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 Piano Con. No. 9 K. 271 ‘Jeunehomme’
- 서건석
- 2024.04.19 07:27
-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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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71)
71
♣ Mozart / Piano Con. No. 9 K. 271 ‘Jeunehomme’
♬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21세가 되던 1777년 잘츠부르크에서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역사상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입니다. ‘모차르트의 영웅 교향곡’이라 부를 만큼, 그의 최초의 대작으로 손꼽힙니다. 모차르트 연구가인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이 피아노 협주곡은 온전히 모차르트 자신의 모습이다. 대중에게 영합한 작품이 아니라 독창성과 대담성으로 대중을 휘어잡으려 한 작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작곡가 부소니도 이 협주곡을 일컬어 ‘젊은이처럼 활기차고 노인처럼 현명한 작품’이라며 극찬해 마지 않았습니다.
〈죄놈〉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1776년 겨울 잘츠부르크를 방문했을 당시 만난 프랑스 여류 피아니스트였던 ‘죄놈’을 위해 작곡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죄놈 역시 연주를 위해 잘츠부르크를 방문했는데, 그는 그녀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이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이 곡으로 미루어 볼 때 그녀의 피아노 연주 솜씨는 대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모차르트 연구가들은 한동안 그녀가 누군지 밝혀내지 못했는데, 최근 음악학자인 마이클 로렌츠가 그녀의 이름은 빅투아르 제나미(Victoire Jeunehomme)로 모차르트의 친구이자 유명한 무용가였던 장 조르주 노베르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잘츠부르크의 궁정 음악가였던 요한 샤흐트너의 증언에 따르면, 모차르트와 피아노 협주곡의 첫 인연은 그의 나이 네 살 때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샤흐트너가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볼프강이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펜을 놀리고 있었습니다. 무얼 하고 있는지 아버지가 묻자 “클라비어를 위한 협주곡을 쓰고 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맹랑한 말을 듣고 레오폴트와 샤흐트너는 헛웃음을 웃다가 악보에 쓰인 음표들을 살펴보고는 진짜 ‘협주곡’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은 열한 살 때였습니다. 당시에 작곡된 네 편의 협주곡은 다른 작곡가들의 소나타 악장들을 편곡하여 재구성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도 바흐처럼 피아노 협주곡에 관해 반복 모사를 거치면서 신중하게 접근했던 것입니다. 열다섯 살 때 작곡한 세 편의 피아노 협주곡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작품번호가 붙지 않은 이 곡들 역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막내아들로 당대 유명한 작곡가였던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소나타들을 편곡한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자신의 힘만으로 완성한 첫 피아노 협주곡은 열일곱 살이었던 1773년 12월 완성된 피아노 협주곡 제5번 D장조입니다. 매우 흥미로운 작품으로 정교한 양식과 대위법적인 기법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직은 십대 소년의 풋풋한 내음이 악상에서 묻어나지만 피아노 협주곡에 첫걸음을 내딛는 모차르트의 당찬 포부와 패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상대적으로 약간 떨어지는 피아노 협주곡 세 편(제6번, 제7번, 제8번)이 나온 후 마침내 그의 ‘피아노 협주곡의 걸작’이 최초로 탄생합니다. 1777년 1월 법적으로 성년이 되던 해에 그는 음악적으로도 성년을 선언하고 이때 피아노 협주곡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인 이 작품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규모 면이나 내용 면에서도 이전 피아노 협주곡에 비해 한결 성숙한 모습입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27곡의 피아노 협주곡 중 9번 K.271은 놀라운 작품입니다. 잘츠부르크 대주교 밑에 있을 때인 1777년 1월 작곡했는데, 봉건시대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유분방합니다. 규모도 이전 작품들의 두 배에 육박합니다. 훗날 모차르트는 빈에서 자유 음악가로 활약하며 수많은 피아노 협주곡으로 기량을 뽐내게 되는데, 이 곡은 후기 협주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 걸작입니다.
베토벤의 <에로이카>가 교향곡의 역사에 혁명을 가져왔다면 모차르트의 이 곡은 피아노 협주곡의 혁명이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곡을 ‘모차르트의 에로이카’라 부르기도 합니다. 1악장 시작 부분, 오케스트라가 팡파레를 연주하면 독주 피아노가 화답합니다. 곡 첫머리에 독주 악기가 등장하는 것은 협주곡 역사상 이 곡이 최초이지요. 이러한 대담한 출발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와 <5번 황제>에서야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평등하게 대화하며 발전하는 협주곡의 낭만적 이상형이 바로 이 곡에서 출발했습니다.
제1악장 Allegro. 일반적으로 고전주의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에 의한 긴 서주가 나온 후 독주 악기가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첫 마디에서 오케스트라가 화음으로 된 팡파르를 울리자마자 곧바로 독주 피아노가 등장합니다. 마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부드러운 힘겨루기를 하는 듯 이 개시부는 기존 협주곡 양식을 깬 것입니다. 모차르트가 여기에서 보여준 독창성은 가히 경이적이라 할 만하며, 이런 모험적 시도는 훗날 베토벤과 작곡가들에 의해 발전적으로 계승됩니다.
제2악장 Andantino. 이 악장은 자못 심오한 표정의 아리오소 선율과 레치타티보 풍 패시지로 채워져 있어 모차르트 내면의 깊숙한 곳으로 파고듭니다. 극적인 표현과 음색의 정교한 조탁은 그의 전성기 협주곡들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는 인터뷰에서 제2 주제를 가리켜 ‘두 눈엔 눈물이 고여 있는데 입가엔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3악장 Rondo Presto. 활기찬 흐름 위에 현란한 기교를 더해 비르투오소 작품의 전형을 보여 줍니다. 매우 화려한 독주 피아노의 질주로 시작합니다. 악장 중심에 놓인 ‘미뉴에트’는 템포, 박자 등 모든 면에서 전후 부분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과감한 고전 형식을 파괴하면서 음악은 대담하고 변화무쌍합니다. 이 또한 모차르트답게 흥미롭고 독창적입니다.
<Mozart / Piano Con. No. 9 K. 271 'Jeunehomme'>
Xavier Torres(p), Christobal Soler(cond)
Collegium Instrumentale de Val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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