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05) : 코스모스 / 이형기

cosmos3.jpg



나의 애독시(505)

 

코스모스 / 이형기


언제나 트이고 싶은 마음에

하야니 꽃 피는 코스모스였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치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었다.

 

송두리째 희망도 절망도

불타지 못한 육신(肉身)

 

머리를 박고 쓰러진 코스모스는

귀뚜리 우는 섬돌 가에

몸부림쳐 새겨진 이름이었다.

 

그러기에 더욱

흐느끼지 않는 설움 홀로 달래며

목이 가늘도록 참아내련다.

 

까마득한 하늘가에

내 가슴이 파랗게 부서지는 날

코스모스는 지리라

 

 

미미하고 나약한 모든 존재의 표상인 코스모스, ‘자꾸만 트이고 싶은 마음에 / 하야니 꽃피는 코스모스처럼 모든 생명은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존재일지라도 근원적으로 幸福한 삶을 갈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존재에게 있어 지상에서의 은 그다지 안온하지도 평화스럽지도 못한 것이며, 운명은 다만 그 가녀린 생명들에게 숱한 괴로움과 슬픔의 무거운 짐을 감당하라고 다그칠 뿐입니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치는 / 물결 같은 그리움속에 코스모스는 하루하루를 어렵사리 견뎌내지만, ‘希望絶望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강렬한 색깔과 진한 향기를 뽐내며 눈부시게 피어나는 모란이나 장미와는 달리 송두리채 / 불타지 못하는 육신을 부등켜 안고 비틀대다가 마침내 머리를 박고 쓰러져’ ‘귀뚜라미 우는 섬돌가에 / 몸부림쳐 새겨진 어룽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코스모스는 세상에 던져진 존재인 우리 모두의 肖像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겹더라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이기에, 코스모스는 슬픔과 절망 속에서 허덕이지만은 않습니다. 끝내 까마득한 하늘가에그 여린 가슴이 파랗게 부서지는 날까지 코스모스는 제 몫의 짐을 지고 흐느끼지 않는 설움 호올로 달래며 / 목이 가늘도록 참아 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며, 모든 존재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진실을 시인은 말하고 싶은 게지요. 다른 시인이 지은 같은 제목의 시 코스모스를 덤으로 보탭니다. ()

 

 

코스모스 / 이수인


이 가을

흔들리는 것이 어찌

너 뿐이랴마는

높은 하늘 바라보며

발그레 분단장 얼굴

날짝한 허리

햇빛 한줄기에도

그토록 눈부신 미소

바람 한 점에도

마음껏 흔들릴 수 있는

흔들려서 애처롭고

흔들릴수록 사랑스러운 너





게시글이 어떠셨나요?



다른 이모티콘을 한번 더 클릭하시면 수정됩니다.

2,797개의 글

글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
2797서건석05:5614
2796서건석25.11.1818
2795모하비25.11.1715
2794서건석25.11.1718
2793서건석25.11.1625
2792서건석25.11.1517
2791서건석25.11.1422
2790서건석25.11.1329
2789서건석25.11.1223
2788서건석25.11.1121
2787모하비25.11.1034
2786서건석25.11.1030
2785서건석25.11.0948
2784서건석25.11.0828
2783서건석25.11.0729
2782서건석25.11.0627
2781서건석25.11.0541
2780서건석25.11.0421
2779모하비25.11.0337
2778서건석25.11.0326
2777서건석25.11.0221
2776서건석25.11.0120
2775서건석25.10.3124
2774서건석25.10.3022
2773서건석25.10.2924
2772서건석25.10.2828
2771서건석25.10.2721
2770서건석25.10.2625
2769편영범25.10.2550
2768편영범25.10.2544
2767편영범25.10.2553
2766서건석25.10.2532
2765서건석25.10.2423
2764서건석25.10.2324
2763모하비25.10.2239
2762서건석25.10.2236
2761서건석25.10.2126
2760서건석25.10.2030
2759서건석25.10.1932
2758서건석25.10.1840
2757서건석25.10.1725
2756서건석25.10.1633
2755서건석25.10.1536
2754모하비25.10.1451
2753서건석25.10.1419
2752서건석25.10.1325
2751서건석25.10.1228
2750서건석25.10.1126
2749서건석25.10.1058
2748서건석25.10.0944
2747서건석25.10.0822
2746서건석25.10.0722
2745모하비25.10.0658
2744서건석25.10.0628
2743서건석25.10.0523
2742서건석25.10.0425
2741서건석25.10.0333
2740서건석25.10.0231
2739서건석25.10.0126
2738서건석25.09.3025
2737서건석25.09.2938
2736편영범25.09.2875
2735서건석25.09.2829
2734서건석25.09.2744
2733서건석25.09.2628
2732서건석25.09.2547
2731서건석25.09.2456
2730서건석25.09.2330
2729모하비25.09.2255
2728서건석25.09.2233
2727서건석25.09.2133
2726서건석25.09.2041
2725서건석25.09.1929
2724서건석25.09.1881
2723서건석25.09.1829
2722서건석25.09.1748
2721서건석25.09.1727
2720서건석25.09.1626
2719서건석25.09.1624
2718모하비25.09.1538
2717서건석25.09.1531
2716서건석25.09.1525
2715서건석25.09.1422
2714서건석25.09.1421
2713서건석25.09.1324
2712서건석25.09.1320
2711서건석25.09.1218
2710서건석25.09.1227
2709서건석25.09.1122
2708서건석25.09.1131
2707서건석25.09.1026
2706서건석25.09.1024
2705서건석25.09.0928
2704서건석25.09.0929
2703모하비25.09.0838
2702서건석25.09.0844
2701서건석25.09.0831
2700서건석25.09.0720
2699서건석25.09.0728
2698서건석25.09.0618
화살표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