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166) : 인생 /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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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166)

 

 

인생 / 이선영

 

 

내 인생이 남들과 같지 않다고 생각됐던 때의, 외딴길로 밀려나 있다는 낭패감

그러나 내 인생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을 때

이윽고 그 남다르지 않은 인생들이 남다르지 않게 어우러져가는 큰길에 줄지어 서서

이 늘비함을 따라 가야 할 뿐 슬며시 도망 나갈 외딴길이 없다는 낭패감

 

 

 

정해진 인생 코스란 없는 법이지요. 따라서 자기 자신이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길은 존재하기보다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지요. 내 인생이 남들과 같기를 바라면서도 나는 나만의 길을 갖고 싶다는 소망이 누구나 강한 법입니다. 이 시에서 함께 걸어갈 때의 안도감과 낭패감을, 그런가 하면 나만의 오솔길을 홀로 걸어갈 때의 자족감과 낭패감을 동시에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양면성을 갖고 사는 존재가 바로 사람 아닙니까요. 영원한 딜레마입니다. 이 양면성 사이의 조화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가 늘상 골치 아픈 문젯거리인 것이지요.

 

사람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나의 큰 흐름에 속해있을 때는 주체성을 잃은 것만 같고, 혼자 있을 때는 내가 틀린 것만 같았습니다요. 시에서 저의 모습이 힐끔힐끔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이렇게 살다가 대학 가고, 회사 다니고, 결혼하고, 자식 키우다가 죽겠지?’ 한국인의 정석처럼 여겨지는 삶의 경로.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무의미한 생각이지만 이런 생각이 정말로 저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앞에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정말 갑작스럽게 든 생각이었는데요. 사실 내 삶에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 깨달음은 저에게 안도감을 주기도, 내 인생의 모든 것이 지금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렸다는 것에서 커다란 책임감과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우리 앞에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가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사점은, 우리의 개성도 결국 우리 손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젊었을 때 자리에 앉아 똑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만드는지는 개인의 역할이니까요. 작은 개성들이 모여 이룰 나의 개성을 생각하며 살다 보면, 언젠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만의 개성을 찾아낼 기회가 반드시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시 속의 내 인생이 남들과 같지 않다고 생각됐던 때의, 외딴길로 밀려나 있다는 낭패감은 누구도 가지지 못한 개성의 기회가, ‘큰길에 줄지어 서서 느끼는 낭패감또한 내면의, 가치의 개성을 찾을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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