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녹화 비화 31) 산림녹화의 파급효과와 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마지막 이야기)

첨부파일(산림녹화 비화 31)

 

산림녹화의 파급효과와 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국의 산림녹화는 100년 이상 전 국토가 황폐한 상태에서 정부와 국민이 민관협동사업으로 이룩한 대과업이다. ‘민초 조림이라는 명칭을 붙일 정도로 온 국민이 단합하여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한 사례이며마을마다 자치적으로 결성되었던 지역공동체인 산림계(山林契)가 규약과 벌칙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산림 보호에 앞장 섬으로서 산림녹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이로써 산림황폐로 한민족의 문화가 말살되고 국가 존폐의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국토를 복원시킨 쾌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산업화는 자연파괴를 동반하지만한국은 오히려 자연환경을 잘 보존한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최근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지구촌에서 환경파괴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산림녹화는 지구환경 살리기 운동지구온난화 방지 운동지구 사막화 방지 운동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이러한 업적은 개발도상국에서 경제발전민주화산림녹화를 모두 달성하고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국가로 칭송을 받는 세계사에 빛나는 20세기의 기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산림녹화는 국내에서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가져왔다토사 유출과 산사태를 방지함으로써 국토를 보존하게 되었고이는 거의 매년 발생하던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여 주곡인 쌀을 자급자족하게 만들었다우거진 숲으로부터 수자원을 확보하여 전국 어디에서나 농업공업도시 용수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거진 숲에서 목재펄프연료바이오에너지 같은 주산물과 밤호두버섯약재산채산양삼 등 부산물을 생산하여 농산촌의 소득을 증대시켜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캠핑숲속 음악회시 낭송대회숲 해설숲 탐방숲길 안내 등 산림문화행사와 등산산림 스포츠산악자전거 타기산림욕산림치유 등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복지국가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성공적인 산림녹화는 국제적으로도 파급효과를 보여주고 있다산림녹화는 한국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를 높였으며각종 국제협력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고 있다. ODA (개발도상국 증여사업으로 44개국 총 1,283명의 외국 임업인을 국내로 초청하여 기술 교육을 실시하였다. 12개 국에 120명의 임업 전문가를 파견하여 해외 임업기술지도와 조림사업을 수행하였는데기술자 파견 대상 국가는 중국몽골인도네시아미얀마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 같은 동남아 국가와 에티오피아아프가니스탄칠레를 포함하고 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사업의 일환으로 31개국에 임업 전문가를 파견하여 개발도상국의 조림 및 양묘 기술 지도를 실시했다또한 AFoCO(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창설하여 ASEAN 국가 10개국몽골카자흐스탄 등에 지역 단위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산림녹화는 국제적으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제일 먼저 미국의 CBS 방송이 한국의 산림녹화를 긍정적으로 보도했다그들은 1977년 봄 세계은행의 IBRD 자금으로 연료림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비리를 캐기 위해 내한했다그러나 마을주민들이 정부의 보조를 받으면서 산림계(山林契)를 결성하여 자발적으로 연료림을 조성하고 있으며국가는 조림 결과를 검목(檢木)제도를 통해 철저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사후 점검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한국의 산림녹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 UN의 FAO(식량농업기구)가 한국의 산림녹화사업 현장을 시찰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1980년 FAO 임업담당관 아놀드(Arnold)박사가 개발도상국 임업인 20명을 인솔하고 내한하여 마을임업(village forestry)의 현장과 영일 지구 사방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결국 1982년 FAO는 방문보고서의 취지문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조림에 성공한 나라는 서독영국뉴질랜드한국이다. (중략이 중에서 한국은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다.”라고 극찬했다그 이후 동남아의 여러 국가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새마을사업과 산림녹화사례를 견학하기 위한 행렬이 줄을 잇게 되었다.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도 한국의 산림녹화에 관심을 표명했다. 1979년 2월 20일 World Watch Institute의 에릭 엑홈(Erik Eckholm) 기자는 제3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농촌 연료 부족 현상을 보도하면서한국은 예외로서 새로운 형태의 마을임업(community forestry)이 탄생하여 농촌 연료를 해결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어서 1985년 7월 7일 신문에서 한국의 산림녹화를 다시 한번 다루었다. “32년 전 한국전쟁이 끝났을 때 전국의 산이 불모지로 변했는데현재 다시 소나무낙엽송밤나무 등을 심어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이는 1973년 시작된 치산녹화10년계획을 6년만에 조기완성한 덕분이다이런 성공적인 배경에는 새마을운동과 연계하여 마을별로 조성된 산림계가 정부의 지침을 따라서 협조했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위와 같은 보도는 정부의 보조로 마을공동체(산림계에 해당)가 규약과 벌칙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연료림을 조성하여 농촌 연료를 해결한 사실을 조명하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 지구정책연구소(Earth Policy Institute)의 Lester R. Brown 소장이 그의 저서 ‘Plan B 2.0: Rescuing a Planet Under Stress and a Civilization in Trouble (문제에 봉착한 현대 문명과 스트레스 받는 지구 살리기)’에서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며.......우리도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한국이 주었다.”라고 적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스타이너(Achim Steiner) 사무총장은 2008년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 자랑거리다.”라고 극찬했다. 2023년 봄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 회의에서 세계의 여러 임업 및 환경 단체장들이 한국의 국토녹화를 극구 칭찬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위와 같이 한국의 산림녹화는 개발도상국에서 성공하여 국제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경우에 해당한다최근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하여 지구촌의 숲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산림녹화는 지구살리기운동의 모범적인 사례이다이에 힘입어 임업인들 사이에서 산림녹화를 세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산림녹화 관련 기록물을 UNESCO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그만큼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사에서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산림정책연구회는 1971년 한국임정(林政)연구회라는 명칭으로 임업 분야에서 한국임학회 다음으로 설립된 민간단체로서 사단법인으로 산림청에 등록되어 있다초대 정재설(鄭在卨회장(전 농림부장관)은 14년간 재임하면서 산림개발법산림개발금고법입목저당법 등을 국회를 통해서 입법 발의하였으며산림보험제도와 임야세 신설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그 밖에 치산녹화 30년사’(1975), ‘화전정리사’(1980), ‘산림행정 20년 발자취’(1989) 등의 주요 저서를 발행하여 산림녹화 역사를 기록으로 남겼다.


2016년 3월에 개최한 산림정책연구회 총회에서 위 등재사업을 추진하자고 결의했으며이어서 산림녹화UNESCO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필자가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추진위원회는 산림청과 지방 산림 관련 기관에서 퇴직한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본부장 4지방 추진위원 30여 명을 위촉하여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산림녹화 관련 기록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지난 9년 동안 1만 건 이상의 기록물을 수집한 후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코드화 작업을 수행했다.


2023년 2월 말 문화재청이 4년간 중단되었던 UNESCO 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재개하면서 산림정책연구회(회장 이경준)는 9,619건의 기록물을 등재대상으로 신청을 완료했다문화재청 산하 세계기록유산한국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8월 산림녹화기록물이 등재대상으로 국내 심사를 최종 통과하게 되었다이어서 영문 번역이 이뤄졌으며, 11월 말 파리에 있는 UNESCO 본부에 신청서가 제출되었다드디어 2025년 4월 10일 UNESCO 집행이사회는 산림녹화 기록물의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을 필두로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직지심체요절조선통신사 같은 조선시대 기록물을 등재시켰다근세에 와서 새마을운동, 4.19학생혁명동학농민혁명 등 총 18건을 등재시켜서 세계에서 5번째그리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기록물을 등재시킨 국가가 되었다국내 기록물은 문화재청이 철저하게 검증을 거쳐 국내 심사를 통과했으며지금까지 신청한 20건의 모든 기록물이 UNESCO 본부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는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온 국민이 합심하여 반세기 동안 진행했던 산림녹화사업은 이제 마무리되어 전국의 산이 금수강산의 옛 모습을 되찾았다이로써 복지국가와 신진국으로 가는 길이 활짝 열렸으며그 동안 많은 나무를 심은 애국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하늘이 울창한 숲으로 보답한 셈이다.

이 책은 산림녹화에 공헌한 많은 분들 중에서 필자가 직접 본인 혹은 그 후손을 면담했거나 문헌을 통해 알게 된 사회 인사들을 대상으로 에피소드 형태로 소개하였다그 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행정업무를 담당했거나 꾸준히 나무를 심었던 많은 산림공무원독림가학생회사원일반 시민현역군인현장에서 나무를 직접 심으면서 구슬땀을 흘렸던 농촌 주민들의 애환과 희생정신을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산림녹화에 일생을 바치신 분들과 일찍 타계하신 임업인의 영령 앞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한다이 숨은 이야기들이 과거의 황폐한 산림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미래를 살아가면서 숲과 자연환경을 지키는 데 좋은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


사진 31-1. 성공적인 삼나무 조림지(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40년생. 2009년 촬영)

사진 31-2. 몽골 그린벨트조림사업 룬섬지역의 조림성공지 (2009. 6. 15)

사진 31-3. 산림녹화UNESCO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 초기 모습 (산림정책연구회 사무실, 2016)

사진 31-4. 국회의원 회관에서 황주홍 농림분과위원장을 모시고 UNESCO등재 국회심포지엄 개최. (2018. 11. 8.)

사진 31-5. 산림녹화 기록물 1만 건 수집 (뒤 책장의 서류함 내)과 이경준 등재추진위원장. 2024. 2.

사진 31-6. 원주사방관리소가 작성한 사방시설대장 (1953)

사진 31-7. 충북 괴산군 5개리 산림계가 보관 중인 군유임야위탁관리계약 체결서 (1971. 7. 15. 작성)


사진 31-1 성공적인  삼나무 조림지(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40년생. 2009년 촬영).JPG사진 31-2. 몽골 그린벨트조림사업  룬섬지역의 조림성공지 (2009. 6. 15).JPG사진 31-3. 산림녹화UNESCO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 초기 모습 (산림정책연구회 사무실, 2016년).JPG사진 31-4. 국회의원 회관에서 황주홍 농림분과위원장을 모시고 UNESCO등재 국회심포지엄 개최. (2018. 11. 8.).JPG사진 31-6. 원주사방관리소가 작성한 사방시설대장 (1953년).JPG사진 31-7. 충북 괴산군 5개리산림계가 보관 중인  군유임야위탁관리계약 체결서 (1971. 7. 15. 작성).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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