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eg : Piano Con. Op. 16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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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274)

 

 

274

 

Grieg(1843~1907) : Piano Con. Op. 16

 


노르웨이는 세계지도의 가장 북쪽에 놓여 있습니다. 15만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갖고 있지요. 그중 약 2,000개의 섬에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비틀스가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노래에서 묘사했듯이, 키 큰 나무들이 가득한 숲의 나라입니다. 2가 넘는 해안선을 가진, 바다의 나라이기도 하지요. 빙하가 만들어낸 피요르드의 절경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한여름엔 백야(白夜)가 펼쳐지고, 추운 겨울에는 낮에도 어둠이 깔리는 여명의 나날이 계속되지요.

 

노르웨이는 14세기부터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19세기에 이르면 스웨덴으로 주인이 바뀝니다. 바로 이 시기에 노르웨이를 대표했던 세 명의 예술가가 있지요. 화가 뭉크와 극작가 입센, 그리고 음악가 그리그입니다. 세 명은 동시대에 활약했지요. 특히 입센과 그리그는 젊었던 시절에 서로 소 닭 보듯 했다고 전해지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함께 작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입센이 노르웨이 설화를 바탕으로 희곡을 써서 그리그에게 작곡을 의뢰하지요. 그렇게 탄생한 음악이 바로 페르귄트 모음곡입니다. 기억나시지요? 가련한 여인 솔베이지가 역마살 낀 남편 페르귄트를 애타게 기다리는 노래. 바로 솔베이지의 노래라는 애절한 곡이 유명하지요.

 

그리그는 북구의 쇼팽이라 불리는 노르웨이의 음악가입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그는 북유럽의 민족주의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 음악가로 손꼽힙니다. 그리그가 활동할 당시는 후기 낭만주의 음악이 활발해질 때였는데, 당시의 음악가들은 자국의 개성과 특징을 음악에 드러내는 국민주의/민족주의 음악을 지향하였습니다.

 

독일 라이프치히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멘델스존과 슈만의 영향을 받아 견실한 전통 음악적 조형 감각을 기반으로 지나치게 선율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작품 전체를 통일시킬 수 있는 음악적 힘을 길렀습니다. 그는 민족주의 음악 조류에 강한 자극을 받아 노르웨이 민요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독자적 음악어법으로 민족적인 향토색을 살려 명실공히 노르웨이의 국민의 영혼이 깃든 국민주의 음악을 완성한 음악가입니다.

 

이 곡은 25(1868) 때 작곡한 작품으로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곡으로서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많이 연주되는 곡 중의 하나입니다. 북유럽의 독특한 색채를 띠며, 화려하면서도 애조 띤 민족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동시에 이 곡은 매우 생기발랄하고 정열에 넘치기도 합니다. 노르웨이풍의 민속 선율을 사용하여 신선한 맛을 주고 있으며, 화성은 매혹적이며 리듬은 매우 경쾌합니다. 화려한 피아노의 기교에 빠져들면 어느새 눈앞에 눈이 시리도록 맑고 투명한 하늘과 그 아래로 펼쳐진 짙푸른 노르웨이 산과 숲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경묘한 리듬과 신선한 화음, 청신하고 순결한 감각미, 그리고 깔끔하고 명료한 서정성은 그리그만이 갖고 있는 더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조화가 만들어내는 그의 순수한 서정미와 신선한 작곡 기교에 북구 노르웨이의 민족적인 정서가 가미되어 깊은 맛이 우러나는 곡입니다. 노르웨이의 풍경과 서정을 음표로 옮겨놓았던 그리그의 작품들 가운데, ‘페르귄트 모음곡과 더불어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지요. ‘북유럽의 쇼팽으로 불렸던 그리그의 섬세한 낭만성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그리그는 소프라노 가수 니나와 24세에 결혼,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던 시기에 이 곡을 썼지요. 자신감 넘치는 25세 청년의 싱싱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음악입니다.

 

투명하고 싸늘한 공기,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침엽수, 계곡 사이로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폭포,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피오르 해안, 북구의 나라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북구의 대자연을 음악 속에 구현했던 작곡가 그리그. 그는 자연 속에 구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흔두 살 되던 해에 그 구원을 찾아 베르겐 근교의 자연으로 들어갔습니다. 멀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창작의 불을 지폈는데, 그의 아내 니나는 자신들의 보금자리가 서 있는 언덕을 트롤하우겐이라고 불렀습니다. 트롤하우겐의 집은 그리그에게 영감의 샘 같은 곳이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풍으로 꾸며진 거실의 넓은 창밖으로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이 풍경화처럼 펼쳐졌습니다. 짙푸른 바다와 호수, 깎아지른 듯 험준한 산맥과 투명한 하늘, 눈 위에서 싸늘하게 반짝이는 햇빛. “노르웨이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 있는 이유다.” 이렇게 말할 정도로 그리그는 조국 노르웨이를 목숨처럼 사랑했습니다.

 

이 곡은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들으면 됩니다. 워낙 선율이 아름다워서, 처음 듣는 사람마저도 곧바로 매혹시키지요. 1악장 도입부터 사람의 마음을 확 끌어당기지요. 이어서 목관이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첼로가 제시하고 피아노가 받지요. 단조의 악장이지만 우울하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해안을 덮쳐오는 검은 파도가 연상되는, 격정적 선율과 화성이 잇따라 펼쳐집니다. 피아노 독주자에게 엄청난 에너지와 뛰어난 기량을 요구하는 악장이지요.

 

그리그의 조국에 대한 열정과 사랑과 낭만이 깃들어 있는 곡. 장대한 산맥처럼 펼쳐지며 청신하고 사늘한 북구의 겨울을 느끼게 하는 그리그의 이 곡은 아주 인상적인 도입부로 시작한다. 오케스트라의 도입부가 생략된 채, 팀파니의 격렬한 타격 뒤이어 오케스트라가 힘차게 화음을 연주하고 피아노가 격렬하게 시작됩니다. 피아노가 높은 곳에서 하고 폭발하듯 시작해 양손으로 옥타브를 치면서 격정적으로 하강합니다. 시원하고 장쾌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연상시키는 이 도입부는 대자연의 문을 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터운 화음의 피아노 연주를 거쳐 노르웨이 민요풍의 청순한 멜로디로 이어지는 오보에 소리를 들으면 동경과 그리움이 뒤섞인 듯한 독특함과 어디선가 불어오는 싸아한 북극의 느낌이 합쳐져 북구의 아름다운 서정성이 물씬 풍깁니다. 무곡풍의 노르웨이 주제가 이어지고 나면 첼로에서 피아노로 이어지는 북구의 정서가 짙은 조용한 제2 주제가 떠오릅니다.

 

그의 자연 묘사는 느린 템포의 2악장 아다지오에서도 계속됩니다. 피아노 선율은 마치 바위틈을 따라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처럼 때로는 곡선을 그리기도 하면서 영롱하고 섬세하게 밑으로 떨어집니다. 조용한 선율이 풍부하게 흐르는 정감에 찬 느린 악장입니다. 그리그를 왜 북유럽의 쇼팽이라고 부르는지 분명히 알게 해주는 악장이지요. 차분하게 절제된 현()으로 시작해, 단아하고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꿈결처럼 이어집니다. 맑은 가을 공기를 연상시키면서 우울함을 느끼게 하는 2악장이 조용히 끝나면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어 격렬하고 힘차고 발랄한 제3악장이 시작됩니다. 변화가 많은 화려한 악장이지요. 피아노가 향토색이 풍부한 제1 주제를 강하게 연주합니다. 노르웨이 전설에 나오는 산 사람이 춤추며 떠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악장입니다. 노르웨이 민속 리듬에 몸을 실은 피아노가 환상곡 분위기의 선율을 연주합니다. 그렇게 화려함을 뽐내던 피아노가 한순간 꺼질 듯 잦아들지요. 그러다가 다시 한번 춤곡풍의 리듬을 활기차게 연주합니다.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는 피아노,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포효하는 총주(總奏)로 화답하면서 피날레를 맞이하지요. 그 종지부는 사뭇 영웅적이고 비장합니다. 바로 이 피날레 부분에 도입부에서 사용한 모티브를 다시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인상적인 도입부가 이 곡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것입니다.

 

그리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차이콥스키가 그리그의 음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점을 참고해 보기로 하지요. ‘그리그의 음악에는 마음을 녹일 듯한 애수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때로 크게 번져서 장엄하고 숭고해지고 때로는 잿빛으로 무겁게 흐려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 러시아 음악과 매우 닮은 점입니다. 때문에 그의 음악은 우리 마음에 빠르게 스며듭니다. 그의 음악은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내게 느껴집니다.’





Alexander Malofeev(p), Alexander Sladkovsky(cond)

Tatarstan National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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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윤찬보다 3년 선배네.  두 사람때문에 앞으로 많이 행복할듯!

    • 서건석
    • 2025.02.23 06:46
    김형, 가끔씩 해주는 멘트가, 제 단조로운 생활에 큰 힘이 되고 있네요. 여기에 올리는 화면은 음질도 중요하지만, 화질을 먼저 보고 결정을 내리고 있어요. 저도 이 젊은 친구(Malofeev)의 연주를 눈여겨 보고 있어요. 자주 듣는 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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