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828) : 한계 / 천양희


한계령1.jpg



나의 애독시(828)

 

 

♬ 한계 / 천양희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으면

세상의

온도가 내려간다.

 

간간이

늑골 사이로

추위가 몰려온다.

 

등산도 하지 않고

땀 한 번 안 흘리고

내 속에서 마주치는

한계령 바람소리.

 

다 불어 버려

갈 곳이 없다.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언 몸 그대로 눈보라 속에 놓인다.

 

 

◑ 이 시는 인간의 절박한 내면세계를 ‘한계령’이라는 고개에 비유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이 시를 이해하는 핵심은 ‘한계령’이라는 시어의 함축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원래 한계령의 ‘한계(寒溪)’는 차가운 계곡이라는 뜻이지만, 시인은 그것을 동음이의어인 ‘한계(限界)’와 겹쳐 놓고 있지요. 이렇게 함으로써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고, 한계령은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게 되는 거지요. 곧 존재의 한계와 마주친 한 인간의 서늘한 내면세계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것이지요.

 

◐ 이 시는 일상적인 소재를 선택하여 간단하면서도 적절한 비유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한계령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한계령은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 사이에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큰 고개로, 설악산의 남쪽에 있습니다. 원명(原名)은 차가운 계곡이란 뜻의 한계(寒溪)이나 시인은 이를 한계(限界)로 치환하여 극한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눈보라 치는 한계령은 더 나아갈 곳도 없고 물러설 곳도 없는 극한 상황을 뜻합니다. 시인은 한밤중에 혼자 있다가 고독한 자기 존재를 만나는 것을, 한계령 정상 눈보라 속에 놓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펌)

 

◐ ‘한계(限界)’는 사물이나 능력,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또는 그런 범위를 나타내는 선을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한계를 규정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생에서 내 능력의 한계가 어디일까를 사유합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주어진 환경과 경험의 세계가 다른데 어떻게 자신의 한계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장애물이나, 난관에 봉착해 더 나아갈 수 없을 때, 여기까지 나의 한계라고 말하곤 합니다. 과연 거기까지 일까요. 인간은 나태함에 익숙해지는 존재입니다. 자신의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을 벗어나기를 두려워합니다. 편안함과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조금만 힘들어도 감내하지 않습니다. 요즘 나 자신의 한계가 어디일까 하고 궁금해집니다. 이 시는 한계령에 비유해 자신의 극한적 내면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한계령은 강원도 인제군과 영양군과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해발 1,004m입니다. 한계령은 차가운 계곡의 의미를 가진 한계(寒溪)이지만, 시인은 이것은 한계(限界) 의미를 더하여 극한의 상황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한계’는 중의적 표현입니다. 따라서 눈보라 치는 한계령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극한적 사정을 의미합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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