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93) : 들꽃 이야기 / 이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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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693)

 

들꽃 이야기 / 이광석

 

 

남을 미뤄내고 피는 꽃도 있지만

제 노동으로 피는 꽃도 있습니다

남의 텃밭을 넘보기보다는

제 힘으로 피는 꽃도 있습니다

크고 화사한 꽃들이 침묵을 할 때

작아도 할 말 다 하는

당찬 꽃도 있습니다

 

봄은 꽃들이 제 생각대로 제 목소리를 내는

감성의 계절입니다

밟히면서 아파하면서 이 땅의 토박이를

고집하는 당신의 상처가 지켜낸 꽃

크고 화사한 어떤 꽃도 그려낼 수 없는

야성野性의 생명력 하나로

세상의 아침 밥상을 차리는

눈꽃, 혹은 조선의 여인 같은

억세고 질긴 다부진 꽃,

당신의 이름은 들꽃입니다.

 

 

요즘 들꽃들이 한창입니다. 제비꽃, 애기똥풀, 별꽃, 쇠뜨기꽃, 방가지똥, 미나리아재비 등 다정하고 친근한 그 이름들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집니다. 이 꽃들은 남을 밀어내고만든 화단의 크고 화사한 꽃들이 아니라 들과 산 여기저기에서 제 노동으로핀 작은 꽃들이지요. 누구의 관심이나 가위질 없이 제 힘으로 피었으므로 작아도 당당합니다. 그 누구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으므로 할 말 다할 수 있습니다. 가위를 들고 자신의 화단을 살펴보기보다는 들로 산으로 나가 이 꽃들의 당찬 말들을 들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아침에 길을 걷다가 담 아래 틈 사이에 자란 풀을 보았습니다. 좁은 공간을 탓하지 않고 조그만 꽃을 몇 송이 피워서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꽃을 보니 문득 이광석 시인의 시 들꽃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들꽃은 끝끝내 피는 꽃. 화려하지 않지만 억세고 질기고 다부진생명력을 가지고 있지요. 투쟁으로 남을 밀어내지도 않고 남의 영역을 넘보거나 하지 않고 현재의 자기 자리에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윽한 향기를 드리웁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옛날 우리 시골의 여인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여인은 우리 어머니이기도 하고 고모이기도 하고 누이이기도 할 것입니다. 시인도 아마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그 다부진 들꽃을 조선의 여인 같다고 비유했겠지요. 오늘은 야성의 생명력을 지닌 들꽃이 되어 세상의 아침 밥상를 한번 차려보길 바랍니다. 분명 희망과 사랑이 꽃피는 하루가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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