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 Piano Quintet Op. 44 (222)
- 서건석
- 2025.01.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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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22)
222
♣ Schumann / Piano Quintet Op. 44
♬ 젊은 시절 때때로 실내악 작품을 작곡하긴 했지만 슈만은 184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실내악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 6월과 7월 세 곡으로 구성된 <현악 4중주 작품번호 41>의 작곡을 끝마쳤고, 10월에는 <피아노 5중주 Eb장조>를, 11월에는 <피아노 4중주 Eb장조>를 작곡했습니다. 이는 슈만이 피아노만으로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한 프란츠 리스트가 1839년부터 삼중주, 사중주, 오중주 등의 실내악을 작곡해 보라는 편지를 보내자, 이에 고무된 슈만이 많은 실내악을 작곡하게 된 것입니다. 이 시기는 가히 슈만의 ‘실내악의 해’라고 부를 만합니다.
슈만은 한 장르를 한해에 집중적으로 쓰는 독특한 음악가입니다. 클라라Clara Josephine Wieck Schumann, 1819-1896)와 결혼한 1840년 해에는 가곡을 주로 작곡하여 ‘가곡의 해’라 했으며, 1841년은 ‘교향곡의 해’, 1842년에는 ‘실내악의 해’로 한 장르에 집중해서 작곡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슈만은 1841년 11월 아내인 클라라와 함께 바이마르에서 환상곡을 발전시킨 <교향곡 제1번>과 여러 가곡을 선보였으나, 이듬해 2월까지 브레멘, 함부르크 등을 방문했을 당시 아내의 피아노 연주회를 보조하고 있는 자신의 역할에 불만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클라라는 한 달 동안 코펜하겐으로 연주회 여행을 떠났고, 그 사이 슈만은 홀로 라이프치히로 되돌아왔습니다. 깊은 우울감에 빠진 그는 작곡이 손에 잡히지 않아 대위법과 푸가에 몰두하였고, 하이든과 모차르트, 베토벤의 현악 4중주 등을 연구했습니다. 특히 베토벤을 연구한 뒤에는 보다 상징적인 음악 형식에 자신감을 갖게 되어 본격적으로 실내악을 작곡할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이렇게 순수 현악기를 위한 실내악 작품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악기인 피아노에 대한 열망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실내악 작품을 보면, 피아노가 수반된 작품에서 현악기들은 피아노를 따르거나 뒷받침하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피아노 5중주>는 그의 실내악 작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곡이며 내용과 형식이 가장 이상적으로 화해를 이루고 있는 고전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다행히 부부 사이도 다시금 화해를 이루게 되었는데 클라라에게 이 작품을 헌정하며 자신의 변치 않은 사랑을 표현하였습니다. 이후 몇 차례 수정을 거쳐 1843년 1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클라라의 연주로 공개 초연되었습니다. “너무 라이프치히적이다.”라고 이 작품을 평가한 리스트는 지나치게 고전적인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이 작품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갔습니다. 피아노와 현악 4중주가 함께하는 이 <피아노 5중주>라는 형식의 작품을 최초로 작곡한 사람은 슈만이 되었습니다. 이 형식은 훗날 브람스를 비롯한 드보르자크, 포레, 엘가, 레거, 쇼스타코비치 등이 더욱 발전시켜 나아갔습니다.
슈만이 1842년 ‘실내악의 해’에 작곡한 <피아노 5중주>는 고전적인 형식미를 충실히 구현하면서 특유의 낭만적 시정과 환상을 자유롭게 펼치고 있는 걸작입니다. 특히 슈만이 그 아름다움에 감탄해 마지않았던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에서 깊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슈만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와 동일한 E♭장조를 사용하고, 슈베르트와 마찬가지로 장송 행진곡을 2악장에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피날레 악장에서 이전 악장들에서 사용한 선율들을 극적으로 다시 제시하는 방식도 슈베르트와 매우 유사합니다. 그만큼 슈만은 슈베르트의 작품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동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되살리고자 시도했던 겁니다.
슈만은 단숨에 이 작품을 완성했지만, 그러면서도 세심한 설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악장들의 통일성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치밀한 대위법이 연주자들 간의 대화가 중요한 실내악의 묘미를 탁월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명료한 구성 속에서 슈만이 펼쳐가는 낭만적 환상의 세계는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피아노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각 악기들의 균형을 절묘하게 유지함으로써 풍부한 음향과 다채로운 음색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슈만은 이 작품을 아내인 클라라에게 헌정했으며, 이듬해 라이프치히에서 이루어진 공개 초연에서도 클라라가 피아노를 연주하였습니다. 원래 작품을 완성한 1842년 가까운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클라라가 이 작품을 연주하기로 했지만 갑작스러운 병으로 멘델스존이 연주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즉석에서 연주를 소화해야 했던 멘델스존은 연주가 끝난 뒤 어렵고 난해한 피아노 파트를 수정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리하여 슈만은 2악장과 3악장을 개정하여 이듬해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초연 무대를 빛낸 클라라는 “활기와 신선함으로 가득한 눈부신 작품”이라고 감탄하면서 이후로도 이 작품을 즐겨 연주했다고 합니다.
‘피아노 5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2대, 비올라, 첼로로 구성으로 되어 있는 곡이지요. 즉 현악 4중주에 피아노가 더 첨가된 악기 구성입니다. 고전 시대에는 현악 4중주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슈만은 피아노를 더 첨가하여 ‘피아노 5중주’를 실내악 작품으로 선보였습니다. 1819년 슈베르트의 <송어>가 피아노 5중주의 구성을 가진 적은 있었지만 지금의 형태가 아닌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더블베이스였지요.
슈만이 이 작품에서 선보이고 있는 구성은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이제까지의 피아노 5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현악 4중주와 피아노를 결합시킨 편성을 선보입니다. 이러한 편성은 당시의 문화적 상징성과 악기의 발전을 고려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현악 4중주는 가장 중요한 실내악 장르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으며, 피아노는 음량과 강약 표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면서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악 4중주의 상징적 의미와 피아노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살린 새로운 편성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실내악의 무대가 살롱에서 콘서트홀로 옮겨가던 시기에, 슈만은 자신이 시도한 피아노 5중주의 편성이 사적공간과 공적공간을 이어주고 실내악적 요소와 교향곡적 요소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 작품이 성공을 거둔 뒤, 슈만이 시도한 새로운 편성은 이후의 피아노 5중주의 표준이 되었고 피아노 5중주는 낭만주의의 중요한 실내악 장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Op. 34)>와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5중주>의 방향성을 제시한 낭만주의 피아노 5중주의 롤 모델과 같은 곡입니다.
김선욱(p), Boris Brovtsyn(vn), Clara-Jumi Kang(vn)
Amihai Grosz(va), Jens-Peter Maintz(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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