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829) : 풍경 한계선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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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829)

 

 

♬ 풍경 한계선 / 박정대

 

 

풍경들을 지나서 왔지

지나온 풍경들이 기억의 선반 위에

하나 둘 얹힐 때

생은 풍경을 기억하지 못해도

풍경은 삶을 고스란히 기억하지

아주 머나먼 곳에 당도했어도

끝끝내 당도할 수 없었던 풍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리운 풍경들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네

풍경의 건반 위에

그대로 남아

풍경처럼 울리며

풍경처럼 살아

풍경, 풍경

생을 노래하지

 

 

◑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풍경들과 만납니다. 따스한 일상의 풍경부터 단 한 번 봤지만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감동적인 순간 그리고 가슴에 못 박히는 충격적인 장면들이 있었지요. 풍경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지요. 인생이란 그런 풍경들과 마주치는 일의 연속이 아닐까요. 나이 들어 그런 풍경 속에서 삶을 되돌아볼 때 당신을 배반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찬란한 모습으로 빛나는 것도 많이 있어요. 생각만 해도 힘을 솟아나게 만드는 당신만의 풍경은 무엇인가요. 그런 풍경이 오늘을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니겠는지요. 있으면 한 번 말씀해 보시지요. 두었다가 언제 쓰려고 입 다물고 있는지요? 무덤까지 비밀이라고요?

 

◐ 한계선이란 더는 올라갈 수 없는 경계를 말합니다. 과학 시간에 수목 한계선을 배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무나 풀 뿐만이 아닙니다. 삶에도 다양한 경계선이 있습니다. 위태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도 위태해 보이면, 정말 위태한 것입니다. 물론 작은 눈속임으로 그것을 숨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자신을 위장하면서 살아갑니다.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다가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경우 “그럴 수도 있지”라며 말을 바꿉니다. 어쩌면 경계를 만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경계란 스스로 만든 올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속였을 때 그 속임수는 내 삶의 경계가 됩니다. 나의 행동은 경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 경계를 벗어나는 순간 속임수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셀 수도 없는 경계에 얽매여 살아갑니다. 그렇게 실세로 잘 나가던 총리도 메모 쪽지 하나로부터 시작된 경계에서 몰락의 길을 찾았습니다. 경계를 아무리 지키려고 해도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용인에 산다고 평생 용인이라는 지역적 경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어디선가 한 말과 행동이 되돌아와 나의 경계가 됩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더 조밀하고 위험한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갑니다. 삶에 대해서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최선책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굳이 나를 치장하거나 속이지 않아도 살아가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잘못했으면 잘못했다, 미안한 일이 있으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이것이 평범한 삶의 가장 큰 장점일 수 있습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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