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ymphony No. 2 Op. 17 ‘Little Russia’ (353)
- 서건석
- 2025.05.12 05:11
-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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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53)
353
♣ Tchaikovsky / Symphony No. 2 Op. 17 ‘Little Russia’
♬ 1856년 러시아의 패배로 막을 내린 크림 전쟁을 계기로 1860년대 러시아는 개혁에 대한 요구가 한꺼번에 분출하게 됩니다. 이 무렵 러시아 음악계에는 이미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던 절대음악의 정점으로서의 교향곡에 대한 욕구가 일제히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악파 5인조의 결성과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설립은 그러한 욕구의 소산이었다고 보면 맞습니다. 안톤 루빈스타인이 그런 의미에서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1기생으로 은상을 타고 졸업한 차이콥스키에게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안톤 루빈스타인을 존경하고 또 그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지만, 동시에 그 한계를 알고 새로운 길을 열어 가려는 세대에 속해 있었습니다.
이 당시 젊은 차이코프스키는 민요 선율을 활용하는 것이 러시아 교향곡의 최우선 조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국민악파와 마찬가지로 주제의 선율을 민요 그 자체에서 추구했지만, 완결된 내용을 가지는 기존의 민요 선율에서는 음악적 표현이 한정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민요의 이디엄을 활용하되 폭넓은 표현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창작 주제를 꾸준히 탐색해 나갔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1888년 콘스탄틴 대공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향곡의 작곡 기법에서는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는 음악에 대한 형식을 파악하고 조작하는 하는 것에 대해 나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때문에 평생 괴로워했다. 나는 이 선천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형식에 있어 진정으로 완전한 것을 만들지 못한 채 무덤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나의 작품은 항상 군더더기로 가득한데, 유식한 사람이 보면 금방 알아채겠지만, 나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러한 언급은 그의 음악의 근본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적 센티멘털리즘의 넘쳐흐르는 선율로 섬세한 슬픈 감정으로부터 격정의 분출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음색을 통해 고전적인 형식으로 숨겨진 표제성을 연출하였습니다. 그렇게 교향곡에 깊이를 더해 갔는데 그것이 그의 가장 큰 매력이자 결함이기도 하였습니다.
전반기 세 곡의 교향곡 중 기교적으로 가장 앞선 교향곡 제2번은 〈소러시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옛 명칭이지요. 차이코프스키의 전기 교향곡 3곡 중 기교적으로 가장 앞선 교향곡 2번은 ‘소러시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호가 붙은 그의 교향곡 1~6번 중에서 그 자신이 표제를 붙인 곡은 1번 ‘겨울날의 백일몽’과 6번 ‘비창’뿐입니다. 2번 ‘소러시아’와 3번 ‘폴란드’는 통칭 또는 애칭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학생 시절부터 여름방학은 종종 누이동생 알렉산드라의 시댁인 우크라이나 카멘카의 다비도프의 집에서 보내곤 했는데, 그때 인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우크라이나의 민요와 친숙해졌습니다. 이 교향곡 1악장과 4악장에서 우크라이나 민요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데, 차이콥스키의 친구이자 음악평론가인 니콜라이 카시킨이 ‘소아시아’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민요 탓에 분위기는 좀 가볍지만 연주 효과는 탁월한 곡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민족은 유전자 특징과 언어에 공통점이 많습니다. 이 곡에 사용된 우크라이나 민요도 러시아 민요와 구분하기 힘듭니다. 우크라이나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는 혈족과 같고 지금도 러시아 각계, 특히 문화예술계에는 이곳 출신이 많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이 초기 작품에 국민주의적 색채가 짙으며, 세 곡의 우크라이나 민요를 작품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애국주의적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초고 이후 2번의 수정을 거쳤지만, 초연부터 성공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곳곳에 나타나며 러시아적 센티멘털리즘이 넘쳐흐르는 선율은, 섬세한 슬픔의 감정으로부터 격정의 분출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음향과 음색을 통하여, 고전적 형식 전개 아래에 숨겨진 표제성을 연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그의 교향곡에 깊이를 더했음에는 틀림없습니다.
전기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한 이 <교향곡 제2번>은 ‘소러시아’ 지방의 민요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습니다. 곡의 1악장과 4악장에는 소러시아의 민요가 사용된 한편, 제2악장의 행진곡은 차이콥스키가 1869년에 작곡한 오페라 <운디나>에서 소재를 얻은 것으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과 극적 음악에 있어 창작상의 분명한 구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답게 교향곡 제1번과 마찬가지로 국민주의적인 색채가 농후하며, 교향곡 제4번을 작곡한 후에 손질했기 때문에 기교적으로는 오히려 한 걸음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변주곡에 가까운 형식으로 꾸며놓은 마지막 악장에서는 그의 자유로운 형식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1872년 10월 작곡되어 러시아 음악협회 모스크바지부에 헌정되었습니다. 초연은 1873년 2월 모스크바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이루어졌으며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제4번 작곡을 마친 후 교향곡 제2번의 초고를 개정하여 발표했습니다. 그 후 두 번째 교정본에서는 전혀 새로운 제1 주제를 더함으로써 양자의 대비를 근간으로 한 형식을 전곡에 부각시켰습니다. 오늘날에는 주로 제2고 악보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제1악장 Andante sostenuto-Allegro vivo. 서주에서 호른이 러시아 민요 ‘어머니 볼가 강을 따라 내려가며’를 우크라이나풍으로 유연하게 연주한 후 관악으로 이어집니다. 이어 현의 하강 음형과 목관을 따라갑니다. 활발한 제1 주제가 클라리넷으로 제시되고 화려하게 싱커페이션으로 고조됩니다. 제2 주제는 클라리넷에 이어 호른이 받은 후 절정에 이르러 조용히 끝납니다.
제2악장 Andantino marziale, quasi moderato. 그의 오페라 〈운디네〉 중 결혼식 행진곡을 차용하였습니다. 팀파니의 연타 속에 느린 행진곡 리듬 위로 클라리넷이 주제를 노래하고 바이올린이 이어집니다. 목관 합주로 ‘돌려라, 물레 잣는 내 여인이여’의 민요 선율을 연주하고 코다에서 팀파니 리듬이 이어지면서 이전의 주제들이 단편적으로 나오면서 사라져가듯이 조용히 끝납니다.
제3악장 Scherzo. Allegro molto vivace. 현의 스타카토가 생동감 있게 악상을 전개한 후, 목관의 싱커페이션을 동반한 주제가 등장하고 반음계적 음형이 중심이 됩니다. 트리오의 요소를 혼합한 코다가 있고 마지막 목관 합주에서 호른과 트럼펫으로 이어지며 강렬하게 끝을 맺습니다.
제4악장 Finale. Moderato assai-Allegro vivo. 모든 악기가 서주를 노래하고 팀파니의 강타 후 조용히 바이올린이 주제를 연주합니다. 이 주제는 우크라이나의 민요 ‘백학’으로 여러 악기가 각종 변형과 장식으로 발전하여 팀파니가 가세하면서 절정에 이르러 마무리됩니다. 이어 대조적인 부드러운 제2 주제가 나오고 다시 현에 의한 춤곡풍의 연주가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제2 주제는 짧게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프레스토 종결부로 이어지면서 웅장한 합주로 곡을 마칩니다.
Gene Moon(cond)
Cumberland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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