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230) : 춘설(春雪) /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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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230)

 

 

춘설(春雪) /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웅숭그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 순 돋고

옴찍 아니하던 고기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정지용의 춘설(春雪)’이란 위의 시를 혹시 읽어본 적이 있는지요? 요즘 절기의 분위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올립니다. 1930년대에 어떻게 이렇게 시각적, 촉각적 이미지를 살려서 이런 낭만적 서정시를 쓸 수 있었으니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시어에 대한 감각적 표현의 구사력은 가히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이 시를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면 그건 바로 시각적, 촉각적 이미지를 살린 뛰어난 표현 기교 때문입니다. 이 시는 보다시피 이른 봄 아침에 눈 쌓인 먼 산을 바라보며, 이미 찾아와 약동하는 봄의 생명력을 그리고 있습니다. 봄을 맞아 설레는 시인의 감정이 역설적 표현과 감각적 이미지의 사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지막 연 가운데 역설적 표현에 해당하는 부분 중, ‘핫옷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뜻을 알고 있는지요. ‘핫옷은 따뜻한 솜을 넣어 만든 겨울철 한복을 말합니다. ()

 

 

선뜻은 이른 봄에 내린 눈을 보고 놀란 표현입니다. ‘먼 산이 이마에 차라라는 눈 덮인 먼 산의 차가움이 이마에 와닿는 듯한 느낌으로 공감각적 표현입니다. ‘우수절은 계절적 배경으로 시절이 이른 봄임을 알게 합니다. ‘초하루 아침은 시간적 배경입니다. ‘새삼스레는 봄에 눈이 내린 낯선 풍경에 대한 느낌입니다.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는 눈 덮여 빛나는 산봉우리와 그로부터 느껴지는 차가움을 공감각적으로 이미지로 표현하였습니다. 4얼음 금 가고 ~ 향기로워라에서는 성큼 다가온 봄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흰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는 공감적 표현이며, ‘옹송그리고 살아난 양이는 봄의 만물이 꿈틀거리는 모습입니다. ‘아아 꿈같기에 설워라는 추운 겨울을 지나 생동감 있는 봄을 맞이한 것이 낯설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움츠리고 있었던 겨우살이를 되돌아보니 서러움이 느껴진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습니다. 6미나리 ~ 오물거리는에서는 봄의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옴짓 아니움직이지 않던입니다. 7꽃 피기 전 ~ 춥고 싶어라는 겨울옷을 벗고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느껴집니다.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은 춘설로 이른 봄에 느껴지는 늦겨울 추위입니다.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는 솜옷인 겨울옷을 벗고 봄의 기운을 마음껏 느끼고 싶은 심정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도 있고, 겨울이 가는 것에 대해 아쉬운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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