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Serenade for Strings Op. 48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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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351)

 

351

 

Tchaikovsky / Serenade for Strings Op. 48

 


클래식 음악에도 특별하게 사랑의 장르가 있어요. 이름하여 세레나데라고 하는데, ‘세레나데는 이탈리아어로 저녁을 뜻하는 ‘sera’옥외에서라는 뜻의 ‘al sereno’에 어원을 둔 기악곡과 성악곡 모두에게 적용되는 음악 양식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세레나데는 어두운 밤에 한 남성이 사랑하는 여인의 집 창문 앞에서 사랑을 호소하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노래인데, 시대가 흘러 점차 가사가 없는 관현악 작품에서도 세레나데라는 장르가 생겨나서, ‘사랑을 주제로 한 우아하고 로맨틱한 멜로디의 선율은 노래로 부르는 세레나데와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악곡에서는 세레나데를 소야곡’(小夜曲)이라고 번역해서 저녁의 음악으로 부르기도 했고, 비슷한 기악곡의 장르로는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야상곡’(Notturno)이 있습니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차이코프스키 외에도 모차르트, 엘가, 드보르자크 등 여러 작곡가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작품은 세레나데의 장르적 이미지 때문에 종종 과소 평가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차이코프스키의 가장 뛰어난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며 그가 각별히 아끼고 자랑스러워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러시아적 우수와 정한(情恨)의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차이콥스키가 남긴 가장 밝고 쾌적한 관현악곡으로서 그의 작품세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자주 서구 유럽을 방문한 차이코프스키는 바로크의 모음곡 양식과 고전주의 음악의 간결하고 명쾌한 음악 기법에 심취하였습니다. 특히 이 작품을 쓸 무렵 모차르트에 대해 애정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애착으로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뮤직을 모델로 하여 세레나데를 피아노곡으로 작곡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현악 합주용으로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한 색채로 편곡하였습니다. 당시 향토색이 짙은 다른 러시아 작곡가와 달리 차이콥스키는 자신만의 서유럽 악풍과 슬라브적인 분위기가 잘 섞인 뛰어난 작곡기법으로 다양한 정서를 살렸고 형식과 하모니가 훌륭하게 구축된 고전미 넘친 작품을 남기게 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고전파 형식의 접근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현악만의 순수한 형식미와 균형미가 잘 나타난 작품으로 차이콥스키의 작품 중 가장 서유럽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곡은 서정적이고 우아한 선율이 담긴 전형적인 세레나데 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은인이자 모스크바 음악원장인 니콜라이 루빈스타인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극찬하였습니다. 성격상 그의 음악에는 항상 깊은 애수와 어두운 면이 감돌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진중한 선율과 깊고 서정적인 분위기는 그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몽상적이고 서정적인 정열을 겸해 극히 세련되었고 비교적 러시아적 체취가 적어 그의 서구적 일면을 대표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1022일 폰 메크 부인에게 쓴 편지에서 이 작품은 내면적 충동에 의해 작곡한 만큼,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느끼는 작품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작곡된 표제 음악 서곡 ‘1812외면적 효과를 노리고 작곡한 것과 대비되게 이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곡의 균형을 이루어 고전음악의 형식미를 살린 내면적 충동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얼굴도 모르는 폰 메크부인에게 쓴 편지에서 이 작품은 내면적 충동에 의해 작곡한 만큼, 진심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감성들을 모두 갖고 있고,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느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들은 총 1,204통의 방대한 양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했지요. 차이콥스키가 느꼈던 정신적 사랑이 그녀를 위한 세레나데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작품은 콘스탄틴 알브레히트(Konstantin Albrecht, 1836~1893)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에게 헌정되었으며 초연은 18801215일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졌지만, 공식적으로는 18811030일 나프라브니크(Eduard Napravnik, 1839~1916)의 지휘로 페테르부르크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이 곡을 작곡한 배경에는 모차르트에 대한 애착이 동기 부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이후에 작곡한 모차르티아나가 아마도 대표적이겠지만, 이 작품 역시도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작품의 1악장은 소나티네 형식의 소품이라고 적혀 있는데, 모차르트의 스타일을 모방한 것을 보여줍니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차르트에 대한 숭배와 존경은 그의 양식을 의식적으로 모방하게 하였다. 그의 표본에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 된다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곡은 서주의 느린 도입과 고전의 소나티나의 형식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작곡가는 명쾌하고 간결함 위에 작곡가의 개성을 색칠했습니다. “항상 확실하게 강조하여”(sempre marcatissimo)로 표기되어 있는 안단테의 서주는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더블-스톱핑으로 연주합니다. 이 서주는 마지막 악장 코다에서 다시 나오면서 전체 작품을 하나로 묶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특히 러시아적 선율을 곳곳에 사용하고 있는데, 마지막 악장은 러시아 주제에 의한 것으로 민요 목장에는이나 푸른 사과나무 아래서가 사용되었습니다.

 

실제로 차이코프스키는 모차르트를 깊이 존경하고 흠모했는데, 이것은 그런 그가 모차르트 시대의 양식을 의식적으로 모방하여쓴 곡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모차르트 사랑은 아주 유별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모차르트는 바흐, 베토벤, 바그너, 브람스조차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대한 작곡가였습니다. 그런 그의 모차르트를 향한 마음은 거의 종교적 숭배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이는데, 한 번은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모차르트는 너무나 천사와 같은 존재, 아이처럼 순수한 존재였다. 그의 음악에는 도달할 수 없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맺혀 있어서 예수처럼 숨 쉬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모차르트일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에서 음악적 아름다움이 도달할 수 있는 완벽함의 최정상 꼭대기에 이르게 된다는 게 내 절대적인 확신이다. 누구도 모차르트만큼 나로 하여금 그토록 흐느끼게 할 힘이 없으며 우리가 진심으로 이상향이라 부를 수 있는 바에 내 자신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황홀해서 몸을 떨게 할 힘조차 없게 된다.”

 

장중한 주제로 시작되는 제1악장 모두에서 청중들은 이미 이 음악의 엄청난 마력에 흡인될 겁니다. 4악장 구성이고 유명한 제2악장 왈츠, 차이코프스키다운 우수를 느끼게 하는 제3악장 엘레지, <러시아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들어있는 제4악장 등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지녀 듣는 이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실내악입니다.

 

왈츠는 차이코프스키에게 특별합니다. 그의 교향곡에서 왈츠 악장을 사용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데 교향곡 53악장이 대표적이며, 가곡에서도 왈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역시 작곡가의 왈츠 사랑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이 2악장은 단독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1 바이올린으로 우아한 왈츠 선율이 나오며 점차 화려해집니다. 왈츠 악장의 전체 선율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하고 또 어디서 들어봤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친숙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독특한 감성(센티멘털리즘)에 세련미와 우아함과 화려함이 어우러진 악장으로 2악장만을 연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입니다.





Paavo Järvi(cond), NDR Elbphilharmonie Orch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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