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 Violin Son. No. 2 Op. 121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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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18)

 

 

218

 

Schumann / Violin Son. No. 2 Op. 121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은 제1번과 거의 동시에 급속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슈만은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에 대해 왠지 맘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완할 만한 다음 소나타를 즉시 만들어야겠다고 스스로를 재촉, 작곡을 착수한 지 1주일 만에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을 완성했습니다. 그가 원한 바대로 제1번보다 더 나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악장도 하나가 늘어 총 4악장이 되면서 ‘Grand Sonata’라는 별칭도 붙었고, 악장이 추가되면서 제3악장에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주제와 변주가 배치되었습니다.

 

또한 이 곡에는 복잡한 통일성이라는 모순된 개념이 적용되었습니다. 서사적 여행을 떠나는 듯한 제1악장의 분위기는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는 방랑자의 이미지와 겹쳐지고 나머지 악장들도 파란만장한 여행과 같이 전개됩니다. 전반적으로 통일감을 부여하는 독창적인 요소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만 각각의 악장에서 고뇌를 담은 성부들이 어둡게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이 나타날 따름입니다. 성부들이 서로 다른 빛깔을 띠고 있다는 자체가 하나의 통일성일 정도로 그렇게 각 성부들은 분열되어 흘러갑니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과 제2번은 다분히 이율배반적입니다. 명상적이고 내면 응시가 강한 소나타 제1번에 비해 소나타 제2번은 에너지에 충만하고 열정적인 작품입니다. 이것은 그의 당시 상태와도 일치합니다. 극단적인 조울증 환자였던 슈만은 젊은 시절 두 개의 필명을 가지고 음악평론가로 활동했습니다. 하나는 명상적이고 우울한 인물인 오이제비우스(Eusebius)였고, 또 하나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인 플로레스탄(Florestan)이었습니다. 이 두 인물은 그의 피아노 작품 사육제에도 등장하는데, 21곡 중 제5곡이 오이제비우스’, 6곡이 플로레스탄이기도 합니다.

 

1853년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젊은 브람스를 슈만에게 소개시켜 준 요세프 요아힘으로부터 하노버로 가는 길에 뒤셀도르프의 슈만 집을 방문하겠다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슈만은 오랜만에 만나는 요하임과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한 선물로 자신과 브람스 그리고 자신의 제자 알베르트 디트리히와 함께 요아힘을 위한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하기로 계획합니다. 요하임의 개인 모토였던 Frei Aber Einsam(자유롭지만 고독하게)의 이니셜을 따서 F.A.E. 소나타로 명명했습니다. 디트리히가 제1악장을, 슈만이 제2, 4악장을 담당하였고 브람스가 제3악장을 맡았습니다. 슈만은 악보에 “F.A.E.은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구, 요세프 요하임의 뒤셀도르프 도착을 기대하며 RS, JB, AD이 함께 이 곡을 썼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18531028일 저녁 슈만의 집에서 요아힘이 바이올린을, 슈만 부인 클라라가 피아노를 맡아 연주하였습니다.

 

요하임은 3명이 각각 다른 악장을 작곡하였다는 것을 확인하고 매우 기뻐하였다고 합니다. 이 곡은 작곡가들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는데 브람스가 쓴 제3악장 스케르초만 브람스 사후 10년이 지난 1906,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곡과 함께 출판됩니다. 하지만 슈만은 이 곡을 쓸 무렵 이미 심각한 분열 증세로 무너져가는 그의 정신상태가 그대로 이 곡에 투영되었는데, 자신이 맡았던 두 개의 악장 외에 다른 두 악장을 더 써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을 완성하였지만, 그 후 이 곡이 출판되기도 전에 발작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맙니다.

 

이렇게 완성된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은 드라마틱하고 열정적인 제1악장에서부터 장난스러운 스케르초를 거쳐 서서히 고조되어 가는 바이올린을 피아노가 밑에서 집요하게 윤곽을 잡아주는 제2악장을 지나고, 가볍게 녹아들듯 아름다운 제3악장을 거쳐 마치 강물처럼 자유롭게 미지의 시간을 향해 달려가듯 생동감 있으면서 우아한 제4악장에 이르기까지 슈만 특유의 낭만적인 개성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습니다. 특유의 드라마틱하고 심층 심리학적인 복합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신의 마지막 자화상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이 곡은 슈만 사후 100년이 지난 1956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출판되었고 작품번호는 사후 출판을 의미하는 WoO(without opus) 27이 되었습니다.

 




Daniil Bulayev(vn), Maxim Taniche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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