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Cello Son. No. 1 Op. 38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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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48)

 

 

 

248

 

Brahms / Cello Son. No. 1 Op. 38

 


요하네스 브람스를 가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작곡가라고 하지요. 특히 실내악 분야가 그런 의미에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 브람스 특유의 쓸쓸한 느낌, 그런 가운데 농익은 서정이 작은 편성의 기악 앙상블에서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첼로는 브람스가 남달리 사랑했던 악기였습니다. 과묵하고 신중했던 그의 내성적인 성격과 첼로의 낮고 과묵하면서 부드러운 음색을 생각한다면 그가 왜 첼로를 좋아했는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겠지요. 그가 클라리넷이나 호른과 같은 관악기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첼로를 위한 소나타로 두 곡을 남기고 있지만 자신의 교향곡이나 협주곡 등 다른 관현악 작품에서도 곡이 의도하는 뉘앙스를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첼로가 빈번히 등장하게 됩니다. 교향곡 제2번의 제1악장이나 교향곡 제4번 제2악장의 은은하고 심오한 주제는 첼로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제3악장의 느린 악장에서 보이는 독주 첼로의 활약은 마치 첼로 협주곡을 듣는 느낌을 줍니다.

 

그는 말년의 어느 날 드보르자크가 발표한 <첼로 협주곡>을 처음 듣고 이런 첼로 협주곡이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왜 나는 생각하지 못했단 말인가? 이전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면 나 자신이 첼로 협주곡을 작곡 하였을 텐데.”라며 한탄하였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두 곡의 <첼로 소나타> 사이에는 무려 21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이 있지만 두 곡 사이에는 어떤 음악적인 성숙도의 격차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곡 모두 브람스의 음악 세계가 갖는 특성을 잘 함축하고 있어 그만의 짙은 개성이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왠지 쉽게 근접하기 어려운 브람스 음악의 본령에서 뿜어져 나오는 몽환적이고 모호한 갈색의 파스텔화 같은 선율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음악이기에는 너무도 아깝습니다. 그의 내면세계는 타오르는 열정을 속으로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상태였습니다. 마치 이 열정을 발산하기에는 실내악이란 형식이 더 적합하다고 스스로 판단하였던 것처럼 여러 실내악곡에서 이러한 그의 열정이 묻어납니다.

 

특히 그가 작곡한 두 곡의 <첼로 소나타>는 듣는 이의 모든 감성을 다해 음악에 몰입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진정으로 자신의 음악 세계에 젖어오는 이들에게만 향취가 높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성향이 강합니다. 마치 칡뿌리를 씹을 때 처음에는 껄끄럽고 떫기만 하지만 씹을수록 은은한 향과 맛에 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첼로 소나타 제1>은 슈만의 미망인 클라라가 기거하고 있던 리히덴탈의 별장에서 구상하였습니다. 슈만이 라인강에 투신한 후 정신병원에서의 오랜 투병 끝에 쓸쓸하게 최후를 마치자 당시 유명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하였던 클라라는 한적한 전원도시에 거처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많은 음악인들과 교류를 하면서 음악회를 열어 이들을 후원하기도 하면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서른세 살의 젊은 브람스는 독일 레퀴엠을 완성한 후 이곳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첼로 소나타를 구상하게 되고 가을에 빈으로 돌아와 이 곡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곡은 전 악장이 단조로 되어 있고 첼로는 피아노보다 낮은 음색으로 일관하고 있어 극히 중후하고 어두운 정취가 감돕니다. <첼로 소나타 제2>은 그가 창작열이 가장 원숙해진 쉰세 살의 나이에 완성하였습니다. <첼로 소나타 제2>은 제1번에 비해 규모가 훨씬 깊어지고 음악적인 세련미도 한층 더해졌습니다.

 

이 시기 그가 심혈을 쏟아 작곡에 열중했던 실내악곡들은 모두 깊이를 더한 심오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바이올린 소나타 제2>, <바이올린 소나타 제3> 등도 작곡하였는데 이른바 브람스 3대 소나타는 모두 이때 작곡한 것입니다.

 

저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두 곡은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작품들과 함께 자주 듣습니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두 곡이 자주 연주되는 것은 첼로 소나타 작품이 적기 때문만은 아니고 명실공히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이기 때문입니다.

 

<첼로 소나타 제1>의 느낌은 쓸쓸한 북유럽적인 정취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악장이 단조인 것에서도 그것이 느껴집니다. 굵직하고 화려한 첼로 소리의 장점을 충분히 잘 살린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정적이며 너무나도 열정적인 곡입니다. 첼로는 고음역으로 올라가지 않고, 항상 피아노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 깊은 울림을 가지고 있어서 중후하고 입체적으로 들립니다. 그리고 각 각의 악장은 대위법을 각 부분에서 아주 기묘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중후하면서도 입체적인 곡입니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에 스치는 늦가을, 브람스의 첼로 선율이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그러나 브람스의 불타는 열정은 음악을 사랑하는 아픈 이들에게 마음의 치유를 주는 만병통치약이기도 합니다 





Miklos Perenyi(vc), Andras Schif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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