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Symphony No. 3 Op. 90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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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46)

 

 

 246

 

Brahms / Symphony No. 3 Op. 90

 

브람스는 평생 4개의 교향곡만을 작곡하였지만 각기 개성이 뚜렷하여 그만의 걸작들을 탄생시켰습니다. 교향곡 제3번은 그 구성과 표현이 비교적 간결하고 각 악장의 주제 선율들이 뚜렷하며 불필요한 요소가 없어 그 스스로 작은 교향곡이라 불렀습니다. 초연을 지휘한 한스 리히터는 이 작품을 브람스의 교향곡 에로이카라고 칭하였는데, 다른 작품에 비해 극히 남성적인 이 곡의 특성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베토벤처럼 초인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영웅이 아닌 강한 의지의 고독한 인간으로서의 영웅을 그리고 있어 서정적이고 고고하기만 합니다. 음악학자 나겔은 이 곡이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독백적이고 순수하다고 하였습니다. 베토벤 이후 어느 교향곡보다 이 곡은 각 악장마다 선율을 서정적으로 신선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있어 많은 호평을 받게 되고, 브람스를 유럽 최고의 작곡가로서 명성을 얻게 해줍니다.

 

<2번 교향곡>이 그랬던 것처럼 피서지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역시 브람스로서는 짧은 기간 안에 완성하였습니다. 가곡을 많이 작곡하던 시기의 작품으로 노래와 같은 아름다운 선율이 가득한 것이 특징입니다. <교향곡 제3>1883년 비스바덴으로 여름휴가를 갔을 때 작곡을 시작한 후 그해 10월 빈에 돌아와 완성하게 됩니다. 당시 50세에 접어든 브람스가 예년과 같이 피서지가 아닌 비스바덴에 머물게 된 것은 젊고 매력적이면서 지적인 알토가수 헬미네 쉬퍼스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독일 가곡, 특히 브람스 가곡에 대해 깊은 공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브람스의 인품을 알게 되면서 한층 더 깊은 애정으로 그의 가곡을 접하게 됩니다.

 

브람스는 그녀와 행복에 젖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그녀에 대한 그만의 사랑은 새로운 교향곡을 쓰도록 자극하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이 작품은 4개월 만에 완성하게 됩니다. 브람스는 비스바덴의 고요한 숲속에서 산책하면서 악상을 떠올리며 이 작품에 사랑의 열정적인 기쁨과 동경의 꿈을 빚어 넣었습니다. 작품이 완성되자 브람스는 곧 피아노 연탄용으로 편곡하여 11월에 직접 연주하기도 하였으며, 교향곡으로서는 1883122, 빈에서 한스 리히터의 지휘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그 첫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곡에는 브람스가 당시 슈피스에게 느꼈던 연애 감정이 반영된 듯 밝은 기운과 감상적인 면모가 느껴집니다. 또한 그는 이 곡을 작곡하는 동안 비스바덴의 숲을 산책하기를 즐겼다고 하는데, 그로 인한 목가적인 느낌도 짙습니다. 또한 이 곡에는 가곡적인 요소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 이후에 브람스가 가곡을 많이 작곡하였으며 그 상당수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사로 삼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그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브람스의 모든 교향곡 중 구성 면에서 명쾌하고 간명한 특성을 보이며, 알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주제를 논리적으로 빈틈없이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이 간결한 주제는 매우 밀도 높게 전개되며 구성 역시 매우 명확하면서도 견실합니다. 길이 역시 짧아서, 브람스가 작곡한 네 개의 교향곡 중 가장 짧은 연주시간(35)을 가집니다. 편성 또한 앞선 두 교향곡과 같이 기본적인 2관 편성과 다섯 부의 현악기군, 타악기로 이루어진 크지 않은 규모의 편성입니다.

 

‘Goodbye again’은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필립(앤소니 퍼킨스)은 바람둥이 애인 로제(이브 몽땅)가 있는 15살 연상의 여인 폴라(잉그리드 버그만)를 음악회에 초대하면서 원제이기도 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며 첫 데이트를 청하지요. 이 영화의 주제는 연상의 여인에 대한 사랑입니다. 마치 브람스가 클라라를 사랑한 것처럼. 교향곡 제3번의 제3악장은 비가 내리는 초가을의 파리가 무대인 이 영화에 너무도 어울리게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와 영화 속 그 장면이 오랫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게 됩니다.

 

다시 이 주제는 실의에 빠진 필립이 들른 재즈바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시는데 그곳의 여가수(다이앤 캐롤)에 의해 재즈로 불립니다.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이지만 아무 의미도 없지요. 사랑은 노래하기 위한 말에 지나지 않지요.” 그리움과 애수가 깃든 멜로디가 풍성한 하모니에 싸여 필립의 상심과 고독마저 전염돼 오는 듯합니다.

 

1악장 Allegro con brio. 서주는 관악기에 의한 강렬한 상승 화음으로 시작하면서 현악기가 뒤따르게 됩니다. 3음계는 F-Ab-F인데 독일어로 ‘Frei aber frohl(자유롭게 그러나 즐겁게)’의 머리글자로 브람스가 젊은 시절 즐겨 외치던 말이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고조되면서 거대하고 진한 유화를 그리듯 클라이맥스에서는 강렬하고 정열적인 선율이 영웅적 주제로 느껴집니다. 14살 연상의 클라라를 향한 사랑의 감정과는 또 다르게 격정적으로 쉬퍼스에 대한 그의 감정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con brio(생기있게)’가 지시하듯 화려하고 활기에 넘치지만 단조의 색조가 짙어 적적하고 왠지 쓸쓸한 느낌이 감돕니다.

 

2악장 Andante. 목가적 서정과 고독이 묻어나는 악장입니다. 격정적이었던 브람스 자신의 마음을 쓸어내려고 하지만 감정은 그리 쉽게 가라앉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선율이 클라리넷과 바순에 의해 표현되고 이를 현악으로 브람스 특유의 낭만적인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요 주제가 특히 선율적입니다.

 

3악장 Poco Allegretto. 첼로의 선율이 가을처럼 우수에 차면서 감미롭고 서정적으로 흘러나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며 낭만의 극치를 이룹니다. 이어 바이올린과 목관에 의해 그 감정은 더욱 골이 깊어집니다. 브람스는 마저 못다한 지난날의 추억을 쓸쓸히 독백처럼 이야기하며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애수가 담긴 아름다운 멜로디가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이 곡과 함께 클라라에게 보낸 헌사에서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고, 나는 당신에게 천만 번의 인사를 보냅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영화로 만들어질 때 이 곡의 3악장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큰 사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알레그레토보다 약간(poco) 빠른 포코 알레그레토의 템포로 약 6분간 이어지는 c단조 악장입니다. 애수 어린 12마디 주제 선율이 3박자의 왈츠풍 리듬을 타고 전반부와 후반부에 세 번씩 반복되지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을 달콤쌉싸름한 선율을 첼로가 먼저 연주하면 바이올린이 한 옥타브 높게 이어받은 후 플루트와 오보에, 호른이 함께 노래합니다. A플랫 장조의 중간부를 거쳐 다시 c단조로 호른과 오보에가 독주로 주제 선율을 연주한 후 제1 바이올린의 합주로 마무리됩니다. 어떤 악기의 음색이 가을의 감성과 가장 잘 맞는지 비교하며 들어봐도 좋을 듯싶습니다.

 

4악장 Allegro. 더욱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면서 서주가 시작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폭풍우 뒤 맑게 갠 가을하늘의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풍요로운 모습을 되찾습니다. 마지막에는 1악장의 제1 주제가 나타나며, 격렬하고 힘찬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2악장에서 지난날의 회상을 나타내고 3악장에서 동경 내지 향수를 보여준 브람스는 마지막 악장에서 힘찬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젠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마음의 안정을 찾은 듯 격렬했던 주제는 먼 추억처럼 어렴풋이 간간이 들리면서 고요하게 사라지고 곱게 물드는 노을을 바라보듯 조용히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Alan Gilbert(cond), NDR Elbphilharmonie Orch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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