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11) : 저물녘의 노래 /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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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611)

 

 

저물녘의 노래 / 강은교

 


저물녘에 우리는 가장 다정해진다.

저물녘에 나뭇잎들은 가장 따뜻해지고

저물녘에 물위의 집들은 가장 따뜻한 불을 켜기 시작한다.

저물녘을 걷고 있는 이들이여

저물녘에는 그대의 어머니가 그대를 기다리리라.

저물녘에 그대는 가장 따뜻한 편지 한 장을 들고

저물녘에 그대는 그 편지를 물의 우체국에서 부치리라.

저물녘에는 그림자도 접고

가장 따뜻한 물의 이불을 펴리라.

모든 밤을 끌고

어머니 곁에서.

 

 

저녁 6시쯤, 마지막 남은 햇살의 온기도 사라지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저녁 이내가 대지를 덮기 시작하는 시각이면, 우리는 문득 돌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되겠지요. 새들이 날갯짓을 멈추고 둥지를 찾아 깃들이듯, 떠나온 곳을 생각하도록 만드는 시각, 그러므로 저녁 6시쯤은 서럽고도 따뜻한 순간입니다. 혹은 고향을, 혹은 집을 떠나온 사람치고 저녁 6시의 고독을, 외로움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지금은 당장 돌아갈 수 없기에 외로워진 가슴에는 어머니에 대한,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또는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가득 찰 것입니다. 저녁 6시쯤 저물녘이 우리를 가장 사람답게 만드는 시각이라고 보면 잘못된 일일는지요? ()

 

이 시에서 화자는 저물녘의 허무함을 어머니의 다정하고 따뜻한 것으로 환치합니다. 우리가 저물녘에 다정해지고 따뜻해지는 이유는 물의 이불을 펴고 안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가지는 재생, 생명의 속성은 하루의 고단함과 상처를 치유해 주는 어머니의 따뜻한 자궁의 양수를 연상시킵니다. 이 시는 물과 불, 어머니로 연결되는 경계 없는 화합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어머니는 우리가 잠들어야 할 곳이며, 그리워하는 이름이 됩니다. 긴 하루의 끝자락인 저물녘의 시간은 단순히 하루의 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걷고 이들이 애환으로부터 다시 내일을 준비할 수 있고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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