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31) : 참꽃 / 임영조

진달래4.jpg




나의 애독시(631)

 

 

참꽃 / 임영조

 

 

약수터 가는 매봉산 입구

<산불예방 입산금지> 현수막 뒤로

저런! 산불이 나다니? 아니다

화냥년 개짐풀듯 참꽃이 핀다

꽃술에 붉은 반점 요염한 꽃

따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꽃

암소 끌고 보릿고개 넘다가

수로한테 얼빠져 암소도 놓고

나이도 잊고 꺾어다 바쳤다는 꽃

흰구름 덩실 그 노인이 또 온다

아무리 남의 꽃 예쁘기로

천년을 새로 피는 참꽃만 하랴

숨겨온 귀엣말을 차마 못하고

온 산에 불지르고 달아나는 꽃이여

너와 내가 한 시절 몸을 섞다 간다면

그 자리엔 무슨 꽃이 불타오를까?

눈물꽃? 아니면 꿈꽃?

--꽃방망이 줄게 이리온!

망설이는 사이에 참꽃이 진다

실없이 또 봄날만 간다

 

 

척박한 산성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전국 산천의 어디에나 피고 지는 진달래꽃이 우리나라 꽃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진달래꽃 하면 누가 생각날까요? 뭐 물어보나마나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시작하여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로 끝나는, 만인이 다 아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지요. 또 그다음에 진달래꽃 하면 생각나는 시는 누구일까요? 많은 시인들이 진달래꽃을 노래했고 참 많이도 쓰였습니다. 직설적이든 은유든 비유든 참 많은 시인들이 진달래, 또는 진달래꽃으로 시를 썼어요. , 무명의 많은 시인들이 진달래를 빌려서 4.19를 노래했고 또는 사랑과 고향, 조국을 읊었지요. 임영조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산불이 났다고도 하고, 온 산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꽃이라고도 하는 표현이 넘 재미있지 않은지요? 진달래꽃(=참꽃)이 군집하여 핀 봄의 산에 대한 느낌을 적은 시네요. 봄날 산자락에 불 지른 듯 요염한 자태를 감춤 없이 흐드러지게 드러내는 진달래꽃. ‘~다알래! ~다알래! ~~래꽃 피었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그 진달래가 여기서는 요로코롬 교태를 부리는군요. ‘꽃방망이 줄게 이리온!’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시인대로 천하에 둘도 없는 난봉꾼처럼 보이지만 망설이는 사이에 참꽃은 진다 / 실없이 또 봄날만 간다라고 한 걸 보면 그런 것도 아닙니다. 화냥년 개짐 풀듯 꽃술에 붉은 반점 요염한데 그나저나 꽃방망이를 어이 쓰겠다고 그러는지 모를 일이네유. 질펀하게 노는 말솜씨가 꽤 괜찮지유.




게시글이 어떠셨나요?



다른 이모티콘을 한번 더 클릭하시면 수정됩니다.

2,945개의 글

글 번호제목작성자작성일조회
2945서건석26.03.2011
2944서건석26.03.1913
2943서건석26.03.1813
2942서건석26.03.1722
2941서건석26.03.1617
2940서건석26.03.1515
2939서건석26.03.1425
2938서건석26.03.1324
2937모하비26.03.1243
2936서건석26.03.1221
2935서건석26.03.1124
2934서건석26.03.1026
2933서건석26.03.0922
2932서건석26.03.0825
2931서건석26.03.0724
2930서건석26.03.0627
2929서건석26.03.0524
2928서건석26.03.0424
2927서건석26.03.0338
2926서건석26.03.0221
2925서건석26.03.0129
2924서건석26.03.0124
2923서건석26.02.2834
2922서건석26.02.2825
2921편영범26.02.2840
2920편영범26.02.2847
2919서건석26.02.2551
2918서건석26.02.2436
2917서건석26.02.2326
2916모하비26.02.2247
2915서건석26.02.2229
2914서건석26.02.2128
2913서건석26.02.2024
2912서건석26.02.1928
2911서건석26.02.1830
2910서건석26.02.1736
2909모하비26.02.1644
2908서건석26.02.1641
2907서건석26.02.1527
2906서건석26.02.1431
2905서건석26.02.1329
2904서건석26.02.1237
2903서건석26.02.1143
2902서건석26.02.1036
2901모하비26.02.0953
2900서건석26.02.0952
2899서건석26.02.0831
2898서건석26.02.0740
2897서건석26.02.0630
2896서건석26.02.0538
2895서건석26.02.0432
2894서건석26.02.0339
2893모하비26.02.0257
2892서건석26.02.0243
2891서건석26.02.0132
2890편영범26.01.3158
2889편영범26.01.3170
2888서건석26.01.3131
2887서건석26.01.3034
2886서건석26.01.2934
2885서건석26.01.2837
2884서건석26.01.2733
2883모하비26.01.2676
2882서건석26.01.2636
2881서건석26.01.2535
2880서건석26.01.2430
2879서건석26.01.2330
2878서건석26.01.2240
2877서건석26.01.2143
2876서건석26.01.2035
2875모하비26.01.1978
2874서건석26.01.1937
2873서건석26.01.1833
2872서건석26.01.1738
2871서건석26.01.1634
2870박인양26.01.1579
2869편영범26.01.1571
2868편영범26.01.1583
2867서건석26.01.1546
2866서건석26.01.1448
2865서건석26.01.1344
2864모하비26.01.1277
2863서건석26.01.1266
2862서건석26.01.1169
2861서건석26.01.1045
2860서건석26.01.0947
2859서건석26.01.0843
2858서건석26.01.0747
2857서건석26.01.0639
2856모하비26.01.0579
2855서건석26.01.0554
2854서건석26.01.0453
2853서건석26.01.0353
2852서건석26.01.0275
2851서건석26.01.0243
2850서건석25.12.3157
2849서건석25.12.3051
2848모하비25.12.2944
2847서건석25.12.2937
2846서건석25.12.2849
화살표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