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94) : 딸기 / 이재무


딸기2.jpg




나의 애독시(694)

 

딸기 / 이재무


 

오십 리 길 짐차에 실려 왔어유

멀미도 가시기 전에

낯선 거리 쏴댕기면서

지 몸 살 사람 찾고 있지유

목마름은 이냥저냥 견딜 수 있슈

헌디, 볼기짝 쥐어뜯으며

살결이 거칠다느니

단맛이 무르다느니 허진 말어유

지 몸이 그냥 지 몸인가유

이만한 몸띵이 하나 살리기 위해서두

하느님 손 농부 손 고루 탔어유

그러니께 지폐 한 장으루다

우리 식구 사돈에 팔촌까지 두루 사가는 선상님들

몸값이나 후하게 쳐주셔야겄슈

 

 

이 시는 딸기를 화자로 삼아, 마치 시장에 나온 딸기가 사람들에게 호소하듯 자신의 삶을 토로하는 형식입니다. 충청도 방언을 그대로 살린 말투는 시에 정감을 더하고, 소외된 존재가 말하는 절절한 자기 고백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작고 연약한 과일인 딸기가 견뎌낸 먼 길, 상처, 평가절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고 있는 '사랑과 정성'은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

 

이 시는 딸기를 의인화하여 딸기가 딸기를 사려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재미있는 시입니다.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합니다. 말하는 투로 보아 시골에 사는 농부가 떠올려지고, 그 농부는 사투리로 수구하게 이야기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고 사는 농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보면 알다시피 이 딸기들은 농부들이 고생해서 수확한 것이니까 흉보지 말고 값이나 후하게 쳐서 사가라고는 겁니다.딸기는 오십 리 먼 길을 멀미를 하여 짐차에 실려 오느라 살결이 거칠고 단맛이 물려졌지만 이래 봬도 자신은 하느님 손 농부 손 고루 탔다고 말합니다. 딸기가 단순히 거래를 위한 상품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수고가 가득 담겨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겁니다. 자연과 농부의 수고와 정성으로 나온 농산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라는 말을 재미있고 재치 있게 일깨우는 친근한 시입니다. 딸기 하나가 만들어지는데도 '하느님 손 농부 손 고루 탓'한 것이니까유.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졌으니 섣불리 '살결이 거칠다느니 단맛이 무르다느니' 하지 말라고 합니다. ‘지 몸 살 사람 찾고 있지유’ ‘볼기짝 쥐어뜯으며와 같은 직설적인 표현이 무척이나 재미있으면서도 육감적인 느낌을 들게 해줘서 괜찮지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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