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ssini(1792-1868) :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  로시니의 음악적 개성은 유쾌한 스타일과 경쾌한 음향에 시원한 리듬이며, 오페라의 줄거리 또한 따뜻한 정감이 넘칩니다. 그 가운데서도 1816년 로마에서 초연해 그의 명성을 확고부동하게 한 <세비야의 이발사>는 로시니 오페라의 최대 걸작으로 24세 때 쓴 작품입니다. 로시니가 자랑하는 관현악법의 생생한 울림과 유창하면서도 발랄한 선율, 그리고 풍자에 찬 줄거리를 멋있게 살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세비야의 이발사 후편)과 쌍벽을 이룹니다. 원작은 프랑스 작가 보마르셰의 풍자희극. 프랑스 작가 보마르셰가 쓴 3부작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죄 많은 어머니>를 각각 그 대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곡 연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세비야의 이발사>의 후편격인 <피가로의 결혼>이 훨씬 앞에 만들어졌고, 전편격인 <세비야의 이발사>는 늦게 작곡되었습니다. 여기서 만물박사라 함은 만능 해결사를 뜻하는 의미입니다.

이 아리아는 오페라의 제1막 제1장에서 이발사 피가로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피가로는 자신이 단지 머리만 깎는 이발사가 아니라 이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문제를 무엇이든 해결해 주는 보배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피가로가 무대에 의기양양하게 등장할 때 사나이로서 그의 패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호탕한 전주가 흘러나옵니다. 여기서 피가로는 때로는 호기 있게, 그리고 때로는 익살맞게 자기 자랑을 펼쳐 놓습니다. 마치 랩을 부르는 것처럼 가사를 빠르게 죽 늘어놓는 부분이 일품입니다.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는 바람기 많은 젊은 귀족 알마비바와 사랑하는 여인 로지나가 결혼에 성공하기까지의 해프닝을 유쾌하게 그린 오페라이며, 내용이 밝고 유머러스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 즉 오페라 부파입니다.

로시니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을 특징으로 한 벨칸토 아리아를 통해 오페라 부파의 음악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콜로라투라의 화려한 기교를 요구하는 여주인공 로지나가 부르는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이나 피가로가 부르는 아리아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 등은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아리아이자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 오페라 부파(Opera buffa) : 희곡 오페라의 한 양식으로, “음악 안에 코미디”, 또는 “음악을 위한 코미디”를 뜻하며, 이 장르는 18세기 초기 나폴리에서 발전하였습니다.   

☞ 벨칸토 : 벨칸토 창법은 윤기 나는 듣기 좋은 소리와 잘 움직일 수 있는 그리고 크고 작은 소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절성을 중요시합니다.

☞ 콜로라투라 : 가장 음이 높고 기술적으로도 가장 까다로운 고난도 가창을 말합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잘 부르는 밤의 여왕 역(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에서의 로지나 역 등은 유명한 콜로라투라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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