소나타이기도 합니다.

 

브람스의 가장 만년의 작품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보다는 마치 생을 초월한 듯 단순하고 간결하면서도 정화된 순수함과 종교적 체념마저도 엿보입니다. 그의 생애에서의 모든 형식에 대한 실험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세련됨이 보입니다.

 

1890년 여름 오스트리아 찰츠캄머쿠트에 있는 휴양지 바트이슐에서 휴가를 보내며 <현악 5중주 G장조>를 작곡하던 그는 창작력이 점차 떨어지자 은퇴까지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마이닝겐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 주자인 리하르트 뮐펠트의 연주에 매혹되어 몇 년간 삶의 마지막 열정을 불살라 클라리넷을 위한 작품에만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클라리넷 삼중주>, <클라리넷 오중주>, 그리고 1894년 여름에는 두 곡의 <클라리넷소나타>를 완성하게 됩니다. <클라리넷소나타>에서 그는 한층 세련되고 원숙해진 정서가 잘 드러나고 있으며 무겁게 드리워진 어둠보다는 분명히 드러나는 진솔한 음악을 선보입니다.

 

브람스는 무엇보다도 뮐펠트에게서 음악가로서의 느낀 매력을 자신의 클라리넷 작품들 속에 녹여내었습니다. 뮐펠트의 번쩍이는 기교와 함께 따스한 음색, 세련미, 그리고 섬세한 감수성에서 느껴지는 친근감 등을 작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후 이 작품들을 다시 비올라를 위한 버전으로도 작곡하여 클라리넷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훗날 이 곡들은 바이올린 버전으로도 편곡되었습니다.

 

또한 비올라 소나타로 편곡하면서 일부 패시지를 한 옥타브 낮추고 관악기에서 볼 수 없는 더블 스톱 주법 등이 추가되면서 좀 더 비올라의 깊고 유려한 음색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변모하였고, 반면 피아노 파트는 편곡 과정에서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바이올린을 밝고 화려한 소프라노에 비유한다면, 비올라는 어두우면서도 따뜻하고 질감이 풍성한 알토라고 할 수 있지요.

 

진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는 바이올린에 비해 비교적 덜 강렬하고 관통력도 적고 실제로 똑같은 높이에서 더 어두운 음색을 띠는 비올라를 통해 말년의 자신의 사상과 감성을 표현하였습니다.

 

평소 브람스는 성격상 대조를 이루는 두 곡을 함께 작곡하는 습관이 있었지요. 이 두 곡의 비올라 소나타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잘 나타냅니다. <비올라 소나타 제1F단조>는 폭풍우 같은 제1악장으로 시작해 격정적인 마지막 악장으로 마무리되며, 그 사이의 악장들은 전통적인 4악장 형식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좀 더 남성적입니다.

 

반면 <비올라 소나타 제2Eb장조>는 다소 격식을 깬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악장의 열정적인 스케르초 악장을 보다 느긋한 분위기의 제1악장과 제3악장이 감싸고 있는 섬세한 모습의 여성적인 분위기입니다.

 

브람스의 최후의 백조의 노래는 아마도 1894년에 만들어진 클라리넷 소나타가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이르러서는 브람스의 인간적인 욕망과 회한(悔恨)을 모두 초월한 경지에 이른 순수한 음악적인 반추와 회고의 정서만이 오롯하게 남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음악의 해석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각각의 연주가 나름대로 해석의 차이를 보일 수는 있지만 이 2곡의 클라리넷 소나타는 음악적으로 훨씬 간결하고 소박하면서 악장 내에서의 극적인 대비보다는 사색적이고 내면으로 침잠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소나타 2번은 3악장 구성인데, 마지막 악장에서는 비로소 모차르트적인 초월적인 경지로의 비상,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한다면 브람스의 음악적 상상력이 이승의 영욕을 떠나 천상으로 승천하는 그런 느낌을 줍니다.

 

모든 음악에 대한 에너지를 소진했다고 생각한 브람스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어갈 무렵 클라리넷 주자인 뮐펠트의 궁정 연주자의 연주에 감동을 받아서 그를 위해 클라리넷 3중주와 5중주를 1891년 작곡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3년 후 1894년 브람스는 두 곡의 클라리넷 소나타를 완성합니다. 작품번호 120에는 두 개의 클라리넷 소나타 작품이 있습니다. 1번 작품은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2번 작품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들어보면 1번 작품보다는 2번 작품이 감미롭고 화사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이 두 작품의 소나타 곡보다 클라리넷 5중주가 더 인기가 있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소나타인 이 작품 1, 2번은 자주 듣는 편은 아니지만 만년의 브람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곡입니다.





Timothy Ridout(va), Tom Poster(p)

(곡 중간에 Britten의 '무반주 비올라를 위한 엘레지'라는 곡이 7분 가량 들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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