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16) : 연가 / 강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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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616)

 

 

연가 / 강형철

 

 

아픈 만큼 하나쯤의 사랑을

깨달아 행할 수 있다면

몸뚱아리 어느 구석이든

칼로 찢어보고 끌로 후빈다 해도

어느 벌판 허수아비가 못되랴

 

아무리 아픈 척해도

한 사람의 어깨 위

아심아심 버티고 가는 몇 마디 슬픈 이야기의

잠시 머물다 가는 쉼터도 될 수 없었고

언제나 나는 거짓말쟁이로 남아

끝끝내 구경꾼으로 남아

낯선 서울의 거리에선 늘상

쫓겨 다니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채

살아가나니

 

원컨대 나를 이제 지워버리고

깨끗이 짓밟아버리고

사랑이여, 제발 한번만 내 곁에 와서

지금 떨고 선 저 이웃 곁에서

하지 못한 내 얘기

한 번만 해줄 수 없으신지?

 

 

연가라는 제목의 시가 참 많이 있지요. 그런 시의 대부분은 실연에 대한 슬픔을 노래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 진솔한 노래로 국한되어 있지요. 그런데 이 <연가>는 뭔가가 달라요. 그가 바라보는 곳은 바로 떨고 선 이웃입니다. 그가 노래하기를 언제나 거짓말쟁이로 남아있는 나에게 사랑이 와서 욕심으로 가득 찬, 아니면 세상 사람들처럼 적당히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자신을 먼저 깨치고 자신이 깨친 그 사랑을 떨고 서 있는 이웃에게 깨달아 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그런 사랑을 깨닫고 또 행할 수만 있다면 어느 벌판의 허수아비든, 사막의 모래 알갱이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이 시를 읽고 이렇게 썼습니다. “사랑이여, 제발 한번만 내 곁에 와서 나를 그 미친 듯한 열정의 세계에서 몸 누이게 하라. 거짓과 낯설음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쉼터로 저 사람들처럼 아심아심 버틸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주라. 나를 완전히 잊고 저 떨고 선 이웃 곁에서 온전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나니, 사랑이여.” 이러다간 제2의 데레사 수녀님와 같은 분이 나오겠네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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