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186) : 12월, 우리는 / 임영준,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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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186)



12, 우리는 / 임영준

 

 

돌아보지도 않고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갈등으로 파국으로

뒷걸음쳐 다시 제 자리구나

정월에 심었던 기둥뿌리가

송두리째 뽑혀 처참히 누웠구나

갈길은 멀고 식솔(食率)은 각각이고

고난의 변경(邊境)이 멀지 않았구나

환골탈태하는 인걸(人傑)이 없어

또 비감한 겨울을 지내야 하는구나

 

언제나 우리는

개운하고 찬란한 12월을 만나게 될까

과연 우리에게

개운한 12월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이기철

 

 

내 걸어온 길 되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내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히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 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를 심지 않고

풀꽃의 아름다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았던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은 두 편의 시를 함께 올립니다. 제가 寡聞淺識(과문천식)한 탓인지 몰라도 전자는 세상을 좀 부정적인 눈초리로, 가슴속에 원망의 응어리를 품은 채, 바라다보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니까 비감한 겨울을 또 지내야 하는구나 하는 탄식밖에 나올 게 없지요. 걸핏하면 타인에게 칼날 되어 남의 가슴에 상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기는 싫군요. 이에 반해, 후자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주변의 것을 포용하여 껴안으려는 자세를 볼 수 있습니다.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웃에게 속죄하고, 내 한 목숨 이어가기 위해 죄 없는 뭇 생명들을 희생시킨 데 대해 참회하면서, 거짓과 위선으로 살아온 자세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세상살이에 대한 깊은 통회의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에서 감사와 사랑의 길로 나아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습니다. 또 다시 1년을 보내면서 어느 쪽을 마음에 새겨두고 살아가는 것이 좋은 건지 물을 필요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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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모르고 어려워하는 이 사람에게는 오눌의 시가 최고ㅡ
    시인의 인품까지도 느껴집니다.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어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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