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 Kreisleriana Op. 16 (227)
- 서건석
- 2025.01.06 05:56
-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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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27)
227
♣ Schumann / Kreisleriana Op. 16
♬ 슈만만큼 음악사에서 독특한 생을 살다가 간 작곡가도 드물 겁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낭만 시대를 앞서 나가며 음악사의 방향을 바꾼 독특한 세계입니다. 이 작품은 슈만이 가장 창작 절정기에 있을 시기에 작곡된 슈만을 대표하는 피아노 독주곡입니다. 슈만은 1830년대에 피아노 솔로를 위한 작품만을 집중해서 작곡하게 되는데, 이 시기는 클라라(Clara Schumann, 1833~1896)를 향한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애타는 심정을 자신의 피아노 작품에 쏟아 넣은 시기로 슈만 일생 중 가장 최고의 작품을 작곡한 시기로 평가됩니다.
피아노 변주곡의 세계에서 바흐는 고아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베토벤은 불면의 걸작 〈디아벨리 변주곡〉을 남겼고, 슈만은 환상적인 〈크라이슬레리아나〉를 남겼습니다. 변주곡 스타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독일 작가 호프만의 소설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과 우연히 삽입된 갈피지의 악장 요하네스 크라이슬러의 단편적 전기〉(1822)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서 1838년 이른 봄에 단 4일 만에 작곡되어 쇼팽에게 헌정하였습니다.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환상곡’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크라이슬레리아나 Op. 16>은 모두 8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피아노 음악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슈만 특유의 몽환적이면서도 다채로운 감정 표현과 극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어, 슈만의 천재성이 가장 탁월하게 발현된 작품으로 평가되지요.
슈만은 청소년기부터 음울하고 기괴한 주제를 탐닉했으며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환상 등의 주제에 심취하였습니다. 그가 작곡했던 많은 작품들에는 이러한 소재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들이 낭만주의 특성에 섞여 잘 드러나 있습니다. 슈만은 젊어서부터 음악과 문학의 결합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하였지요. 이 작품에서는 소설처럼 등장인물을 설정하여 표제적인 선율과 화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슈만에게 많은 영감을 준 작가로는 하이네, 바이런, 리히터 등이 있지만 주로 환상적인 세계를 통해 그로테스크한 광기와 풍자가 넘치는 소설을 많이 발표한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 역시 그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크라이슬레리아나〉는 낭만주의 작가 호프만의 소설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에 등장하는 음악가인 요한 크라이슬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호프만은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세계를 다룬 단편들로 유명한 작가로, 그의 소설은 광기와 풍자, 이중성 등의 주제를 충동적이고 급변하는 서사기법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역시 조울증적인 광기를 지닌 이상적인 음악가 크라이슬러의 인생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와 뒤섞여 진행되는 이중적인 이야기 구조와 변덕스러운 서사기법을 보여줍니다.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는 호프만의 이러한 문학적 특징을 절묘하게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성격소품 형식인 3부분 형식을 따르면서도, 대조적인 악곡의 교차와 세심한 다이내믹의 연출을 통해 호프만의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크라이슬레리아나〉가 그려내는 크라이슬러의 이야기에는 2개의 자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이 그려내는 크라이슬러라는 인물은 호프만의 자아와 함께 슈만 자신의 자아가 투영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두 가지 상반된 자아가 공존한다고 생각했던 슈만은, 그 두 가지 자아를 대변하는 2개의 필명을 사용했습니다. 슈만이 생각해 낸 쾌활하고 열정적인 ‘플로레스탄’과 시적이고 내향적인 ‘오이제비우스’의 성격은 조울증적인 이중성을 지닌 크라이슬러의 성격에도 부합되는 것이었습니다.
총 8개의 악장으로 나누어진 〈크라이슬레리아나〉는 그래서 주인공 크라이슬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두 개의 자아가 나옵니다. 하나는 작가 호프만의 자아가 투영된 ‘악장 요하네스 크라이슬러’이고 또 다른 자아는 슈만 자신의 자아를 투영시킨 ‘크라이슬러’입니다. 이 작품의 기본적인 악상 조성 역시 두 개로 나누어진 자아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도입부인 제1곡에서 격정적인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거세게 시작한 후 격렬한 광기를 보여주는 3곡, 5곡, 7곡은 g단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면, 서정적인 시정이 표현된 2곡, 4곡, 6곡은 밝은 B♭장조로 제시됩니다. 이를 통해 슈만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자아와 크라이슬러라는 인물의 환상적이면서도 광기 어린 대조적 성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8곡에서는 크라이슬러가 짝사랑하는 율리아 공주와 이그나티우스 왕자의 결혼을 알리는 편지를 보면서 아주 여리고 급작스레 사라지는 느낌으로 막을 내립니다. 각 악장에서도 명랑하고 열정적인 ‘플로레스탄’과 내성적이고 명상적인 ‘오이제비우스’라는 두 개의 상반된 기질을 음악적 주제를 통해 교차하면서 조울증이 있는 슈만의 ‘난해하고 이중적인 자아의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제1곡 매우 빠르게 소용돌이치는 음들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빠르고 긴박한 분위기의 플로레스탄의 열정으로 고뇌하는 크라이슬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 표류하듯 몽상에 끊임없이 흔들리며 예술 창조를 위해 필요한 안식과 고요를 안겨줄 피난처를 찾지만 헛된 일입니다. △ 제2곡 가슴 깊이 느껴지지만 그리 빠르지 않게 전곡 중 가장 규모가 큰 곡으로 조용하고 행복한 분위기의 노래가 꾸밈없이 펼쳐집니다. 환한 색채의 꽃밭 사이를 지나는 은빛 여울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크라이슬러는 언제나 명랑한 기분입니다.
△ 제3곡 매우 활달하게 매우 격정적인 느낌입니다. 악장 크라이슬러가 발을 페달 위에 올려놓고 격렬하게 연주하며 음악에 몰두해 자신을 잊고 마지막으로 치닫는 광란의 파도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 제4곡 매우 느리게 앞의 곡과 대조적으로 아름다운 천상의 노래가 펼쳐집니다. 대위법적인 선율로 크라이슬러의 시적인 세계를 느린 템포로 그리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 제5곡 매우 활발하게 경쾌한 스타카토로 생동감 넘치는 리듬으로 외향적인 플로레스탄의 특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의 상상력은 자극받았습니다. 그는 몇 시간 내내 피아노만 두드리면서 그만의 독특한 신비한 주제로 상상력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 제6곡 매우 느리게 희망 속에서 지상의 고뇌를 극복하는 내성적인 오이제비우스의 모습으로 호소하는 듯 시적인 표현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 제7곡 매우 산뜻하게 전곡 중 가장 빠른 곡으로 크라이슬러의 광기를 대변하듯 격정적인 분위기로 환상을 고조시키면서 극적입니다. 당신은 그를 못 알아보는가? 그는 길고 붉은 발톱으로 내 심장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광기의 유령에 용감히 맞서십시오. 크라이슬러여. △ 제8곡 빠르고 즐겁게 크라이슬러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고 사라지듯 묘한 선율이 인상적입니다. 중간부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듯 클라이맥스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면서 마지막은 공허한 느낌으로 매우 여리게 슬며시 막을 내립니다.
Yuja Wa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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