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97) : 비망록 / 문정희


기도3.jpg




나의 애독시(597)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 있을까?’하고 생각도 하고 고민도 하지요. 그런 생각이나 고민은 보통 남을 위한 삶을 살겠노라라는 다짐으로 이어지는데, 그건 그렇게 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지요. 사람들은 허물을 만들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하나, 하루를 마감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돌이켜 반성해 보면 올바른 하루의 삶을 제대로 보내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지요.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본다면 더욱 부끄러운 일이 많이 떠올려질 것입니다. 가슴에 별처럼 박혀 있는 당신 때문에 허둥대며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 바로 우리 인생이 아니던가요?

 

비망록은 사적인 메모이지요.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많아지면서 을 위해서보다는 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물론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를 중심에 두면서 잊고 살았던 무언가들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반성, 그리고 그를 통해 좀 더 가치 있는 방향성을 두고 싶었습니다. 시의 마지막 표현이 참 좋지요. ‘박힌 별그리고 허둥거린다라는 표현이 특히 좋습니다. 어쩌면 나만을 생각한 이기심이 내 가슴에 박힌 별이지 않을까요.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군요. 아무 가식 없이, 돌이 박혀 있는 자신의 상처를 담담히 보여주는 시인의 회한과 아픔이 생생하게 전해지지요. ‘아프지? 나도 아파.’하고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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