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93) : 박연 폭포 / 이병기


폭포1.jpg



나의 애독시(593)

 

박연 폭포 / 이병기

 


이제 산에 드니 산에 정이 드는구나.

오르고 내리는 길 괴로움을 다 모르고,

저절로 산인(山人)이 되어 비도 맞아 가노라.


이 골 저 골 물을 건너고 또 건너니,

발 밑에 우는 폭포 백이요 천이러니,

박연을 이르고 보니 하나밖에 없어라.


봉머리 이는 구름 바람에 다 날리고,

바위에 새긴 글발 메이고 이지러지고,

7948다만 그 흐르는 물이 궂지 아니하도다.

 

 

오랜만에 시조를 만납니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박연폭포의 장관을 노래하고 있는 시조이지요. 감각적 이미지와 다양한 수사법을 동원하여 예찬적으로 그려내고 있네요. 1연에서 보여주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는 선인(仙人)이 되어 비도 맞아 가노라의 표현에서 가장 잘 느낄 수 있구요. 2연은 정철의 <관동별곡>을 떠올리게 하는데, 폭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들리는 우렁찬 물소리를 청각적 이미지와 과장의 수법을 통해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3연에서는 유한한 것들(구름, 글발)과 박연 폭포의 영원성을 대조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박연폭포의 영원성을 예찬하고 있습니다요. 알다시피 이 폭포는 거리상으로는 가까운 황해도에 있지요. 그런데도 쉽게 가볼 수 없는 먼 곳이기에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지요. ()

 

이 시조는 예로부터 송도 삼절(松都三絶)의 하나로 꼽히는 박연 폭포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폭포가 가지고 있는 장엄함과 영원성을 노래하면서, 자연에 동화되어 가고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병기는 특히 자연물을 소재로 한 시조를 많이 썼는데, 그의 작품은 대상을 단순히 찬미하거나 감탄하지 않고 담담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시조에서도 아무런 욕망이나 격정에 휩싸이지 않고 담담하게 폭포를 바라보는 시적 화자의 목소리에서 그의 작품 세계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수에서 시적 화자는 박연 폭포의 장관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면서 힘든 것도 잊은 채 산인이 되어 산과 일체감을 이룹니다. 둘째 수에서는 박연 폭포의 장엄한 모습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운다라는 의인법을 통해 폭포 소리의 웅잠함과 생동감을 표현하였습니다. 마지막 셋째 수에서는 봉머리 이는 구름 바람에 다 날리고’, ‘바위에 새긴 글발이 이지러질 만큼 오랜 세월이 흘러도 폭포의 물소리는 그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영원성을 노래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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