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hms / Symphony No. 1 Op. 68 (244)
- 서건석
- 2025.01.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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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44)
244
♣ Brahms / Symphony No. 1 Op. 68
♬ ‘거인의 발자국 소리를 등 뒤에서 들으며…’ 브람스의 교향곡 1번 원본의 한구석에는 이러한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합니다. 거인은 다름 아닌 그가 가장 존경하는 베토벤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는 베토벤을 능가하는 교향곡을 작곡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항상 억눌려 있었습니다.
브람스가 이 곡을 내놓은 1876년의 독일 음악계는 바그너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때로 이미 슈만은 죽은 지 20년이나 지난 뒤였고,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이 초연되기 위해서는 아직 4년을 더 기다려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후기 낭만파의 한 가운데에서 고전파 음악의 이상을 지키면서 당대의 교향곡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견고한 구성과 내용 면에서도 브람스 고유의 서정적이고, 중후한 감정을 담고 있는 그의 교향곡들은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중 교향곡 1번은 ‘고뇌를 극복하고 환희의 세계로’라는 의미처럼 그의 나머지 세 교향곡과는 달리 베토벤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람스가 그려내는 인생사의 괴로움과 기쁨, 투쟁과 승리는 베토벤의 영웅적이고 개방적인 면모와는 달리 보다 무겁고 어두운 면이 있으면서도 가슴에 품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려한 악상보다는 논리적인 형식미가 강조되어 있는 교향곡 1번의 아름다움은 바로 탄탄한 구조와 형식미에 있습니다. 브람스 특유의 무겁고 어두운 오케스트레이션 때문에 당대의 작품으로는 상대적으로 색채효과가 억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색채효과가 억제되어 있다는 것이 반드시 화려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의 진정한 멋은 절제된 색상으로 화려한 음향을 만들어 내는 데 있는 것입니다. 곡의 근본은 회색빛 흑백사진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채색화나 칼라사진의 화려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흑백사진이 진정한 예술적 우위를 가지고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기 위해서는 미묘한 빛의 조탁과 잘 짜인 구도가 더욱 요구되듯 이 곡은 탁월한 형식미, 절묘한 음색의 대비, 질서정연한 오케스트라의 균형 등이 마치 우아한 태피스트리처럼 잘 짜여 있습니다.
브람스는 22살이던 해 고향인 함부르크에서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을 듣고 감격해 교향곡을 쓰기로 작정했다고 합니다. 그 후 만들기 시작한 것이 서주가 빠진 지금의 1악장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여러 차례 완성이 미루어지다 훗날 바덴바덴 근처에서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그의 나이 43세가 되던 해로 착상부터 완성까지 21년이나 걸렸습니다. 브람스가 얼마나 교향곡 1번의 작곡에 신중했는가를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시 곡을 들은 명지휘자 한스 폰 뵐로우는 “우리는 드디어 대망의 제10번 교향곡을 얻었다.”라고 격찬하였습니다. 베토벤의 아홉 개 교향곡으로 시작된 ‘독일 교향곡 전통’에 매우 충실한 작품으로 ‘10번 교향곡’이라는, 브람스로서는 반갑지 않을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실은 교향곡 1번의 진가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당시 독일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 장르인 표제적 교향곡 등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고전주의의 대표적 장르인 교향곡으로 전통의 맥을 이은 것이 브람스였습니다. 독일 전통 클래식을 잇고자 한 점에서 또한 베토벤 이후 교향곡의 물고를 텄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 작품에서는 베토벤의 인상이 강하게 보입니다. 1악장에 등장하는 호른 주제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의 주제와 닮아 있고, 4악장에서 C장조로 바뀌는 부분은 〈합창 교향곡〉의 ‘환희의 주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둠에서 광명으로’라는 느낌 때문에 더욱 베토벤의 영향이 드러납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곡에 대해 지나치게 베토벤을 의식해서 브람스다운 모습이 없다고 평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브람스의 다른 작품들에서 서정적이라는 인상을 흔하게 받는 것에 비해 이 곡에는 형식과 스케일의 강조가 더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브람스적인 장중함과 엄숙함은 물론, 건축적인 형식미와 논리적 전개에 더해진 브람스만의 우수에 젖은 분위기는 브람스 특유의 인상을 보여줍니다.
교향곡 1번은 ‘어둠에서 광명에로’라는 투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나머지 세 교향곡과는 달리 베토벤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람스가 그려내는 인생사의 괴로움과 기쁨, 투쟁과 승리는 베토벤의 영웅적이고 개방적인 면모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보다 무겁고 어두운 면이 있는가 하면 비극과 승리의 순간에도 인간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베토벤의 교향곡과는 다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람스의 음악에서는 바흐나 베토벤이 종종 보여줬던 유머나 익살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브람스 스스로도 “나는 우울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듯이 그의 음악은 침울하고 내향적입니다. 베토벤에 비하자면 보다 선율적인 성격이 두드러지면서, 그 선율 속에는 슬라브적이고 집시적인 감성이 아련하게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때로 헝가리풍의 흙냄새 나는 리듬이 육박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람스는 그 모든 것들을 ‘엄격한 독일적 형식’ 속으로 귀납시키지요. 그렇게 고전적 형식미를 포기하지 않았던 태도 때문에 낭만주의 시대를 살면서도 고전주의를 지향했다는 평가가 내려졌을 겁니다.
Paavo Järvi(cond), Orchestre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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