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542) : 겨울 강구항 / 송수권


강구항1.jpg



나의 애독시(542)

 

 

겨울 강구항 / 송수권


 

상한 발목에 고통이 비듬처럼 쌓인다

키토산으로 저무는 십이월

강구항을 까부수며

너를 불러 한 잔 하고 싶었다

댓가지처럼 치렁한 열 개의 발가락

모조리 잘라 놓고

, , 집집마다 게발 때리는 망치 속에 떠오른 불빛

게장국에 코를 박으면

강구항에 눈이 설친다

게발을 때릴수록 밤이 깊고

12월의 막소금 같은 눈발이

포장마차의 국솥에서도 간을 친다.

 

 

 

◑ 바다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건만, 처음 강구항에 갔을 때 받은 포근함이 마치 고향에 온 듯하여 그후 가끔 갔던 인상적인 항구입니다.  그러나 여름 더위 속에 가 본 적은 있어도 눈 내리는 12월에 강구항을 가 본 적은 없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 강구항을 가 보고 싶습니다. 강구항에서는 눈이 어떻게 설치는지 보고 싶습니다. 시인이 강구항에 간 날은 밤바람이 심하게 불었는지는 몰라도 철없는 아이들처럼 설쳐대는 눈발을 보고 싶습니다. 설쳐대는 눈발이니까 포장마차의 국솥 속으로 자연히 빠져들었을 것이고, 막소금 같은 눈발이라고 했으니까 국에다 간을 치는 격일 겁니다. 영덕게든 대게든 게살로 안주 삼아 당신과 더불어 강구항의 불빛 속에서 설치는 눈발을 보면서 한 잔을 나누고 싶습니다. 예전에 여행 중 들렸던 강구항은 마치 고향처럼 아늑하게 느껴졌던 곳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간절합니다. 벌써 90년대 초반의 일이었고 그래서 그 뒤 거푸 몇 번인가 가서 머물렀던 곳이지요. 벌써 3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니까 그곳도 많이 변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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