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58) :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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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558)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쉬운 말로 씌어져 있기에 읽으면 대번에 그 뜻을 알 수 있지만 읽을수록 뜻이 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책임이 따르기에 결코 가벼울 수가 없는 것이지요. 사람과 사람이 연인이 되어 잘 흘러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지요. 사랑의 굴곡으로 인해 때로는 정이 떨어지는 듯하다가도 쌓여가는 것이지요. 사랑할 각오가 된 사람은 이렇게 서로를 짊어지고 이 세상을 힘겹게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것으로는 오직 사랑만이 완전하고 안전하다고 하지요. 사랑하면 어떤 순간이든 자신의 모든 것을 주게 되고,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진실이고, 쓰는 글은 모두가 시가 된다고 하지요

 

사랑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 시입니다.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민들레 한 송이가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사는 이치와 같다고 했군요. 사랑은 그렇게 온몸과 정신이 이 세상 전체를 끌어안는 것과 같은 크기가 있어야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의미처럼 읽혀집니다. 가벼운 혀 놀림이거나 더 가벼운 손끝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심장이 터질 듯한’ ‘머리가 빠개질 듯한표현 정도로 사랑이 표현될 수 있을까요. 순간의 느낌만 가지고는 다 전달할 수 없을 겁니다. 순간의 강한 느낌으로 만남을 시작했다고 해도 그것만 가지고 사랑을 다 말할 수는 없다는 것. 곰곰 생각해보니 사랑의 존재는 세월을 영양분으로 삼는 것만 같습니다. 민들레를 피우기까지의 시간과 그 하나하나의 꽃잎이 하늘과 조우하는 시간만큼 그대의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그 세월까지 모두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사랑인 것입니다. 그대의 선행, 그대의 잘못, 그 주변의 모든 것. 그대의 세월 속에 묻혀져 있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내 세상으로 흐르게 한다는 것. 그대의 것과 나의 것에 구분 없이 다가올 날들을 함께 맞이하겠다는 가슴 속의 약속이 사랑이라고 해석하고 싶어집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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