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451) : 그 굽은 곡선 / 정현종

구부러진길3.jpg




나의 애독시(451)

 

 

그 굽은 곡선 / 정현종

 

 

내 그지없이 사랑하느니

풀 뜯고 있는 소들

풀 뜯고 있는 말들의

그 굽은 곡선!

 

생명의 모습

그 곡선

평화의 노다지

그 곡선

 

왜 그렇게 못 견디게

좋을까

그 굽은 곡선!

 

 

사실 사람이 일부러 만들어 낸 선() 말고는 자연이 지어낸 선은 모두 곡선이지요. 생명의 선인 그 굽은 곡선을 싫어하는 사람은 물론 없을 겁니다.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둥그런 곡선만큼 편안한 느낌과 안정감을 주었던 게 또 있을라구요. 어머니의 젖가슴에서부터 곡선을 사랑하는 법을 이미 배운 것이지요. 실은 평화의 시작은 어머니가 지닌 곡선에서부터 나온 것이라고 봐야죠. 어디 풀 뜯고 있는 소와 말의 곡선뿐이겠습니까? 우리가 못 견디게 좋아하는 그 굽은 곡선들이 말입니다. 눈을 들어 자연을 잠시 바라다봐도 보이는 것은 모두가 온통 부드러운 곡선들입니다. 게다가 젊은 여인의 몸매가 주는 곡선을 또 어떻습니까요? 그러니까 탄성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지요. ‘왜 그렇게 못 견디게 / 좋을까 / 그 굽은 곡선. ()

 

고속도로와 KTX 철로는 직선입니다. 직선은 효율을 앞세우는 물질문명의 산물이지요. 반면에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와 말들의 등은 곡선입니다. 곡선은 인정의 넉넉함과 평화로움을 앞세우는 자연과 생명 존중의 모습입니다. 반목과 탐욕의 직선 전쟁터에서는 평화가 없습니다.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와 말들의 평화로운 모습은 생명의 모습이고 평화의 노다지입니다. 이러한 평화는 ‘No Touch’의 노다지입니다. 다시 말해 이런 평화는 건드리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놔두어야 합니다. 시인은 물질문명이 판치고 있는 현대에서 자연 친화와 생명 존중의 시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생명과 친하게 지내면서 인간이 갖고 있는 자아를 늘 성찰하자는 것을 간결한 시어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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