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18)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봄햇살2.jpg



나의 애독시(618)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

()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이 시는 저희가 학창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는 시이지요. 고운 봄 길을 걸으며 돌담과 샘물이 만드는 봄 경치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지요. ‘하늘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지요. 하늘을 왜 이렇게 동경하는 것이지요? 이 시에서 하늘은 순수함과 깨끗함을 상징하고 있음을 시어(詩語)들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인은 순수하고 깨끗한 세계를 동경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는 순수하고 깨끗한 삶을 살고자 하는 소망을 세련된 언어와 리듬감으로 노래하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요. 이미 그렇게 알고 계시죠?

 

전남 강진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은 김영랑이지요.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국민 애송시를 지은 시인이며, 대학에서 현대시를 배울 때 교수님께서 국민 애송시 세 편을 들자면,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그리고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고 하셨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북에 소월이 있다면, 남에 영랑이 있다는 말이 회자되었다고 하셨어요. 김영랑 전집을 읽던 문학도 시절, 울림소리(,,,) 시어로 운율을 살린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이 좋았습니다. 햇발, 샘물, 부끄럼, 물결에 직유법을 사용한 것도 좋았구요. 흔히 직유법은 관용화되어 신선함을 주지 못할 때가 많지만, 여기서는 참신해서 좋습니다. 이 시를 지을 때가 1935년이니 더욱 놀랍습니다. 직유법은 보조관념의 참신성이 보장되어야만 생명력을 얻는 표현이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보조관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영랑은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겁니다. 오늘따라 빛고을 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실비단 하늘을 우러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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