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744) : 돌 하나, 꽃 한 송이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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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744)

 

 

돌 하나, 꽃 한 송이 / 신경림

 

 

꽃을 좋아해 비구 두엇과 눈 속에 핀 매화에 취해도 보고

개망초 하얀 간척지 농투성이 농성에 덩달아도 보고

노래가 좋아 기성화장수 봉고에 실려 반도 횡단도 하고

버려진 광산촌에서 중로의 주모와 동무로 뒹굴기도 하고

 

이래서 이 세상에 돌로 버려지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

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꿈도 꾸면서

 

 

 

길 위를 떠도는 민초의 정서를 유장한 노래로 표현해 온 시인 신경림. 일찍이 젊은 시절부터 여기저기 떠도는 유랑의 삶을 통해 민초들의 밑바닥 정서와 인생의 서러움을 간파해 냈지요. ‘갈대를 통해 시인을 처음 알게 되었고 농무로 시의 깊이를 알았습니다. 떠돌면서 한갓 발에나 차이는 돌덩이로 살까 봐 두려웠고, 그러면서도 그 돌처럼 무심히 구르다가 이 세상에 한 송이 꽃으로 피어보기를 갈망했던 시인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진 시 돌 하나, 꽃 한 송이’. 이 시를 찬찬히 읽다 보면 이제라도 남에게 작은 기쁨 주는 한 송이 작은 들꽃으로 피었으면 하는 소망이 들게 됩니다요.

  

시인은 무엇에 홀린 듯 떠돌며 살아온 시간과 그 치기 어린 종횡무진의 공간을 돌아봅니다. 세월의 깊이가 시의 깊이로 전이되는 건 마지막 두 행에서입니다. 하찮은 돌로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화려한 꽃으로 피어나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 그 경계에, 바로 인생이 있습니다. 그것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자리이기도 하고, 성스러움과 속됨 사이의 갈등이기도 할 겁니다. 그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는 사이에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가지요. 시인의 깊은 혜안(慧眼)이 녹아 있는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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