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47) : 이별 /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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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547)

 

 

이별 / 오탁번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그전 같지 않아

삼겹살 곱창 갈매깃살 제비추리

두꺼비 오비 크라운

아리랑 개나리 장미 라일락

비우고 피우며 노래했는데

봄 여름 지나 가을 저물도록

얼굴 한 번 못 보다가

아들딸 결혼식장에서나

문상 간 영안실에서나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누지

오늘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날까

영영 오지 않을 봄을 기다리듯

다 헛말인 줄 알면서도

자주자주 만나자

약속하고 헤어지지

그래그래 마음으로야

좋은 친구 자주 만나

겨울강 강물소리 듣고 싶지만

예쁜 아이 착한 녀석

새 식구로 맞이하는

아들딸 결혼식장에서나

그냥 그렇게 또 만나겠지

이제 언젠가

푸르른 하늘 노을빛으로 물들고

저녁별이 눈시울에 흐려지면

영안실 사진틀 속에

홀로 남아서

자주자주 만나자고

헛약속한 친구를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겠지

다시는 못 만날 그리운 친구야

죽음이 꼭 이별만이랴

이별이 꼭 죽음만이랴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것의 한 의미를 담담하게 노래한 시이지요. 젊었을 때는 친구들과 자주 만나 시끌벅적하게 놀기도 했습니다요. ‘삼겹살 곱창 갈매깃살 제비추리 / 두꺼비 오비 크라운 / 아리랑 개나리 장미 라일락은 삶의 활기를 의미하겠지요.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 활기를 잃었습니다. 아들딸 결혼식장이나 문상 간 영안실에서 덤덤하게 친구들을 만날 뿐입니다. 자주 만나자라는 인사도 헛말인 줄 서로가 다 잘 알고 있지요. 그 쓸쓸함을 이 시는 평범한 진술 속에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제 세월이 또 더 흐르면 죽음으로 만나게 될 것까지 화자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옛정에 대한 그리움은 변함이 없지요. 그 마음이 마지막 두 행 죽음이 꼭 이별만이랴 / 이별이 꼭 죽음만이랴에서 진하게 울리는 걸 느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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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름이 잘 외어지는 시인이 나타나면 "좆 되부렀어" 가 생각 납니다.
    제가 속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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